“끄으으...!”
급기야 콧속에서 뜨거운 피가 인중을 타고 주르륵 흘러내렸고, 그 모습을 발견한 혜림누나는 안색이 창백해져서 더더욱 안절부절 했다.
그렇게 혜림누나가 발을 동동 구르며 어쩔 줄 몰라 하다가 계속 고통을 호소하는 나를 보고 급기야 눈물까지 글썽이는 상황까지 갔을 때. 서서히 두통이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으으으...!”
“지,진우야 정신차려봐! 응?! 정신차려...!”
-흔들흔들...!
하지만 그런 사정을 모르는 혜림누나는 여전히 창백하게 질린 안색으로 내 몸을 흔들어대면서 어쩔 줄 몰라 했고, 덕분에 나는 속이 미식거리기까지 했다.
나는 무엇보다도 혜림누나의 이런 행동을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고 애써 통증을 참아내며 입을 열었다.
“그,그만 흔들어요...우,울렁거린다고요...!”
“아! 미,미안! 이,이제 괜찮은거야...?”
“예...저,저 좀 일으켜주세요...”
“그,그래...!”
-스륵...털썩...!
조금씩 사라지는 통증에 안도의 한숨을 쉬며 혜림누나의 부축을 받아 소파에 앉은 나는 눈을 감고 통증이 거의 다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다가 눈을 떴다.
“괘,괜찮아...?”
“아,예...이제는 좀 괜찮아졌어요...”
“다,다행이다...나,난 네가 어떻게 되는 줄 알고...!”
아직 두통의 여운이 완전히 가시지 않았지만 가벼운 통증이었기에 슬며시 눈을 떠서 혜림누나를 바라보자 누나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그런 누나의 모습에 피식 웃고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관자놀이를 주무르며 입을 열었다.
“아,아...가끔씩 이래요...불면증 때문에...”
“그,그러니...?”
‘뭐 오늘은 그 강도가 수십 배는 세지만...’
굳이 그걸 혜림누나에게 말할 필요는 없었다.
그렇게 한동안 혜림누나의 걱정 어린 시선 속에 관자놀이를 주무르던 나는 두통이 깨끗하게 사라졌다는 사실을 깨닫고 혜림누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누나, 죄송한데 수건이나 휴지 같은 것 좀 가져다주실래요? 코피 때문에...”
“아...! 나 손수건있어...! 여기!”
“고마워요...”
“으,응...”
요즘 같은 시대의 여성답지 않게 손수건을 가지고 다니는 혜림누나 덕에 오랜만에 손수건을 써본 나는 피가 묻은 손수건을 잘 챙겨서 주머니에 넣으며 입을 열었다.
“손수건은 나중에 세탁해서 돌려드릴게요”
“응, 알았어. 근데 정말 이젠 괜찮은 거지...?”
<-- 11 회: 최면, 그리고... -->
누나의 손수건을 주머니에 넣으며 세탁해주겠다고 말하자, 누나가 아직도 걱정스러운 얼굴로 소파에 몸을 깊게 붇고 있는 나를 바라봤다. 나는 그런 누나의 모습에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누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살짝 아픈 것 같기도 하고...”
“에?! 저,정말?!”
이젠 멀쩡해진 머리를 손으로 짚으며 인상을 찡그리자 깜짝놀라는 혜림누나의 모습.
나는 그런 누나의 모습에 장난스럽게 입을 열었다.
“아...누군가가 무릎베게라도 해주면 괜찮아질 것 같은데...”
“뭐...? 이익! 너 지금 나 놀리는 거지...!”
“쿠쿡! 미안해요, 누나가 당황하는 모습이 귀여워서...크큭!”
내 장난기 어린 말에 뒤늦게 자신이 속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화를 내는 혜림누나의 모습에 나는 웃음을 터뜨리며 키득거렸다. 확실히 혜림누나는 놀려먹는 재미가 있었다.
그렇게 누나를 놀리고 나서 키득거리는 나를 샐쭉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혜림누나가 움직인 건 그때였다.
“....줄게”
“크큭...예?”
“무릎 배게...해준다고...”
“.........!”
얼굴을 붉히고는 갑작스럽게 내뱉는 혜림누나의 말에 깜짝 놀라 누나를 바라보자 내가 말릴 틈도 없이 내 얼굴을 두 손으로 잡고 천천히 자신의 허벅지위로 잡아끌었다. 그 덕분에 끔찍한 두통 때문에 아직 몸에 힘이 없던 나는 누나의 가녀린 손길에 의해 누나의 뽀얀 허벅지를 베게삼아 눕게 되어버렸다.
“누,누나...?”
“무,무릎배게 해달라면서...!”
“그,그거야...”
“괘,괜찮아..괜찮아...”
그 뜻하지 않은 상황에 당황해서 몸을 일으키려고 하자 누나가 손으로 나를 제지하며 발그레하게 붉어진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싱긋 웃었다. 나는 그런 누나의 미소에 피식 웃으며 몸을 일으키려던 걸 포기하고 누나의 부드럽고 탄력적인 허벅지에 머리를 기댔다.
누나의 미소를 보고 당황스러운 마음을 진정시키고 지금의 상황을 즐기려하자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 느껴졌다.
여성의 부드러운 살결과 20대의 싱그러움을 간직하고 있는 탄력적이고 생기 넘치는 촉감, 그리고 성인 여성에게서 풍겨져 나오는 농염한 육향(肉香)과 허벅지 안쪽에 숨겨져 있는 꽃잎에서 풍기는 아주 아주 음란하고 색기어린 냄새가 그것이었다. 게다가...
-스윽...스윽...!
“아......!”
내가 머리를 기대고 있는 혜림누나의 허벅지를 부드럽게 쓰다듬자 몽롱한 표정으로 반쯤 눈을 감고 눈꼬리를 파르르 떨며 달뜬 신음을 터뜨리는 누나의 부드러운 허벅지가 움찔움찔 하는 것이 생생하게 전해졌다. 즉, 내가 최면상태의 누나에게 암시를 걸어둔 것이 효과가 있다는 소리였다.
나와의 신체접촉에서 짜릿한 쾌감과 쾌락을 느낀 혜림누나가 묘하게 색기어린 목소리로 달뜬 신음성을 내지르는 모습을 보고 가만히 누나의 얼굴을 살피자 몽롱한 표정 속에 적나라하게 드러난 누나의 눈동자는 욕정(欲情)이라는 이름의 음탕하고 음란한 불꽃이 일렁이고 있었다.
‘후훗, 치료는 몰라도 다른 암시는 확실하게 걸린 것 같군...그럼 어디...!’
