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쉬이익--.
사람이 누울 수 있을 만큼 거대한 캡슐형의 기계의 상단부가 서서히 위로 들어 올려지며 한 남성이 상체를 일으키고 있었다.
"이제 로그아웃 했니?"
거실에서 들려오는 현숙한 여인의 음성.. 나긋한 목소리가 듣는 사람의 기분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듯한 기분 좋은 음성이었다.
"예, 엄마 지금 갈게요"
거실로 나서자 훅- 하고 코에 밀려오는 진한 갈비 냄새에 입안에 군침이 돌았다.
갈비찜은 민철이 제일 좋아하는 요리 중 하나였다.
식탁에 앉아 자신을 기다리는 민철의 어머니 김미영, 올해로 39살이 된 그녀는 도저히 애를 낳은 유부녀로 보이지 않는 개미같이 가는 허리에, 완숙한 여인의 향기를 느끼게하는 풍염한 유방을 가진 동안의 미인이었다.
키 168에 몸무게 58.. 찰랑거리는 검은 긴 생머리... 내가 알기로 항상 엄마의 몸매는 변함이 없었으니 내가 어렸을 적 기억한 저 수치 그대로일 것이다.
예전부터 시장가에 같이 장을 보러 가거나 하면 종종 누나 동생 사이로 오해받기도 하던 어이없는 일도 일어날 정도로 세월이 비껴간 듯 곱고 맑은 피부를 유지한 엄마 때문에 그런 상황에 처할 경우 항상 부끄러움을 느끼거나 창피함을 느끼던 민철이었다.
어렸을 적엔 머리통이 굵어지면서 어느샌가 엄마의 뒷모습을 보며 감탄의 탄성이 아닌 야릇한 시선을 보내기 시작하는 친구들 때문에 간혹 불같은 질투가 일곤 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어엿한 성인이 되었기에 더이상 그런 치기 어린 마음을 느끼진 않는다. 아니 오히려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고 해야 하나?
'어차피 내가 엄마 인생을 책임져 줄 수도 없는데..'
갈비찜을 밥에 비벼 먹는 아들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미영의 입가엔 은은한 미소가 어려있었지만 눈가에 드리운 다크서클과 무언가 생기없는 듯 수척한 분위기가 더해지자 민철의 눈엔 그런 엄마의 모습이 고난을 받아들여도 미소를 잃지 않는 성모 마리아와 같이 느껴졌다.
"엄마.. 언제까지 그렇게 살 거야?.."
"으응? 왜 내가 어때서?"
후-.. 한숨을 내뱉은 민철이 엄마의 눈을 마주보며 말하였다.
"벌써 2년이야.. 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신지.. 엄마도 행복한 인생을 누릴 자격이 있어.. 내 입으로 말하긴 뭐하지만 주변에 엄마한테 작업 거는 남자들이 수두룩한 거 다 알아 그 중에선 내가 봐도 괜찮아 보이는 아저씨도 있었고 재혼.. 할 생각 없어?"
히죽- 아들의 걱정스러운 말에 기분이 좋아진 듯 고운 손가락을 뻗어 민철의 볼을 어루만지며 미영이 말하였다.
"엄마는 우리 잘생기고 돈 잘 버는 아들만 있으면 행복하단다.."
"내가 결혼해서 분가하면?"
"어머?! 벌써 여자친구가 생겼니?"
아들의 냉철한 질문에 짐짓 놀랍다는 듯 입가를 가리며 호들갑을 떨며 아무렇지도 않은 듯 연기하는 미영이었지만 눈가엔 가릴 수 없는 쓸쓸함이 묻어나오고 있었다.
'그러게.. 우리 아들마저 없으면 나한테 남는 게 뭘까...?'
언젠간 다가올 미래를 상상하자 순간 가슴이 미어와 눈물이 차오를 뻔한 미영이었다.
"치이.. 내가 무슨 여자친구야.. 됐어, 난 웬만한 여자들 다 맘에 안 들어"
"애가 애가.. 어휴.. 내 아들이 언제부터 이렇게 여자보는 눈이 높아졌을까.. 그렇게 키운 적이 없는데.."
자식에게 잘못 된 가치관을 주었다는 서글픔에 시무룩해진 엄마를 바라보며 조용히 중얼거리는 민철이었다.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방금 뭐라 그랬니?"
"아무것도 아냐 그나저나 갈비찜 맛있네 살이 야들야들해."
어렸을 때부터 웬만한 연예인들 뺨치는 미모를 가진 어머니와 자란 민철의 눈은 자연스레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엄마.. 그러면.. 내가 캡슐을 하나 더 주문했거든? 사실 어제저녁에 안방에 이미 다 설치해놨어 한번.. 판타지아에 접속해보는 건 어때? 꼭 나처럼 레벨업이나 돈 버는 게 목표로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낚시하거나 생산직 일만 하면서 자연경관이 좋은 곳 위주로 산책만 하면서 돌아다니는 사람도 많아 또 그렇게 해서 정신적으로 도움이 컸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고.."
"판타지아면.. 우리 아들이 돈 벌어오는 그 게임이네?"
그렇다 2년 전 아버지가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돌아가시자 원래는 부유한 집안이었던 민철이네 가족은 순식간에 풍비박산이 나버렸다.
공장의 책임자였던 민철의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자 같이 창업을 하기 위해 돈을 모았던 아버지의 친구들은 기회를 잡은 이리와 같이 공장의 값비싼 자재를 판매하고 잠적해버렸 들어오기로 한 제품이 보내지지 않자 분노한 대기업의 횡포는 어머니와 민철이에게 향해졌다.
계약위반금과 빚더미가 된 텅 비어버린 쓸모없는 공장용지..그게 민철이 가족의 집안에 어마어마한 빚을 지우게 했다.
법적으로 이혼한 배우자의 빚을 갚을 필요는 없다던가? 하지만 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신 상태였다.
이혼하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찾아본다면 방법은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기업에서 고용한 변호사들과 검사들에게 맞서 승소와 항소를 통해 법적인 전쟁을 이어나가기엔..
그들에겐.. 돈도 없었고.. 사시를 패스 할 정도의 법적인 지식도 없었다.
그 당시 가상현실 게임 중 세기의 혁명으로 불리던 최신 가상현실 게임 판타지아에서 고등학생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20억 인구가 접속하는 게임에서 1000위 안에 드는 랭커로 활동하던 민철은 그날부터 다크게이머로 전업하였다. 오직 돈을 위해서.. 돈만을 바라보며 실력을 높이기 위해 캡슐의 동기화 안전제한선도 60%를 넘어 90%로 맞춰 놓은 상태다. 이건 정말 위험한 짓이다.
일반인의 한계선인 60%도 온갖 정신상태 상담과 두뇌 스캐닝을 통한 확인 및 지속적인 담당 의사의 정밀 건강검진을 조건으로 허락된다는 걸 고려하면 불법적으로 개조한 캡슐의 동기화 90%의 수치는 가끔 뉴스에 나오는 캡슐 안에서 식물인간이 된 채로 사망하는 이들처럼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당시엔 가릴 게 없었다. 민철에게 목숨은 중요한 게 아니었다. 현실세계의.. 어머니와 자신에게 뻗쳐 온 현실이 급했으니까
그 덕분일까? 원체 뛰어난 랭커로 활약하던 민철은 100위안의 드는 전설적인 게이머로 불리게 되었고 하나에 1억,2억이 우습게 여겨지는 아이템들을 팔아 그 많던 빚을 다 갚을 수 있었다.
이제 돈은 문제가 아니었다. 오히려 예전보다 풍복한 생활도 가능할 정도니까.. 유일한 걱정거리는.. 아버지의 죽음의 충격이 채 가시기 전에 그 힘겨운 시기를 품안에 민철을 안은 채 견뎌내신 어머니의 행복이랄까?
"그럼.. 내가 아들한테 방해가 되는 게 아니니?"
"엄마! 왜 그런 서운한 소리를 하는 거예요?"
"아들 일하는데 방해거리가 되고 싶진 않아.. 그 많던 빚을 갚을 때도 이 엄마는 한 게 아무것도 없었는걸.."
"무슨..."
반박할 거리를 찾아 입을 열려던 민철은 엄마의 단호한 눈빛에 말문이 막힐 수밖에 없었다.
저런 눈빛을 한 엄마에겐 그 어떠한 말도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아버지의 장례식장에 빚쟁이들이 찾아왔을 때 민철을 등 뒤로 숨기던 어머니의 눈빛이 지금과 같았다.
어쩌면 다크게이머로서 전 세계 20억유저 중 100위 안에 든 민철의 놀라운 의지 또한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것일 것이다.
"후우.. 그럼 좋아요 전 전혀 상관 안 할게요 어머니 혼자서라도 플레이하며 즐겨주세요 제가 2년 동안 한 게임이라서가 아니라 지금도 믿어지지 않을 만큼 현실과 완전 똑같은 감각에 놀라운 자연경관이 있거든요 엄마도 분명.. 맘에 드실 거에요 대신.. 무언가 제 도움이 필요한 일이 생기면 꼭 불러주세요 아셨죠?"
"응, 꼭 그러마"
싱그럽게 웃음 짓는 엄마의 미소에 지금도 가끔 민철의 마음이 설렌다는 건 비밀이다.
점심을 먹은 뒤 안방에 설치된 캡슐에 엄마가 들어가 접속하는 모습을 지켜본 민철은 잽싸게 자신의 방으로 가 캡슐에 누워 판타지아를 가동했다.
[판타지아 실행]
[zㅣ존전사님, 즐거운 여행 되십시요]
게임에 점속한 뒤 시야에 떠오르는 이런저런 로그 창을 건드리자 오른쪽 상단의 구석에 작은 모니터 화면이 하나 떠올랐다. 그렇다 사실 안방에 설치된 캡슐 또한 불법 개조된 상태로 민철의 캡슐에 연결되어 언제 어디서 무얼 하든 3인칭 시점으로 엄마의 플레이를 지켜볼 수 있게 만든 것이다.
그야말로 제 3자가 본 순간 빌어먹을 마더콘!!이라 외칠 행위 하지만 도저히 저 순진한 엄마를 혼자 덩그러니 내버려 두기엔 이 판타지아란 게임은 만만한 게임이 아니며 기본적인 성형의 범위가 그리 넓지 않기에 미인 플레이어 또한 현실만큼 드물고 그만큼 들이대는 남성들이 많기 때문이다.
'엄마가 그런 놈들 레이더에 안 걸릴수가 없지..'
게임에 익숙하거나 노련한 여자라면 그런 놈들의 단물만 빼먹고 버리기는 쉬운 일이겠지만 아쉽게도 민철의 어머니 김미영은 그런 여우 짓엔 소질이 없는 너무 정직한 성품인데다 게임 지식 또한 전혀 없는 상태다.
'이러니 내가 내버려둘 수가 없지.. 그렇고 말고.. 이건 절대 마더콘이 아니야..'
그렇게 속으로 자기합리화를 하는 구제 불능의 마더콘이 있었다.
10여 분간 기다리고 있자.. 모니터링 화면이 빛나며 엄마의 모습이 드러났다.
'응?'
현실 그대로인 너무나 친숙한 엄마의 청아한 얼굴..
'커스터마이징 하나도 안 건드렸구나...'
불을 보듯 뻔하다 무언가 툭툭 건드리다 잘 모르겠으니 그냥 스킵해버렸겠지..
여성초보자가 입는 허름한 드레스를 걸치고 나타났지만 그 예술적인 S자 몸매는 감출 수 없어서일까?
지나가는 플레이어들의 눈이 힐끔힐끔 돌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눈앞엔 엘리시아 마을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라고 적힌 푯말.