나와의 신체 접촉을 통해 짜릿한 쾌감을 느끼고, 머릿속으로 음탕하고 음란한 망상(妄想)을 하며 욕정을 느끼는 혜림누나를 확인한 나는 두 팔로 혜림누나의 잘록한 허리를 감싸 안으며 누나의 허벅지 위에 놓인 머리를 누나의 사타구니 안쪽으로 깊숙이 묻었다.
-스르륵...!
“아,앗...! 이,이 바보...! 지,지금 뭐하는 거야...!”
자신의 허리를 두 손으로 감싸며 가지런히 모아진 허벅지 사이에 자리한 사타구니로 얼굴을 파묻는 갑작스러운 행동에 당황한 혜림누나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나를 ‘살짝’ 밀쳐냈다. 평소라면, 아니 여자라면 누구나 격하게 반응할 내 행동에도 살짝 밀쳐내는 것을 끝으로 더 이상의 거부의사가 없는 혜림누나의 모습에 나는 씨익 웃으며 두 손에 힘을 주어 누나의 잘록한 허리를 더욱 세게 끌어안았다.
“아흑......!”
그러자 누나는 아찔한 신음소리를 토해내며 본능적으로 허리를 반대쪽으로 활처럼 젖혔다. 나는 그런 누나의 모습에 웃음을 지우지 않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누나한테서 좋은 냄새가나서...누나가 싫다면 그만둘게...”
“시,싫지는 않아...! 하,하지만...오,오늘은 새,생리를 하고 있어서...”
“괜찮아. 조금만...조금만 더 이러고 있을게 누나...”
“아,알았어...!”
확실히 생리를 하고 있어서 인지 역한 피 냄새가 누나의 사타구니에서 풍겨나와 콧속을 자극했지만 그것은 누나의 부드러운 살결과 두 뺨에서 느껴지는, 부끄러움과 이유모를 쾌감으로 인해 잔뜩 힘이 들어가 버린 허벅지와 아랫배의 감촉이 충분히 상쇄하고 있었다. 게다가 두 손으로 꽉 끌어안은 허리 아래로 느껴지는 육감적인 엉덩이의 감촉이 손바닥을 타고 고스란히 전해져와 잠시가 아니라 쭈욱 이렇게 있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런 내 마음은 내 의사와 상관없이 깨졌다.
혜림누나가 자상하게 내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입을 열었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최면치료는 어떻게 된 거야...? 어떻게...잘 된 거야? 최면에 걸린 것도 같은데...기억이 안나...”
“아....!”
부드럽고 탄력적인 혜림누나의 육체에 빠져있는 동안 잠시 잊고 있던 것이 누나 덕분에 생각났다. 이번 최면의 주된 목적이 혜림누나의 치료를 위해서 였다는 것을 말이다.
나는 그 사실을 상기해내고 천천히 혜림누나의 허벅지위에 기대져있던 몸을 일으켜 앉았다.
그런 나를 혜림누나가 뭔가 아쉽다는 눈길로 바라보다가 이내 의문이 가득한 표정을 짓자 나는 누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게...최면에 걸리는 것 까지는 성공했는데...아무래도 치료는 실패인 것 같아요. 지금의 내 실력으로는 힘들 것 같아요.”
“그,그래...? 아,안타깝네...”
“미안해요, 누나...”
사실은 최면에 걸리는 것도, 암시도 모두 성공했지만 내가 원하는 바는 다른 것에 있기에 그런 거짓말을 하자 혜림누나가 크게 실망을 하며, 낙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얼핏 보기에는 눈시울이 붉어져있어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이었다.
나는 그런 누나의 모습에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누나는 그런 나를 보고 자신을 위로한다고 생각했나보다.
“으,응..! 아니야, 네가 미안해 할 필요는 없어...다,단지 마,마지막 방법이 실패했다는 게 아쉬울 뿐인걸...”
-또르륵...
“누,누나...!”
“나,나도 참 꼴볼견이지...? 이,이 까짓 일로 눈물이나 흘리고...헤헷...!”
“..........”
붉게 충혈 된 눈시울을 닦아내며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이야기하던 혜림누나의 눈에서 맑은 눈물이 흘러내리는 것을 보고 나는 한순간 ‘그냥 사실대로 말해 버릴까’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그냥 사실대로 말하기엔 내가 걸어둔 암시가 너무 충격적인 내용이고, 설혹 누나가 그걸 수긍한다고 하더라도 그런 일을 저지른 나를 아무렇지도 않게 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결국 나는 진실을 덮어두는 방향으로 마음을 정하고 소리없이 눈물을 흘리며 애써 웃어보이려는 혜림누나를 끌어안고 다독거렸다.
“울지 말아요. 누나...”
“흐흑...! 그,그치만...!”
“.........”
내가 위로를 해주자 오히려 더 감정이 복받혀 오르는지 눈물을 펑펑 흘리며 내 가슴팍을 적시는 혜림누나의 모습에 나는 한동안 말없이 누나의 등을 토닥이며 누나가 마음껏 눈물을 흘릴 수 있게 놔두었다. 그리고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감정을 추스른 혜림누나가 내 품을 벗어나며 눈물을 닦아내면서 입을 열었다.
“고,고마워...진우야 덕분에 한결 후련해졌어...”
“그렇다면 다행이고요.”
“으응...”
살짝 부은 눈으로 애써 밝은 표정을 지으려 노력하는 혜림누나를 향해 싱긋 웃으며 그렇게 말하자 누나가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혔다. 나는 그런 혜림누나의 모습을 보고 때가 무르익었음을 느끼고 입을 열었다.
“저기 누나...!”
“응...?”
“누,누나의 가슴을 키울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이 있기는 한데...”
“뭐...?! 그,그게 뭔데?!”
나의 부름에 나를 바라보는 혜림누나의 시선을 살짝 피하며 어렵사리 이야기를 꺼내자 누나가 언제 울었냐는 듯이 반색을 하며 동그래진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그런 누나의 모습에 웃음이 터져 나올 뻔 했지만 가까스로 웃음을 참으며 입을 열었다.
“누,누나도 그 얘기 들어보셨죠? 남자가 가슴을 주물러주면 가슴이 커진다는 이야기...”
“.........!”
살짝 아랫배에 힘을 줘서 얼굴을 붉히고 낯 뜨겁다는 듯이 시선을 떨구고는 힐끗힐끗 혜림누나를 바라보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을 꺼내자 혜림누나가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며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그건...그,그냥 허,헛소문 아니야...?”
심지어 말까지 심하게 더듬으며 나와 마찬가지로 나를 차마 마주보지 못하고 고개를 떨구고 힐끗힐끗 쳐다보면서 말이다. 뭐 다른 점이 있다면 나는 연기고 누나는 리얼이라는 점일까?