'제국 남서쪽 힌두스 자치령 엘리시아 마을이구나!'
이 게임의 규모는 너무나 방대하여 실제 지구 크기 가량 되는 엄청난 면적을 지니고 있었다. 덕분에 초보자 시작 마을 또한 전 세계 곳곳 200여 개가 넘는 것.
운 좋게도 위치를 아는 초보자 마을에서 엄마가 시작했지만 안타깝게도 민철이 있는 곳은 평균렙 700의 몬스터들이 돌아다니는 북반구의 얼어붙은 죽음의 대지, 한마디로 지구 반대편만큼의 엄청난 거리가 벌어져 있다.
순수한 전사 캐릭터인 민철에게 원거리 포탈과 같은 고위 마법은 불가능했으며 설혹 고위마법을 배운 마법사 랭커일지라도 그 먼 거리를 연달아 포탈을 시전해 이동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마나야 포션을 마시면 된다지만 마법 자체의 딜레이 또한 존재하기에.. 하지만 이 상황을 타개할 아이템을 꺼내 든 민철은 고품격스러운 상감이 새겨진 푸른 빛의 영롱히 빛나는 뿔피리를 꺼내 들어 불었다.
-뿌우우우우---!!
뿔피리 소리가 얼어붙은 대지의 절벽들 사이로 울리며 하늘과 땅을 뒤흔들자 하늘에서부터 변화가 드러났다.
구르르릉... 파지직!! 콰쾅!!
갑작스레 몰려드는 먹구름과 번개! 온 하늘이 어두워지며 이리저리 대지에 꽂히는 하늘의 분노가 날뛰며 소용돌이친다.
전격의 폭풍!! 그리고 그 사이로 울려 나오는 포효소리!
-쿠롸아아아아아---!!!
먹구름을 뚫고 드러난 몸체는 블루드래곤!
60m를 넘는 엄청난 크기의 동체가 두 날개를 휘두를 때마다 번개가 여기저기 흩뿌려졌다.
-Thu'umii los Alok(그의 외침이 날 불렀노라!)
-Denek Dilon 저주받은 죽음의 대지.. 마침내 도달하였구나 Jul..인간... Denek Sahrot thur qahnaraan 죽음의 강대한 군주 또한 너와 나라면 무너뜨릴 수 있을 것이다.
-Dovahkiin! 용의 인정을 받은 자여! Thu'um Zul Fen! 너의 의지를 내게 외쳐라!
민철이 사용한 아이템은 10여 차례의 연계 퀘스트 끝에 난이도 트리플 sss의 불가능 난이도의 퀘스트를 깨고 받은 1회성의 아이템으로 단 한 번 블루드래곤을 불러 어떠한 일이든 도와줄 수 있게 만드는 소모성 아이템이다. 원래는 현재 진행 중인 전설 난이도 퀘스트인 죽음의 대군주를 상대하기 위한 히든카드였으나..
"지금 당장 제국 남서쪽 힌두스 자치령 엘리시아 마을까지 날 태워줘!"
[?!]
블루드래곤의 동공이 확대되며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혼란스러워하였다.
"안녕하세요?"
시작의 광장에서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며 움직이지 않는 미영에게 다가오는 한 남성이 있었다. 허리춤엔 롱소드를 걸고 있고 다들 허름한 초보자 옷을 걸치고 있는 와중에 혼자서만 독보적으로 튀는 사슬갑옷을 걸치고 있는 그는 자신의 눈에 띈 사냥감에 서서히 다가가고 있었다.
"아, 네.. 안녕하세요.."
"판타지아에 처음이신가 봐요?"
"네.. 오늘 처음 접속했어요"
"괜찮으시다면 제가 좀 도와드려도 될까요? 아이디가..."
"아! 미영이에요 그쪽은 아이디가 어떻게 되세요?"
"미영 씨.. 큼, 크흠!"
잠시 미영의 몸매를 아래위로 훑어보던 남성의 눈길이 몽롱해지며 순간적으로 씨를 붙여 말하다 헛기침을 하곤 다시 정중한 태세로 돌아왔다.
"미영님은 아이디도 무척 이쁘시군요 저는 아스트라고 합니다."
"아.. 네 아스트님 도와주신다니.. 정말 친절하시네요.."
사냥의 기본은 위장.. 아스트라는 남성은 초보자 마을에서 먹히는 고레벨의 장비와 친절함으로 이러한 초보자들을 노리고 있었다.
'좋아.. 이번엔 느낌이 좋아.. 잘될 거 같군'
한편 그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민철은 '이건 또 뭐 하는 새끼야?' 라는 생각이 절로 들고 있었다.
장비를 대충 보아하니 못해도 50레벨은 넘어 보이는데 왜 초보자 마을에서 광장만 바라보며 죽치고 있단 말인가?
뻔하다.. 판타지아는 기본적으로 19금 게임이기에 성인들에겐 상호동의하에 성 행위도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예쁜 미모의 여친을 쩔해주며 그걸 목표로 삼는 놈들이 있다. 하지만 그런 놈들치고 질이 좋은 경우는 보지 못했기 때문에 민철의 마음은 다급해져 갔다.
"타핫!! 차-!!"
"깨갱!!"
"어머! 저 방금 또 레벨업 했어요!!"
아스트란 유저가 파티를 신청한 뒤 초보자 마을 숲을 휩쓸다시피 하자 10여 분이 채 지나가기 전에 미영의 레벨은 10을 찍고 있었다.
"축하드립니다 미영님 레벨업의 후광이 눈부셔야 정상인데.. 항상 얼굴이 빛나시니 레벨업 하신 줄도 몰랐네요"
"아이참.. 농담도 지나치시다 히히.."
"그런데 미영 씨는.. 이거 실제 이름이시죠?"
"네 맞아요 제 이름이에요 미영, 이상한가요? 이름을 아이디로 지어서?"
"하하! 아뇨 예쁜 이름인데 상관없죠 그나저나 제가 감이 좀 좋죠? 미영씨..나이도 한 번 맞춰볼까요?"
"제 나이요? 으음~ 어려우실 텐데..."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미영의 모습에 아스트의 마음이 벌렁거렸다.
"26! 맞죠?"
순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입을 가리며 놀래는 미영 놀라는 이유는 달랐지만 미영은 자연스럽게 동안미인의 특권을 누렸다.
"어쩜.. 어떻게 한 번 만에 맞추세요?"
일부러 취한 오버액션이었다.
"푸하하!! 내가 원래 감이 좋거든! 미영이는 엄청 청순해 보이는 스타일인데 뭔가 전체적으로 원숙한 분위기가 풍겨.. 그래서 겉보기보다 나이가 좀 있을 줄 알았지"
자연스럽게 반말을 꺼내는 아스트였다.
"아! 내 나이가 27이거든? 나보다 어리니까 그냥 미영이라고 불러도 되지?"
"아.. 네.. 그러세요"
무언가 탐탁지 않다는 듯 말을 꺼내는 미영이었지만 그래도 처음 시작한 자신을 계속 도와주고 있는 남자다 잠시 어울려주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한 미영이었다.
"스읍.. 아니지.. 미영아..이럴 땐 아스트 오.빠 라고 하는 거야"
"오...빠요?"
웃는 낯의 미영의 눈가에 희미한 경련이 일어나고 있었다.
아무리 게임이고 처음 만나는 사람이지만 아무리 게임이라지만 띠동갑 연하뻘인 사람에게 오빠라고까지 부르고 싶진 않은 미영이었다.
"그건 좀.. 익숙지가 않아서.. 그냥 아스트님이라고 부를게요"
"쯧.. 뭐 그건 어쩔 수 없지.."
아쉬운 듯 혀를 찬 아스트가 아이템 창에서 두루마리를 꺼내 들었다.
"이건 귀환서라는 물건인데 이걸 쓰면 너랑 나랑 이 근처 마을로 순간이동 할 수 있게 해주는 아이템이야"
"이런 종이가요? 으응~ 신기하네.."
"근데 이걸 쓸려면 미영이가 도와줘야 할 게 있어"
"아! 말씀하세요 아스트님! 계속 받기만 해서.. 저도 뭔가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
"음.. 별로 어려운 건 아냐 설정 창의 로그에 들어가서 나에 대한 신체접촉 허용란을 체크하면 돼"
거짓말이다 사실 파티 상태에서 귀환서를 찢으면 동료들은 다 같이 이동하게 돼 있지만 미영은 순진하게도 그걸 몰랐다.
"응! 체크했어요! 그럼 이제 우리 귀환서로 다른 마을로 갈 수 있나요?"
"고마워, 미영아 믿어줘서"
"근데 다른 마을로 가는 이유가 뭐예요? 전 아직.. 초보자인 거 같은데.. 퀘스트를 좀 더 깨고 가야 하지 않을까요?"
"괜찮아 어차피 레벨 10 때부터 초보자 마을에 안 들어가져 음.. 그리고 레벨 10 때부터 pk제한이 풀리기도 하지.."
"pk가 뭐에요?"
"하하! 우리 미영이 궁금한 게 많구나! 궁금한 건 오빠가 마을 여관에서 천천히 다 알려줄게"
"여관이요? 아스트님.. 거기 가서 뭘 하시려구요?"
아무리 천연이라지만 이쯤 되면 흑심이 느껴져서일까.. 미영은 의심스러운 눈으로 아스트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순간 진중한 눈빛이 된 아스트가 미영의 몸을 밀치며 나무에 기대 고정했다.
"꺄악!" 쿵!
"나 사실.. 미영이 널 처음 본 순간부터 반했다.. 네 입술.. 눈동자.. 하나하나가 내 마음에 박히더라고.. 이 게임은 말이야 미영아.. 진짜처럼 성 기능도 할 수 있어.. 게다가 이건 게임이니까 실제로 할 때처럼 피임 걱정할 필요도 없어... 그냥 즐기면 되는거야.."
"흐읍.. 이러지 마요 아스트님.. 전 그럴 생각 없어요"
"우쭈쮸.. 겁 먹었쪄요? 내가 괜히 이러는 게 아니잖아.. 하.. 이러지 말자 미영아.. 너도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알고 있었잖아 모른 척은 씨발.. 그래! 오빠가 졌다! 오빠가 진짜 아낌없이 밀어줄게!"
"쩔?! 내가 아주 그냥 광렙을 시켜줄 수도 있어요 장비?! 내가 또 길드에 아는 형이 있어 그 형이 레기온 길드원이야 레기온 알지? 가입만 해도 월마다 웬만한 대기업 월급보다 더한 돈이 통장에 들어오는 거? 미영아 진짜 이런 기회 놓치면 안 되는 거야"
"미..미안해요.. 정말로 전 몰랐어요 순수하게 도와주시는 줄 알고.."
쾅!
"꺄악!"
무언가 맘에 들지 않아서일까 기대고 있던 나무를 세게 내려친 아스트가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들어 올리곤 애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실제로 하는 것도 아니고.. 한 번만 대주면 안 되냐? 미영아, 사실 나 여친도 없는 놈이야.. 현실에선 좆질도 못 해봤어..씨발.. 불쌍하지 않냐?"
일단 아가리를 털며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아스트였다. 실제론 그가 따 먹은 시작마을의 여성유저들 대부분이 이쯤되면 넘어왔건만 이번 여성유저는 과연 얼굴 값을 하는지 제법 반항이 앙칼졌다.
"죄송해요.. 사실..저 유부녀에요"
"풋!"
애절한 표정에 마음이 잠시 흔들리던 미영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중히 거절하자 아스트의 웃음보가 터진 듯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키킥 키키..아~ 씨발..."
"내가 거절핑계도 씨바 남친있어요는 들어봤어도 남편있어요는 또 처음이네 왜? 아주그냥 애도 있다고 하지 그러냐?"