아무튼 대충 내가 어떤 말을 할 것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듯한 혜림누나는 얼굴을 잘 익은 사과처럼 붉히고는 생각만 해도 부끄럽다는 듯이 몸을 배배꼬며 말했다.
나는 그런 누나의 모습에 속으로 웃음을 터뜨리며 진지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그게 그렇지도 않아요...왜 부모들이 자식이 어렸을 때 키가 잘 크라고 온몸을 주물러주는 것과 비슷해요. 특히나 남자가...여성의 가슴을...흠흠! 주무를 경우는 남성이 가진 양기가 여성의 가슴에 뭉쳐진 음기를 만나서 자극을 받아서 뭉친 부분이 풀어지거나 하면서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되기 때문에 그런 거거든요. 그러니까 그냥 헛소문만은 아니라는 거죠.”
“그,그래...?”
최면을 걸면서 생각해낸 것들이지만 나름 그럴싸한 내용이라 순진한 누나는 아무런 의심도 없이 내 말을 믿는 눈치였다. 나는 그런 누나의 모습을 보고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예...혹시 예전에 이런 ‘마사지’를 해보셨어요...?”
“아,아니...그런 적은 없었어...”
“그럼...혼자서는요...?”
“그,그런 적도 없고...”
“아...예....”
“..........”
“..........”
<-- 12 회: 최면, 그리고... -->
이로써 모든 미끼는 모두 던져졌다. 그럴 듯한 말로 ‘마사지’에 대한 믿음을 심었고, 누나가 아직 그런 치료(?)를 해 본적이 없다는 것을 부각시켰다. 그리고 끝으로 약간의 침묵으로 ‘이런 말, 나도 어렵게 꺼낸 것이다.’라는 무언의 의사를 전달했다.
이제 남은 것은 누나가 이 미끼를 무느냐 안 무느냐!
뭐, 그래 봤자...
“우,우리...그,그...마사지...라는거 해보자...!”
“예에?! 저,저랑요?!”
“으응...!”
혜림누나가 걸려들 확률은 100%지만 말이다.
나는 혜림누나의 말에 화들짝 놀라는 행동을 취하며 누나를 바라봤다. 아니나 다를까.
누나는 아까처럼 금방이라도 터질 것처럼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고는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다만...두 눈에 결연한 의지를 담아서 자신의 청을 들어달라는 듯이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게 다를 뿐이었다.
나는 한동안 말없이 누나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두 손을 들고 어깨를 으쓱이며 할 수 없다는 제스처를 취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알겠어요. 하지만 이런 일은...”
“둘만의 비밀...!”
“예, 아무래도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지만 남들이 보기에 오해하기 십상이라서요.”
“으응, 알았어! 그,그럼...”
“예이, 예이...바로 시작하도록 하죠”
고맙다는 눈빛을 보내며 떨리는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는 혜림누나의 모습에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누나의 곁으로 바짝 다가갔다. 그리고는 부끄러움 반, 떨림 반으로 나를 바라보는 혜림누나의 상체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으음...아무래도 옷을 벗으시는게...나을 것 같아요. 마사지의 효과를 높이려면 직접적인 신체접촉이 제일이거든요.”
“지,직접적인 신체접촉...!”
“예, 직접적인 신체접촉!”
‘직접적인 신체접촉’이라는 말에 움찔! 몸을 떨어대는 혜림누나의 모습에 하마터면 웃을 뻔했지만 다행히 아랫입술을 깨물고 고민에 잠긴 혜림누나는 그런 내 모습을 보지 못했다.
그리고 마침내 누나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아,알았어. 그,그럼 자,잠깐만 다,다른 곳을 보고있어...!”
“예”
어차피 보게 될 것을 뭐하러 숨기려하는지...
아무튼 누나의 요청에 따라 등을 돌린 내 귓가로 누나가 옷을 벗는 소리가 들려왔다.
-사륵...사르륵...!
그리고 잠시 후...
“다,다 됐어...이,이제 돌아봐도 돼...”
옷을 벗은 혜림누나가 떨리는 목소리를 나를 불렀다. 나는 그런 혜림누나의 목소리에 작게 한숨을 쉬며 다시 등을 돌렸다. 그리고...
“에효...어차피 보게 될 걸가지고....!”
나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할 말을 잊은체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
“너,너무 그렇게 빤히 쳐다보지 말아줘...부,부끄러워서 죽어 버릴 것 같으니까...”
“........”
순진한 혜림누나가 옷을 벗으라는 내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옷을 ‘전부’ 벗어버렸기 때문이다!
그 덕에 나는 생전 처음으로 혜영누나가 아닌 다른 여성의 나체(裸體)를 두 눈으로 보게 돼 버렸고, 누나는 그런 내 시선에 부끄러운 듯 두 손으로 자신의 꽃잎과 가슴을 가린 채 얼굴을 붉히며 몸을 배배꼬고 있었다. 그 20대 후반의 농염한 자태와 뽀얀 살결이 머리에 각인 되다시피 들어오고 육감적인 엉덩이의 곡선과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고혹적인 각선미! 그리고 남성을 유혹하는 듯한 뽀얀 넓적다리가 욕정을 들끓게 만들었다. 게다가 군살 없는 허리와 가녀린 어깨선, 부끄러움 때문에 붉어진 목덜미가 들끓는 욕정에 기름을 부었다.
하지만 다행히 가까스로 이성을 되찾은 나는 고개를 돌리며 소리칠 수 있었다.
“우,우아악!! 오,옷을 다 벗어버리시면 어떻게 해요?! 전 그냥 상의만 벗으시라고 한 거라고요!”
“.......!”
“어,얼른 다시 입어요! 그,그리고 상의도 다 벗을 필요 없다고요! 그,그냥 앞섶만 풀어 헤치면 된다고요!”
“그,그런...!”
“얼른 옷 입어요! 얼른!”
“아,알았어!”
-사륵! 사륵! 스르륵!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내 목소리에 마찬가지로 당황한 듯한 혜림누나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무섭게 누나가 옷을 입는 소리가 내 귀를 자극했다. 하지만 그런다고 이미 봐버린 누나의 알몸이 뇌리에서 사라질 순 없었다. 오히려 옷감이 피부에 부딪히는 그 소리가 더더욱 자극적으로 들려 머릿속에 선명하게 혜림누나의 알몸이 떠올랐다.
“이,이제 다됐어...!”
그런 내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누나는 황급히 옷을 입고 입을 열었고 나는 화끈거리는 얼굴을 손부채로 식히며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하아아...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옷을 전부 벗으신...!”