정답이다.
"야.. 내가 우습냐?"
하지만 오해는 풀리지 않고 아스트의 목소리가 깔리고 두 눈이 차갑게 식어갔다.
"아..아뇨 전 정말로.."
찰싹!
"꺄악!"
"씨빨년이 진짜 사람이 애걸복걸해도 우스워? 이쁘니까 내가 호구 같아? 하나.."
스스로가 분을 못이기는 듯 잠시 머리를 헝크리며 흔들던 남자가 자리에 주저앉은 채 싸대귀를 맞은 뺨을 잡은 채 어쩔 줄 모르는 미영을 바라봤다.
남자의 손이 다가오자 미영이 급히 외쳤다.
"로..로그아웃!! 로그아웃!!"
'어째서?'
로그아웃이 되지 않자 혼란에 빠진 미영의 머리채가 아스트에게 붙잡혀 들어 올려지고 있었다.
"꺄아악!"
"전투 중에 로그아웃이 되냐? 씹할년아? 그게 되면 씨바 몬스터 한 대 때리고 로그아웃 로그인 반복하면 되겠다? 아주 그냥 사기네?"
"내가 말했지 씨발 년.. 레벨 10때부터 PK 된다고 너랑 나랑 아직도 파티같아?"
현재 미영과 아스트의 관계는 남남, 거기다 PK가 성립돼 전투 중인 상황이다. 전투 중에선 설정 창을 아예 누를 수가 없게 설정되어있는데 이는 미영에게 불행으로 다가왔다. 왜냐면 로그아웃뿐 아니라 설정란에 들어가 신체적 접촉 허용란을 체크해제 할수 가 없게 된 것이다.
"어디 얼마나 대단한 씹이길래 이렇게 튕기나 보자"
"하.. 하지 마세요! 제가 잘못했어요!"
하지만 레벨 100을 넘긴 플레이어와 이제 막 10을 넘기는 플레이어 사이의 스탯차이는 도저히 저항할 수 없는 폭력이었다.
"아아악--!! 도와줘요!! 꺄아아--! 으으읍...!!"
시끄럽게 떠드는 미영의 입가를 아스트가 나머지 한 손으로 수월하게 미영의 허름한 초보자 드레스를 훌러덩 벗겨버리고 하얀 팬티를 끌어 내렸다.
"햐아..이거 참 대박이네..."
놀랍게도 미영의 그곳은 천연적으로 털이 잘 나지 않는 빽보지였다. 따로 제모를 한 것이 아니기에 거무스름한 제모 흔적도 없이 솜털 몇 가닥만이 희미하게 보이며 깨끗하였다.
그뿐 아니라 미려한 허리에서 폭발적으로 봉긋 솟은 탐스러운 미영의 애플 힙은 정말 예술적인 엉덩이였다. 분을 바른 듯 뽀얀 아기 피부 같은 엉덩이에 아스트는 눈을 뗄 수 가 없었다.
"오..시발...이년!"
짝!
"꺄흥!"
새하얀 엉덩이 한쪽에 빨간 손자국이 그대로 남았다. 마치 새하얀 도화지를 물들인 것과 같은 배덕심에 기분이 좋아진 아스트는 아예 어린아이가 벌 받는 것처럼 미영을 허리 춤에 둘러업은 채 나머지 한 손으로 사정없이 엉덩이를 내리쳤다.
찰싹! 찰싹! 찰싹! 찰싹!
"꺄하앙!! 아앙!! 아아앙!! 그만!!"
미영은 띠동갑 연하의 남성에게 붙잡혀 새하얀 엉덩이를 그대로 드러내진 채 손바닥으로 때려지는 상황에 엄청난 수치심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런 수치심 속 어딘가에서 간질거리며 피어오르는 열락에 2년동안 잠들어있던 여인의 본능이 조금씩 목소리에 드러나고 있었다.
찰싹! 찰싹!
"아앙♥.. 끄흐..응♥ 그만... 때려이.. 이잉..♡ 훌쩍.."
"하! 이 년 봐라 물이 나오네?"
"하아.. 하아..."
볼기를 때리는 행위가 멈추자 가쁜 숨을 몰아쉬는 미영이었다. 수치심에 발갛게 물든 얼굴과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눈, 흘러내린 머리카락 한 가닥이 침에 물든 채 입가에 달라붙어 있고 그런 더운 숨을 몰아쉬는 여인의 앞에서 조급함을 느낀 아스트는 서둘러 바지를 벗은 채 우람한 성기를 드러냈다.
"빨아! 씨발 년아!"
아들뻘인 남성이 차가운 눈동자로 내려다보며 자신에게 욕설을 뱉자 몸 안에서 무언가 오싹한 쾌감을 느낀 미영은 스스로도 혼란스러웠다.
'이러면 안돼는데.. 아.. 이 냄새..'
젊은 수컷의 희미한 땀냄새와 진한 남성의 향기.. 오랫동안 잊고 있던 여인의 갈증 때문일까? 미영은 저도 모르게 마른 침을 삼키며 긴장하였다.
꿀꺽.
"하앙..♥ 때리지.. 마요... 빨게요.."
아.. 새하얀 엉덩이 양쪽이 손자국이 빨갛게 물든 채 암컷의 물 한줄기를 흘리며 입맛을 다신 여인의 나체가 어기적 어기적 남성 앞으로 기어가고 있었다.
그 순간.
휘이이이이잉---!!
쿠콰앙!!
하늘에서 무언가 커다란 게 크레이터를 형성한 채 떨어져 내렸다.
"뭐.. 뭐야!! 씨발!"
서둘러 바지춤을 추켜올린 아스트가 롱소드를 들어올린 채 먼지 속을 주시하자 그 안에서 붉은 장발의 민철의 아바타, zㅣ존전사가 나타났다.
"나?..지나가던 플레이어다 씹새꺄"
"시바? 뭐냐? 하.. 괜히 쫄았네.. 새끼가... 마법이냐?"