깊은 한숨과 함께 투덜거리며 고개를 돌린 나는 또다시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 혜림누나가...알몸이나 다름없는 모습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달랑 팬티 한 장만을 걸친 채!
“뭐,뭐에요?! 왜,왜 옷을...!”
“그,그게...어,어차피 이미 다 봤잖아...진우 너...!”
“그,그거야...!”
“게다가 어차피 넌 가,가슴만...만질거잖아...”
“그,그거야 그렇지만...”
“네가 아까 직접적인 신체접촉이 제일이라면서...그리고 팬티스타킹이랑 몸에 달라붙는 미니스커트랑, 블라우스가 생각보다 갑갑하단 말이야...!”
“아,아니 그게...!”
아무렇지도 않게 팬티만 입은 채로 나를 바라보며 당당하게 말하는 혜림누나의 모습에 나는 뭔가 이상한 방향으로 일이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지만 이내 혜림누나에게 옷을 입히는 것을 포기하고 말았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눈요기도 하고 좋지 뭐...!’
왠지 모르게 아무리 내가 말한다고 해서 옷을 입을 것 같지 않은 혜림누나였고, 나도 남자이기에 이왕이면 알몸이나 다름없는 혜림누나의 모습을 보면서 치료(?)를 하는 게 났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게다가...
“정 그렇게 부끄러우면 내가 너한테 등을 돌리고 있으면 되잖아. 네가 뒤에서 그냥 가슴만 만지면 되는 거고...”
“그,그것도 그렇네요. 하지만...다음부터는 그냥 앞섶만 풀어헤쳐주세요...알았죠?”
서로 마주보지 않고 등을 돌린 상태에서 치료(?)를 받겠다는 혜림누나의 말에 지금 상황을 그냥 놔두기로 했다. 하지만 오늘과 같은 일이 다시는 벌어지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를 해두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아직 빈유(貧乳)인 혜림누나는 내 취향이 아니기 때문이다.
“으응...! 그럼...”
-스윽...!
‘읏...! 이게...진정한 여인의 향기인가...?’
내 말에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내가 앉아 있는 곳으로 다가와 내 다리사이로 몸을 들이밀고는 등을 보이며 소파에 엉덩이를 붙이는 혜림누나에게서 달콤하면서도 정신을 몽롱하게 만드는 향긋한 냄새가 피어올라 내 콧속을 간지럽혔다. 덕분에 페니스가 발기해서 엉덩이를 뒤로 뺐지만 누나는 그것도 모르고 내가 자리를 만들어주는 줄 알았는지 더욱 깊숙이 엉덩이를 밀착시키며 내 가슴에 등을 기댔다.
잔뜩 성이 난 페니스에 혜림누나의 부드럽고 탄력적인 엉덩이가 한껏 밀착되어 짜릿한 쾌감을 선사했지만 그것을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누나는 그저 살짝 몸을 움찔거릴 뿐, 이렇다 할 행동도 없이 나직하게 입을 열었다.
“이제 시작해줘...”
“아,알았어요...”
-스윽...!
“아.......!”
나직한 혜림누나의 말에 천천히 손을 뻗어 누나의 가슴어림을 만지자 감전이라도 된 것처럼 허리를 젖히며 몸을 부르르 떨어대는 혜림누나의 달뜬 신음성과 함께 양쪽 손바닥에서 단단하게 발기한 누나의 유두가 느껴졌다. 나는 그런 감촉을 느끼며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손을 움직여 누나의 가슴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아앙...!”
‘하아아...정말이지 해도 해도 너무하는구나...이건 뭐 절벽도 그냥 절벽이 아니라 그냥 벽이구만, 벽!’
가슴을 주무를 때마다, 내 손이 누나의 가슴을 희롱할 때마다 터져 나오는 누나의 음란한 신음성을 들으며 나는 몰래 한숨을 내쉬었다. 힐끗 눈을 돌려 누나가 벗어놓은 옷을 보니 소문이 무성한 ‘여중생용 브래지어’마저도 없었기 때문이다. 즉...누나의 가슴은 완벽한 허허벌판이라는 소리다.
나는 그렇게 혜림누나의 야릇한 신음소리를 들으며 허허벌판, 혹은 벽, 또는 빨래판이라고 부를 만한 누나의 가슴을 주물러주기 시작했다.
<-- 13 회: 최면, 그리고... -->
겨울 방학이 거의 끝나가고, 개강하기까지 딱 하루 전.
나는 오늘도 어김없이 혜영누나의 출근을 배웅하고, 집안 정리를 마치고 나서 아침드라마를 시청하다가 옆집아줌마의 음탕한 신음소리를 못 이겨 도서관으로 향하고 있었다.
매일 반복 되는 하루...언제나 무방비하고 철없는 혜영누나와 남편의 잦은 출장으로 욕구불만에 허덕이는 음탕한 옆집아줌마. 그리고...
-위이이이잉...!
“어서와, 진우야...! 오늘도 잘 부탁할게...!”
출근 도장이라도 찍듯이 지난 세달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찾아온 도서관의 사서, 혜림누나가 나른한 표정으로 있다가 도서관에 들어서는 나를 발견하고 색기어린 표정을 지어보이곤 나를 반기며 내가 도서관에 들어서기 무섭게 ‘셀프(SELF)’라는 팻말을 도서출납창구에 세우고는 나를 끌고 직원휴게실로 향하고 있었다.
내 손을 잡아끌며 총총히 직원휴게실로 향하는 혜림누나의 가슴은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절벽’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가슴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출렁...! 출렁...!
“오늘도...누나의 가슴을 부탁할게. 진우야”
거유(巨乳), 아니 폭유(爆乳)라고 칭할 정도로 거대한 가슴으로 변해있었다.
불과 한 달 사이에 벌어진 변화라고는 믿기지 않을 변화가 혜림누나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숨을 쉴 때마다 가슴의 융기를 따라 관능적이고 색기어린 모습으로 출렁거리며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최면치료는 확실히 성공적이었어. 하지만...’
확실히 혜림누나에게 시술했던 최면치료는 성공적이었다. 처음 누나의 가슴을 주물러준 이후 누나는 무려 1인치나 가슴이 커졌다며 환한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말했고, 나는 그런 혜림누나의 상태에 내 ‘암시’가 잘 먹혔다는 것을 깨닫고 이런 저런 암시를 걸었다. 즉, 최면술을 수련하며 누나의 가슴을 계속해서 키웠다는 말이다. 그 덕분에 누나에게 처음으로 최면을 건 이후에 극심한 두통을 겪었던 이유가 고난이도의 최면을 성공시키기 위해 정제되지 않은 내 태양진기가 사용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고, 이제는 최면도구가 필요 없이 그저 상대와 눈을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최면을 걸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자아, 여기 진우가 좋아하는 커피...!”
“아, 예...!”
“아참! 진우는 블랙커피보다 밀크커피를 더 좋아하지...? 잠깐만...!”
-투두둑...!
-출렁...!
“누나의 젖으로 찐한 밀크커피를 만들어줄게...!”
-찌이익...! 찌이이익...!
내가 누나에게 걸어 놓은 이런저런 암시 덕분에 내 앞에서 아무런 부끄러움도 느끼지 못하고 자신의 가슴을 드러내놓고, 최면술 덕분에 언제든지 뿜어져 나오는 모유를 내가 보는 앞에서 스스로 자신의 가슴을 쥐어짜며 커피 잔에 쏟아내는 혜림누나의 태도가 문제였다.
“하아...! 하아...! 자아, 갓 짜낸 누나의 신선하고 찐한 젖이 잔뜩 들어간 밀크커피야, 식기 전에 마시렴...”
“고,고마워요. 누나”
“고맙기는...별 것도 아닌데...”
‘아,아니 요즘시대가 아무리 개방적인 시대라지만 남자가 보는 앞에서 커피 잔에 젖을 짜내는 게 별것 아닌 일이라고...?’
모유를 짜내기 위해 자신의 가슴을 쥐어짠 덕분인지 붉어진 얼굴로 묘하게 색기어린 숨을 내쉬는 혜림누나를 바라보다가 이내 누나의 가슴에서 뿜어져 나온 희뿌연 모유가 음란하고, 천박하게 묻어있는 커피 잔을 바라보다가 잔을 들어올렸다.
모양은 이래보여도 누나의 모유가 들어간 커피는 일단 한번 그 맛을 보면, 다시는 다른 커피를 먹고 싶지 않을 정도다. 즉, 맛있다는 소리다.
내가 천천히 커피 잔을 들어 올려 입으로 가져가자 그런 내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누나가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내 품을 파고들어 내 무릎에 올라앉았다. 그러고는...
-스으윽...!
“우유가 모자라면 얼마든지 누나의 가슴에서 짜내도록 해, 진우야...! 그리고...진우가 좋다면 얼마든지 누나의 가슴을 만지도록 하고...”
커피를 마시고 있는 내 무릎에 앉으며 커피 잔을 들고 있지 않는 내 왼손이 있는 쪽으로 등을 돌려 앉은 누나가 내 왼손을 자신의 등 뒤로 돌려 예의 그 커다란 가슴을 내가 얼마든지 주무를 수 있게 만들고는 자신의 가늘고 가녀려 보이는 두 팔을 내 목덜미에 휘감은 혜림누나가 두 눈에 참을 수 없는 욕정을 드러내며 음란한 표정으로 나에게 몸을 기대왔다.
그 덕분에 한 손에는 혜림누나의 모유가 덕지덕지 묻어있는 커피 잔을, 한 손에는 혜림누나의 커다란 가슴을 주무르게 된 나는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커피를 마시면서 생각에 잠겼다.
물론, 나머지 한손으로는 끊임없이 혜림누나의 가슴을 희롱하면서 말이다.
‘내가 가슴을 주무르면 기초신진대사에 필요한 영양분을 제외한 모든 영양분으로 가슴이 커지게 한다는 암시가 제대로 적용된다는 것을 확인하고, 누나의 식욕을 늘리고, 신진대사를 약간 빠르게 만들어 가슴이 빠르게 커질 수 있도록 만들었어.
그리고 누나의 가슴이 20일 만에 ‘H컵’이 되고나서 내가 가슴을 주무르면 가슴이 커진다는 암시와 식욕을 늘리는 암시, 신진대사를 빠르게 하는 암시를 풀고, 그저 기초신진대사에 필요한 영양분을 제외한 모든 영양분으로 혜림누나의 가슴에서 모유가 나오도록 만들었지...
그 밖에 나를 만나면 욕정을 하게 되는 암시와 나와 신체접촉 시 쾌감을 느끼도록 한 암시 밖에 걸린 것이 없는데...어째서....어째서...혜림누나가 이렇게 변한거지?‘
“하아아앙~! 가,가슴 좋아아앗...♡! 조,좀 더 좀더 괴롭혀줘어어...♡! 가슴을 괴롭혀줘어엇~♡!”
혜림누나의 부드럽고 탄력적인 가슴을 우악스럽게 움켜쥐고 한 손으로는 잡기가 불가능한 커다란 가슴에 단단하게 발기한 유두와 지독한 쾌감을 느끼고 붉게 충혈되어 잔뜩 수축한 혜림누나의 유륜을 괴롭히자 누나가 쾌락을 견디지 못하고 내 품에서 음탕한 표정으로 입가에 침을 흘리며 예전의 혜림누나라면 절대로 내뱉을 수 없는 퇴폐적이고 음탕한 말을 쏟아내고 있었다.
예전의 그 순진하고 순수하기만 했던 혜림누나는 어디로 사라진 건지...도저히 두 사람이 같은 인물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혜림누나는 변해있었다.
나는 그런 혜림누나의 모습을 담담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비어버린 커피 잔을 내려놓고 누나가 원하는대로 혜림누나의 폭유를 괴롭히며 생각했다.
‘역시...중간 중간에 실험했던 암시 때문인가...? 아니면 최면 때문에...? 그것도 아니면...’
순진했던 혜림누나가 이렇게 음탕한 여자가 된 원인이 뭘까 고민하자 여러 가지 가능성이 나왔다.
첫째, 혜림누나의 가슴을 키우면서 최면술을 수련하기 위해 중간 중간에 사용한 암시로 인한 부작용 일수도 있다. 내가 누나에게 걸었던 암시는 대부분 내 뜻대로 여성을 함락시키기 위한 것이었으니까 말이다.
둘째, 누나에게 처음부터 걸어 두었던 욕정의 암시와, 쾌락의 암시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증폭되어 누나를 이렇게 만든 것. 뭐, 가슴을 키우면서, 내 실험대상이 되면서 느꼈던 쾌감과 쾌락은 순진한 혜림누나가 감당하기 어려운 것일 수도 있었으니까...
마지막으로 세 번째, 그건...
“애초부터 이런 성격을 숨겨왔던 것이거나...”
“히흐으읏♡! 저,젖꼭지 좋아...! 조,좀 더 꼬집어줘어엇...♡! 하아앙~♡! 기,기분좋아앗...! 가,가슴만으로 가버려어어...가버린다구우우~♡!”
-츄우우욱! 츄우욱!
-주르르륵...!
“히이이잇-♡! 저,젖이...젖이 뿜어져나와아아...! 이,이런 부끄러운 모습...지,진우에게 보여지고 있어...흐아아앙~♡! 가,가슴만으로 가버리는 모습...보여지고 있어어...♡!”