먼지 속에서 걸어 나온 붉은 머리의 청년이 입은 장비를 보자 긴장하던 아스트의 눈이 같잖은 놈을 본다는 식으로 식어갔다.
그럴 수밖에 없는것이 민철이 지금 입은 옷은 낡은 천 옷 세트에 맨손이었기 때문이다.
물컹.
"꺄항!♥"
어느새 알몸의 미영을 일으켜 세워 가슴을 움켜쥔 아스트가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민철에게 외쳤다.
"보이냐? 연인끼리만 신체접촉 하는 거 알지? 뭔가 오해가 있나 본데 우리 그냥 서로 즐기던 중이었거든? 이거 다 컨셉 플레이야 눈치 없는 새꺄!... 그냥 가라 짜증 나게 하지 말고"
짐짓 사나운 눈초리를 미영에게 향하며 말하자 미영의 눈에 체념과 절망이 어리더니 외쳤다.
"저..전 괜찮아요! 이 남자가 해치기 전에 빨리 도망치세요."
그 모습을 보자 다시 한번 눈에서 불이 피어오르는 민철이었다.
기억의 저편 힘든 시기의 그 모습이 덧 씌워진 것이다.
바보같이 자기 힘든 줄도 모르고 자신만을 위하던 엄마.. 빚에 시달려 밤낮으로 가게에서 일하시며 설거지로 부르튼 손으로 민철을 쓰다듬으며 위로하시던..
'엄만 괜찮아.. 우리 민철이 힘들지? 괜찮아.. 엄마가 있잖아..'
그 힘든 시절.. 아무도 우리 모자를 신경 써주지 않았다. 아무도.. 오직 서로 둘만이 버티던 그 시절..
민철은 깨달았었다. 자신이 오직 엄마에게서 위안을 받듯이 엄마 또한 자신밖에 없다는 것을.. 자신이 엄마를 지켜야 된다고.. 그게 zㅣ존전사로 거듭나게 된 계기였다.
'엄마를 위할 사람은 나밖에 없어!!'
그 일념 하나로 전 세계 20억 유저가 열광하는 zㅣ존전사의 전설적인 업적이 만들어진 것이다.
분노에 악다문 이빨들이 압력을 못 이겨 까드득 거리며 비명을 지르고 있었고 민철의 입에선 상처 입은 야수가 으르렁거리는 듯한 거친 음성이 성대를 긁으며 튀어나왔다.
까드득....
"그..손..치워라.. 벌레..새끼야.."
그러자 아스트가 미영의 몸을 놓은 채 속삭였다.
"도망치지 말고 기다려.. 금방 저새끼 조지고 올테니까"
아스트는 건들거리는 몸짓으로 민철의 앞으로 걸 어나갔다.
그러면서도 힐끔 뒤편의 미영을 바라보고 있었다.
미영은 수치심과 공포에 울먹거리며 주저앉은 채 양손으로 가슴과 은밀한 그곳을 가리고 있었는데 살짝 가린 모습이 오히려 관능적이라는 사실을 미영은 알고 있을까? 고운 손가락 틈 사이론 부드럽고 새하얀 유방이 비집고 삐져나온 모습과 예술적이게 잘 빠진 허벅지 사이의 손 밑으론 털 하나 없이 깨끗해 한입에 삼켜도 탈이 안 날 것 같이 쫄깃하고 야들야들해 보이던 미영의 백보지가 아른거렸다.
그 광경을 다시 상상하니 바지 앞섬이 볼록해지는 아스트였다. 동시에 몸 안에서 힘이 끓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상대가 누구든지 간에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 자신의 자지가 박힐 내 암컷 앞에서 강해 보이고 싶은 원초적인 수컷의 과시욕이 들끓었다.
이 같잖은 초보 마법사를 단 칼에 끝내고 미영에게 자신의 힘을 철저히 보여 줄 생각이었다. 감히 저항할 생각도 못 하도록! 그리곤 굴복시키리라!
"야.. 씨바것.. 마법 안 쓰냐? 뭐 어차피 써봤자 데미지 0이긴 하다만.. 키키.. 상황이 네 맘대로 안돌아가지? 먼지 일으키는 화려한 마법쓰고 눈 치켜뜨면 내가 쫄고 도망갈 줄 알았어? 어디서 허장성세야 씹새꺄..."
욕을 하며 순간 눈을 마주치자 민철의 살의로 번들거리는 눈동자에 압도되어 잠시 주춤하였던 아스트는 욕설을 내뱉으며 자신의 심정을 감추었다.
"아..씨바새끼 눈깔 존나 사납네.. 무섭다? 무서워? 시발아? 근데 어쩌냐? 내 레벨이 126이거든? 키키키.. 후회되냐? 그러게 왜 되지도 않는 짓을.."
말을 잇는 도중 순간적으로 허리춤의 검집에서 검을 발도해 기습 공격을 가한 아스트였다.
"해! 이.. 새끼야!!" 캉!.
[무기가 파괴되었습니다.]
"?!"
경악으로 치켜뜬 아스트의 눈동자는 민철의 왼손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민철의 검지 손가락과 엄지가 구부리더니 손가락을 가볍게 튕기자 자신의 검이 부러졌으니까.
판타지아 내에서 장비가 파괴되는 경우가 불가능 한 것은 아니다. 다만 그런 경우를 보기 위해선 인터넷상의 대규모 레이드 보스의 공략영상 같은 것을 보면 레이드 보스의 필살 일격을 받은 탱커의 장비가 파괴되거나 장비 파괴에 특화된 산성 공격? 그런 경우일 뿐이다.
오죽하면 영상 밑의 댓글 창을 보면 '와 판타지아 내에서 장비 파괴 되는 거 처음 알았네.. 저정도면 데미지가 얼마나 강한 거임? ㅎㄷㄷ' 이런 댓글이 달릴 정도다
근데 장난하나? 딱밤에 장비 파괴? 심지어 이 롱소드는 레기온 길드의 친한 형이 장만해준 현돈으로도 400만원 가량의 비싼 레어 검이었다.
이쯤 되자 아스트의 이성은 이 상황이 무언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감지하였지만 감성은 그렇지 않았다.
이제 와서 꼬리를 만 개가 되기엔 남성의 자존심과 400만원이 허공으로 증발하였다는 상실감이 용납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시바새끼가 이게 얼마짜린 줄.."
후웅-. 틱.
아스트의 주먹질이 민철의 얼굴에 맞을 찰나 다시 한번 민철이 검지 손가락을 세우자 손가락 하나에 주먹이 막혔다.
그 광경을 보자 아스트도 무력 차이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후-.. 이 새끼 이거 이제 보니까 초보자 마을에서 죽치고 있는 고수 새끼였네.. 병신새꺄.. 그렇게 노니까 좋냐? 여자들이 막 앵겨들어?"
본인이 본인 욕을 하는지도 모르는 채 아스트의 입에선 온갖 육두문자가 튀어나오고 있었다.
"내가 일주일만 더 있었으면 레기온 정식 길드원 되는 사람이거든? 거기에 나란 친한 형들도 존나 많아 이 새꺄 니 아이디 뭐냐? 아주 그냥 끝없이 조져줄게"
레기온 길드라는 단어를 듣자 민철의 입가에 웃음기가 어렸다.
그리고 그 반응을 감지한 아스트가 자신의 인맥이 먹혔다고 생각한 건지 차가운 눈빛으로 고개를 기울이며 협박을 가했다.
"늦었어 새꺄..이제 상황이 인식되냐? 너 이제 좆된거야.."
"잘됐네.."
"뭐?"
"너 하나로 끝내기엔 내 기분이 너무 좆같았거든."
민철의 주먹을 말아쥐며 사나운 야수의 웃음을 지어갔다.
"내 아이디가 뭐냐고 물었지? zㅣ존전사라고 전해라"
"뭔 개소.."
민철의 입에서 판타지아를 하는 이들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전설적인 유저의 아이디가 나오자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 윽박지르려던 아스트는 민철의 어퍼컷을 맞음으로써 말을 채 이을 수 없었다.
투콰앙-!!
동시에 귀에 터져 나오는 군대에서나 듣던 수류탄이 터지는 소리!
[사망하셨습니다.]
판타지아 내에선 사망에 이르는 순간 3인칭 시점으로 바뀌며 자신의 최후를 몇 초간 지켜보게 돼 있다. 그래서 아스트가 무언가 빠른 게 밑에서 자신을 맞췄다 느끼는 순간 화면이 갑작스레 빠르게 회전하였고 자연스레 시점이 3인칭 시점으로 바뀌게 되자 놀랍게도 구름 사이에서 춤을 추는 자신의 캐릭터를 볼 수 있었다.
'시발.. 이게 말이 돼?'
어퍼컷 하나 맞고 사망에 이르는 건 그렇다 치자 어차피 고수란걸 알았을 때부터 죽을 거란 건 각오했으니까 근데 초보자 옷 세트와 무기도 없는 맨주먹 하나로 성층권을 뚫을 정도로 튕겨 나간다?
이런 말도 안 되는 광경을 만들려면 도대체 순수 힘이 몇이란 말인가? 그 순간 마지막으로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
[zㅣ존전사라고 전해라.]
순간 전신에 밀려드는 불안감.. '설마.. 아니겠지.. 아닐거야..' 그런 식으로 애써 불안을 삼키는 아스트였다.
"저기... zㅣ존전사님?"
조심스러운 말투에 뒤를 돌아보자 애써 가슴과 은밀한 곳을 감추려 몸을 뒤틀며 알몸인채로 고개를 숙이는 엄마의 모습이 보였다.
"도와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제 이름은 미영이에요.."
오랜만에 보는 엄마의 나체에 쑥스러워서일까? 아니면 아들을 알아보지 못한 채 존댓말을 하는 엄마의 모습이 어색해서일까?
얼굴이 빨갛게 물든 채 고개를 옆으로 돌린 민철은 아이템 창에서 레전드 퀘스트인 죽음의 대군주 봉인을 정의와 자애의 여신 모리타에게서 받을 때 신의 뜻을 받드는 화신이라는 증거로 받은 신급 아이템 정의와 자애의 성해포를 꺼내 엄마를 둘러쌓았다.
"급한 대로 이거라도 두르시죠"
"아.. 감사합니다.. 하지만 이거.. 무척 좋아 보이는데 제가 받아도 될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하는 미영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성스러운 기운과 붉고 흰 실이 수를 놓은 채 새겨진 신의 징표는 자체적으로 빛을 내뿜고 있었다.
"괜찮습니다 잡템이에요"
하루에 한 번 조건 없이 소생, 마나 회복력+500%, 체력 재생력+500%, 언데드에게 추가 데미지+300%, 근처의 언데드가 죽을 때마다 s급 대마법 광휘의 대폭발 상시 발동이라는 말도 안돼는 온갖 사기적인 옵션이 가득한 신급 망토가 잡템이 된 순간이었다.
자신을 안심시키려는 듯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zㅣ존전사의 낮은 저음의 매력적인 목소리가 동굴처럼 귓가에 메아리쳤다.
그야말로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백마 탄 왕자님이 이럴 수 있을까? 미영의 눈가가 몽롱하게 풀리어갔다.
동시에 긴장감이 풀려서일까.. 그제야 이러한 사건에 휘말린 자신의 처지에 서글픔을 느끼며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차오르는 미영이었다.
"어.. 어라? 내가 왜 이러지?.. 훌쩍.. 주책맞게.. 이제 다 끝났는데...."
그 순간 민철이 몸을 숙여 미영을 안아갔다.
"괜찮습니다.. 그리고 미안해요.. 더 빨리 와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미영은 자신을 끌어안은 zㅣ존전사의 등이 들썩이며 등이 축축해짐을 느꼈다. 울고 있는 것이다. 생전 처음 보는 여자인 자신을 위해서.. 어째서일까?..