하지만 이렇게 음란하다는 말로 표현이 안 될 정도로 초 음란한 성격을 숨겼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이렇게 몽롱한 표정으로 사내에게 몸을 맡기고 축 늘어져있는 걸로 모자라, 사타구니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뜨거운 애액을 흘리고, 가슴에서는 모유를 뿜어내며 절정의 오르가즘을 느끼고는 움찔움찔 몸을 떨어대는 여성이 그렇게 순진하고 순수한 모습을 하고 있을 리가 없다는 것이었다.
내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사이.
오르가즘을 만끽하고 서서히 정신을 차린 혜림누나가 내 어깨에 자신의 얼굴을 기대오며 가쁜 숨소리를 숨기지 않고 나직하게 속삭였다.
“하아...하아...괴,굉장했어...진우야...이,이런 것 처음이야...머릿속이 온통 새하얗게 변하면서....아아아...! 그 엄청난 쾌감은 정말...♡!”
“아, 예...”
여러 가지 최면으로 인해 민감해질 대로 민감해진 자신의 가슴을 내 가슴에 밀착시키며 음탕한 표정으로 혀를 내밀어 자신의 붉은 입술은 물론 나의 목덜미와 귓불을 핥아대는 혜림누나의 모습에 나는 싱긋 웃으며 누나를 바라봤다.
그런 내 모습을 여전히 욕정으로 들끓는 눈동자로 바라보며 얼굴을 붉게 상기시킨 누나가 요염하게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아, 미안...! 나 혼자만 너무 즐기고 있었네...? 누나가 사과의 뜻으로 진우도 기분 좋게 만들어줄게...♡!”
“......?!”
-스르륵...!
소파에 앉아 있는 내 품을 마치 한 마리 뱀처럼 미끄러지듯 벗어난 혜림누나가 내 발밑에 쪼그려 앉으며, 벌어진 내 다리사이로 파고들어 사타구니에 얼굴을 기대는 모습에 나는 깜짝 놀랐다.
“자,잠깐만요 누나! 도대체 무슨...!”
“후훗...♡! 걱정하지마, 누나가 기분 좋게 해줄게...!”
차마 누나의 얼굴을 볼 수 없었던 나는 요염한 미소를 짓고 있는 혜림누나의 모습을 보고 누나 몰래 한숨을 쉬었다.
‘하아아...정말이지...어째서 혜림누나가 이렇게 변한건지...’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혜림누나의 모습에서 극심한 괴리감을 느낀 나는 누나를 제지했다. 더 이상 혜림누나가 망가지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터억!
“꺄아앗!"
-쿵...!
하지만 손에 힘이 들어갔는지 연약한 혜림누나가 내 힘을 감당하지 못하고 뒤로 밀려나며 비명을 지름과 동시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왔고 나는 그 소리에 놀라서 혜림누나를 살폈다.
“히이잉...아파...!”
다행히 엉덩이부터 떨어졌는지 풍만한 엉덩이를 어루만지며 인상을 찌푸리는 헤림누나의 모습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 나는 미안한 얼굴로 누나를 부축해줬다.
“괜찮아요? 누나?”
“진우 너어...! 갑자기 왜 그래?!”
하지만 되돌아오는 것은 잔뜩 화가 난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금방이라도 울 것 만 같은 눈이되어 나를 바라보는 혜림누나의 날이 선 목소리였다. 나는 그런 누나의 모습에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뒷머리를 긁적이며 입을 열었다.
“그,그게...!"
“대체 뭐야?! 갑자기 그렇게 밀쳐버리는 게 어딧어?!"
“그건...죄송하게 생각해요. 하지만 누나랑 이러는 건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아요.”
“뭐...?”
단단히 화가 났는지 나를 쏘아보는 그 눈빛이 예전과 다르게 적의가 느껴질 정도였다. 나는 그런 혜림누나의 모습에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그렇게 말했고, 누나는 이해가 안됀다는 듯이 미간을 찌푸리며 반문했다.
나는 그런 혜림누나를 바라보며 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누나를 최면상태로 만드는 ‘키워드’를 중얼거렸다.
“나의 최면대상 1호 윤혜림.”
“아....!”
키워드를 중얼거리기 무섭게 두 눈에 초점을 잃고 넋이 나간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혜림누나의 모습에 나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이대로 혜림누나와 관계를 가져서 보음보양경을 수련해도 되겠지만...자신의 본 모습을 잃어버린 혜림누나는 싫어...! 혜림누나는...혜림누나는 이렇게 음탕하고 천박한 모습이 아니라 순진하고 순수한 미소가 어울리는 여자니까...!’
애초에 내 최면술과 보음보양경을 실험할 실험대상으로만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지난 한달 동안 혜림누나에게 나름 연애감정이라는 것을 느꼈던 나는 혜림누나가 예전의 혜림누나로 돌아오길 바랐다. 하지만 그것은 최면으로 인해 이미 그 성격이 변해버린 혜림누나에게는 무리였는지 지금의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이다.
마치 음탕한 창녀처럼 스스로 다리를 벌리고, 남성의 성기를 아무거리낌 없이 입으로 가져가는 혜림누나...누나가 이렇게 되어버린 이유는 무분별한 최면술로 인한 것이다. 즉, 누나에게 걸었던 모든 최면을 풀면 누나는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다. 다만...
‘그 대가로 누나와의 관계는 여기서 끝...이겠지.’
내가 누나의 무의식 속에 숨겨두었던 기억을 되찾고, 내가 누나에게 했던 행동들을 아는 그 순간 누나와 나의 관계는 끝이다. 아니, 어쩌면 범법자로 잡혀갈지도 모른다. 하지만...
‘혜림누나에게 이런 모습은 어울리지 않아...’
냉철한 이성보다 뜨거운 감성이 혜림누나에게 걸린 최면을 풀어주길 원하고 있다. 그리고 나 또한 혜림누나가 예전의 그 상냥한 미소와 함께 맑고 순수한 웃음을 지었으면 한다.
그렇게 생각을 정리한 나는 참담한 표정으로 떨어지지 않는 입술을 억지로 벌리며 말했다.
“당신에게 걸린 모든 최면은 이제부터 제가 셋을 세면 모두 풀리게 됩니다. 또한 제가 당신의 무의식속에 숨겼던 기억까지 찾게 될 것입니다. 하나, 둘, 셋!”
“아....!”
내가 셋을 외치기 무섭게 사르르 눈을 감으며 작은 탄성을 터뜨리는 혜림누나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나는 피식 웃음 터뜨렸다.
‘훗, 그래...! 어차피 그 책을 얻지 못했으면 평생 불면증에 시달릴 거...그냥 이대로 살자...’
그것은 체념의 미소였다.
내가 그렇게 수면에 대한 욕망을 떨쳐버렸을 때 혜림누나가 서서히 눈을 뜨기 시작했다. 모든 최면이 풀리고 무의식에 숨겨졌던 기억을 되찾은 혜림누나가...말이다.
“누나, 정신이 들어요?”
“으응? 지,진우야...여긴...꺄아앗! 오,옷이 왜?! 아...!”
정신을 차리는 혜림누나의 모습에 걱정스레 물어보자 아직 최면에서 덜 깨어났는지 멍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던 혜림누나가 자신의 상태를 자각하고 작은 비명을 터뜨리다가 멍한 표정을 지었다. 아마 무의식 속에 숨겨졌던 기억을 떠올리는 것일 것이다.
나는 그런 누나의 모습에 진솔한 마음을 담아 입을 열었다.
“미안해요. 누나...!”
“너어...!”
-짜아악!
“.......기억을 전부 찾았나보네요...절 때리시는 걸보니...”
“이,이...나쁜 자식...!”
마침내 모든 기억을 찾은 혜림누나가 내 뺨을 거칠게 올려붙이고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 나는 할 말을 잃었다. 내 죄가 너무나 크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미안해요...정말...미안해요...!”
“흐흑! 어,어떻게 네가 나한테...어떻게 네가 나한테 이럴 수 있어?!”
“미안해요...그저 미안하다는 말밖엔...!”
“듣기 싫어! 다,당장 내 눈앞에서 사라져! 사라져버리라고오오!!”
“...알겠어요. 누나...그리고 미안해요...”
“흐흐흑...!”
그저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는 나를 사납게 쏘아보며 소리치는 혜림누나의 모습에 나는 휴게실 바닥에 주저앉아 얼굴을 감싼 채 흐느껴 울고 있는 누나를 뒤로하고 도서관을 떠났다.
‘이걸로 된 거겠지...? 적어도 혜림누나가 예전으로 돌아왔으니까...그래, 이걸로 된 거야...’
조용히 도서관을 떠나는 나는 애써 스스로를 위로하며 언제가 됐든 혜림누나에게 저지른 죄에 대한 처벌을 달게 받겠노라 결심하곤 쓸쓸히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수면에 대한 욕망을 털어버렸다.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이루어진 풋사랑과 함께...
<-- 14 회: 천사와 악마 그리고 인간... -->
-따르르르릉!
“자! 오늘 강의는 여기서 마치겠어요. 다들 과제 잊지 말고 해오도록해요!”
“예에에!”
잊지 못할 대학교 1학년 겨울방학이 끝나고 개강을 한지 벌써 한 달...
이제는 익숙해진 소리가 울려 퍼지고, 강단에 서있는 교수님이 강의을 마치는 말을 꺼내자 풀죽은 목소리로 대답하는 교우들을 보며 나는 멍하니 창밖을 바라봤다.
‘...신학기에 들어섰지만 별로 달라진 건 없구나...’
처음엔 재수강이다 뭐다 시끄러웠고, 이제는 과제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며, 벌써부터 중간고사준비다 뭐다 해서 시끄러운 놈들도 있지만 결국 그것뿐. 내게 대학교 2학년의 생활은 대학교 1학녀, 신입생 때와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아...! 달라진 게 있긴 하다. 그것은...
“저,저기 진우야...상담...좀 부탁해도 될까?”
“음..? 그래, 여기 앉아.”
평범했던 1학년 생활과 달리 지금은 이렇게 다른 사람 몰래 최면술을 이용해 같은 과 학생들에게 카운슬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 뭐가 고민이야?”
“으응...그게....”
나름 능숙하게 이야기를 꺼내는 나와 달리 안절부절한 모습으로 내 앞에 앉아 어렵사리 이야기를 꺼내는 여학생을 흘낏 바라보던 나는 이내 그녀의 긴장을 풀어주는 암시와 나에게 친밀감을 느끼도록 하는 암시를 걸어 그녀가 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이야기를 꺼낼 수 있게 만든다.
“요즘 공부가 잘 안돼서...집중도 안돼고, 자꾸 다른 일이 하고 싶어져서 그렇거든...과연 이공계계열학과를 선택한 게 잘한 건지 고민도 되고.”
“...그래?”
이렇듯 약간의 최면으로 카운슬링을 하고자하는 친구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그들의 고민을 조금이나마 해결해준다. 어차피 같은 과의, 같은 또래의 상담이지만 약한 최면으로 인해 나에게 마음껏 자신들의 고민을 털어놓는 얘들은 후련하다는 표정으로 언제나 고마워하면서 떠나간다.
나는 그런 그들에게 걸었던 최면을 풀어주며 조금씩, 조금씩 능숙해지는 최면술에 고마워하면서 그들을 배웅하고 말이다.
10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의 고민 상담이지만 그것으로 꽤나 만족하는 애들을 보내며 나는 창밖으로 보이는 도서관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벌써 한 달째...인가? 혜림누나와 만나지 않은 것이...?’
내가 이렇게 어설픈 카운슬링을 하는 이유가 저곳에 있다.
내가 한 달 동안 가지 않은 도서관에...
그렇다. 나는 이렇게나마 아이들의 고민상담을 해주며 내가 저지른 죄 값을 조금이나마 덜어내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직접적인 피해자의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지 아닌지도 모른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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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다들 다음 강의 때 봐요~!”
“예에에~!”
-드르르륵!
2학년이 되면서 처음 알게 된 물리학교수님의 상냥한 인사말을 끝으로 요란한 책걸상소리를 내면서 강의실을 나서기 바쁜 얘들을 보며 그 부산함이 싫어 뒤늦게 책가방을 정리하던 내 귀에 강의실을 빠져나가는 같은 과 남학생들의 이야기가 들려왔다.
“야야, 봤냐? 오늘 교수님 빨간색 속옷 입은거?”
“진짜야?! 캬아~! 섹시한데?! 대담하게 하얀 블라우스 속에 빨간색 브래지어라니...!”
“크으! 그뿐이냐?! 얼굴도 예쁘지 몸매도 빵빵하지...! 완전 죽여준다. 죽여줘!”
“하긴, 나도 우리나라사람 같지 않은 그 거유(巨乳)에 반했다. 크큭!”
“교수만 아니면 그냥...!”
“헹! 퍽이나! 김지희교수님이 우리 같은 대학생을 쳐다보기나 하겠냐?!”
“하,하긴...!”
이번에 우리 대학에 새로 부임한 교수의 외모를 평가하며 21살, 한창 혈기 왕성한 나이답게 미모의 여교수를 떠올리며 침을 흘리는 그들의 모습에 나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하긴...물리학교수가 꽤나 젊고 예쁘지...’
새로 부임한 교수, 물리학을 담당하고, ‘김지희’라는 이름을 가진 여교수는 그들의 말대로 한국인답지 않은 글레머러스 한 몸매와 아름다운 얼굴을 가진 여성이었다. 하지만 어차피 30세의 능력 있는 미모의 여교수가 고작 앞날이 보장되지도 않은 대학생을 좋아할 일은 없다. 게다가 어차피...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지...’
김지희교수가 아무리 예쁘다한들 결국 그것뿐.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다. 뭐, 내가 수면에 대한 욕망을 떨쳐버리지 않았다면 김지희교수에게 최면을 걸어 보음보양경을 수련해 수면을 취했겠지만 이미 나는 그런 마음을 버린 지 오래다.
나는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사이 어느새 텅 빈 강의실을 확인하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평소엔 그렇게 느려 터졌으면서 하교할 때는 엄청 빠르구만...!”
교수가 강의실을 나간 지 불과 3분여 만에 모조리 빠져나가버린 학생들을 떠올리며 느긋하게 강의실을 빠져나가려던 찰나.
강의실 문이 조심스레 열렸다.
-끼이익...!
“........?”
조심스레 열리는 강의실 문에 고개를 갸웃하다가 이내 누군가 물건을 놓고 가서 찾으러 왔나 보다하고 걸음을 옮기려던 그때.
저물어가는 태양이 붉게 물들이는 노을빛을 받고 아름답게 빛나는 금빛머리카락과 파란 에메랄드빛 눈동자가 인상적인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H,Hi...!"
아름답게 빛나는 금빛머리카락과 파란 에메랄드빛 눈동자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이번에 학교 측에서 재학생을 상대로 ‘영어회화’를 가르치기 위해 직접 영입한 외국인교수인 마리아교수가 서있었다.
열려진 강의실문으로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어색하게 나에게 인사를 하는 마리아교수의 모습에 나는 얼떨결에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열었다.
“마리아...교수님? 여긴 어쩐일로...?”
“um...! Me...진우...한테...um...사,사담? 상담? 받으러 왔어요.”
“에엑?!”
뜻밖의 등장에 아직 한국어가 서투른 마리아교수님을 위해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질문한 나는 교수님의 어설픈 한국어에 깜짝 놀랐다.
한국어가 어설프긴 했지만 강의실을 찾아온 이유를 명확하게 알 수 있는 마리아교수님의 대답. 그것은 놀랍게도 나에게 상담을 받으러 왔다는 소리다. 하지만...
“하하! 무슨 이야기를 들으셨는지 모르겠지만 저한테 상담을 받으러 오셨다니요. 저는 고작 얘들 고민상담을 해주는 수준이라고요. 교수님.”
내가 뭐 전문 상담사도 아니고 고작해야 얘들 고민상담, 아니 정확히는 고민들 ‘들어주는’수준인 것을 도대체 무슨 소리를 어디서 어떻게 듣고 왔는지 자뭇 진지한 마리아교수님의 모습에 나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하지만 마리아교수님은 여전히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저으며 입을 열었다.
“NO, No 나 소식 많이 들었어요. 진우, 상담 잘해요. 학생들 Um...건? 곤? 아! 권, 해 줬어요.”
“아...!”
아마도 마리아교수님과 친하게 지내는 학생들 중에 나한테 고민상담을 했던 녀석이 있었나보다.
하지만 성인의 고민과 철없는 대학생들의 고민이 같을 수는 없는바. 내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교수님을 바라보자 마리아교수님이 울상을 지었다.
“안돼...요?”
난감하다는 내 표정을 보고 잔뜩 실망한 표정을 짓는 마리아교수님의 모습에 나는 잠시 갈등을 하다가 이내 깊은 한숨을 내쉬며 근처의 책상에 책가방을 내려놓고 교수님에게 자리를 권했다.
“하아아...! 알겠어요. 해드릴게요. 이쪽으로 오세요”
“Thanks 진우!”
“예,예...!”
<-- 15 회: 천사와 악마 그리고 인간... -->
어렵사리 상담을 수락하는 내 모습에 나에게 살짝 윙크를 하며 강의실로 들어서는 마리아 교수님의 모습에 나는 미소를 지었다.
‘방과 후에 이런 미인과 단둘이라...나쁘지 않긴하네...!’
강의실로 들어서는 마리아교수님은 확실히 한국에선 잘 찾아볼 수 없는 아름다움을 가졌기 때문이었다.
기본적으로 외국인들이, 특히 여성은 한국사람이 보기에 예쁜 얼굴과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가졌다. 아, 물론 예외도 있겠지만...
어쨌든 강의실로 들어서는 마리아교수님은 미국인답게 새하얗다 못해 창백하게 보이는 맑고 하얀 피부와 살짝 웨이브를 넣어 길게 늘어뜨린 아름다운 금발, 그리고 흔히 서구적이라고 말하는 작고 갸름한 얼굴형에 반듯한 이마, 그리고 금빛이 감도는 연한 갈색의 아름다운 눈썹, 또 그 아래 자리하고 있는 맑고 투명한 눈 속에 반짝이는 에메랄드빛 눈동자와 풍성한 속눈썹이 그녀를 이지적인 도시미녀처럼 보이게 만들고 있었다. 게다가 곧게 뻗어있는 오똑한 코, 새하얀 피부와 대조적으로 선홍빛이 아름다운 입술을 하고 있어 어딘지 모르게 요염하게 느껴졌다.
뿐만 아니라, 확실히 외국인답게 늘씬한 키를 자랑하며 아름다운 얼굴아래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가녀린 어깨와 목선을 진한 회색빛의 터틀넥티셔츠로 가리고, 하늘거리는 검은색 가디건을 입어 그 가녀린 팔의 온기를 유지하는 한편 한국의 추위에 아직 적응하지 못해 빨갛게 상기된 교수님의 가늘고 긴 손가락이 애처롭게 보였다. 게다가 니트로 이루어진 터틀넥티셔츠가 팽팽하게 당겨져 위태롭게 보일만큼 풍만한 가슴과 잘록한 허리, 그리고 무릎까지 오는 검은색 스커트위로 그 육감적인 곡선을 완연하게 드러내는 탱탱한 엉덩이와 검은 스타킹으로 뒤덮여 스커트의 옆트임 사이로 살짝살짝 그 모습을 보이는 늘씬하고 고혹적인 각선미, 또 도도하게 느껴지는 교수님의 발걸음을 부각시키는 검은색 하이힐이 나를 만족스럽게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