이해할 수 없었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 남자의 품안이 무척이나 따듯하다는 것이었다.
'나무같아..'
마치 자신을 든든히 보호해주는 그늘을 가진 나무.. 미영은 자신에게 이런 감정을 품은 사내가 궁금해져 갔다.
타인처럼 느껴지지 않고 무언가 편안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신비로운 남자.. 어째서일까? 단순한 호감이라고 설명할 수 없는 강한 끌림이 이 남자에게 있었다.
"일단 이 귀환서를 사용해 근처 마을로 간 뒤 옷부터 사 입으셔야 겠습니다. 그 뒤엔.. 미영 님께서 많이 힘드신 날이셨을 테니.. 집에서 쉬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엄마가 로그아웃하면 바로 나도 로그아웃 한 뒤 바로 달려 갈 생각이었다. 다행히 험한 일은 당하지 않으신 것 같아도 내가 붙어있어야 마음의 위안을 얻으시리라.
"아! 귀환서! 사용하려면 신체 접촉 허용란에 체크해야 되는 거 말이죠?"
간단한 게임 지식은 자신도 다 알고 있다는 듯이 의기양양하게 자랑스러워하는 엄마 앞에서 나는 절망에 빠졌다.
'아.. 도대체 무슨 말을 들으신 겁니까 어머니...'
zㅣ존전사의 미간이 찌푸려지며 미영의 양손을 꽉 붙잡은 채 진중한 눈빛으로 말하였다.
"잘 들으세요.. 설정 창의 신체적 접촉 허용란은 아무한테도 열면 안 되는 겁니다. 특히 미영 씨처럼 예쁜 미인은 노리고 달려드는 늑대들이 득실득실하니까 그 누구한테도! 절.대! 안돼요! 아셨죠?!"
"예쁜.. 미영 씨.."
그런데 엄마의 반응이 이상하다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얼굴이 불그스름 해지더니 고개를 돌리시는 게 아닌가? 마주잡은 내 두 손을 괜히 꼼지락거리며 무어라 중얼거리고 계셨다.
"아셨습니까?!"
"핫! 아! 네! 알겠어요 절대 zㅣ존전사님 말곤 체크하지 않을게요"
뜬금없이 자신은 왜 제외 시키는 걸까? 동문서답이 이상했지만 별로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은 민철이었다. 지금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었으니..
"근데.. zㅣ존전사님도 제 아이디가 이름인 줄 단번에 아셨나 봐요?"
"아.. 네 미영씨.. 저도 모르게 이름처럼 불러버렸네요 죄송합니다"
"흐응~ 미영씨라.. 좀 더 편하게 불러주셔도 되는데..."
"네? 아뇨, 그게.. 저흰 아직 초면이고.."
눈을 반짝이며 물어오는 엄마의 생기발랄한 목소리와 말투는 무언가 적응이 되지 않으며 자연스레 받아들이기 힘든 민철이었다.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아, 저 말입니까... 스물.."
'들키면 안돼!'
자연스럽게 20이라 말하려다 나는 말을 끌며 잠시 고민했다.
'다행히 머리를 장발로 바꾸고 붉은 색으로 염색했고.. 외모변경 아이템도 썼으니 날 알아보지 못 하시는 거 같지만 나이도 현실과 똑같이 20이라 말하면 엄마가 눈치챌 지도 몰라'
"여덝입니다. 28이요"
"어머나! 전 27인데! 그럼 저보다 연상이셨으니까 오빠라고 부르면 되겠네요? 그쵸? 지존오빠?"
'커헉!'
이게 무슨 소리란 말인가?! 오빠라니? 지존오빠라니?! 우리 엄마는 이러실 분이 아니다. 상호존중을 예의로 알고 항상 그걸 행하시며 동네 사람들 사이에서도 품행이 단정하기로 소문난 우리 엄마가 여고생처럼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순진한 얼굴로 오빠라니?!
평상시의 엄마의 모습을 알고 있는 만큼 이런 모습은 나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아니 애초에 이거 나이를 속인 거잖아?! 물론 안 어울리는 건 아니다 아니 무척이나 어울리고 뭐랄까 오빠라는 울림엔 남자
들을 자극하는 마성의 무언가가 있는 듯 솔직히 나 또한 나쁜 기분은 아니다.. 오히려 좋다고 할까..
하지만 엄마가 아들인 날 보고 오빠라 부른다니?!
들어 선 안되는 무언가를 들어버렸다는 배덕감이 스멀스멀하게 피어오르며 동시에 이상야릇한 쾌감이 짜릿하게 등골을 스쳐갔다.
내 머릿속은 너무나 많은 생각이 동시에 떠올라 순간적인 과부하 상태에 걸린 듯 버벅거렸지만 불안하게 떨리는 목소리로 재차 물어보는 엄마의 모습에 종결되었다.
"싫으..세요? 오..빠..?"
길 잃은 새끼 고양이처럼 초롱초롱한 눈으로 올려다보는 엄마의 모습에 저도 모르게 어버버 거리며 고개를 끄덕이는 나였다.
"아... 아니 좋..습니다, 미영씨가 부르고 싶은대로.."
"아이 차암.. 미영씨가 아니라 편하게 미영이라고 불러주세요"
엄마가 짗굳은 아이를 혼내는 것처럼 앙증맞은 주먹을 내 어깨에 두드리며 서운하다는 식으로 말하자 내 머릿속은 과열되기 시작하였다.
이런 애교 어린 행동이라니? 항상 단정하신 엄마는 아들인 나에게도 이렇게 행동하신 적은 없었다. 그래서 난 엄마의 이러한 새로운 모습들이 너무나 낯설면서도 신선했다. 하물며 그 대상이 나라면야 더더욱
"어..어..미영아.."
"네-,오.빠?"
"큼, 크흠! 어찌 됐든 이제 그만 마을로 가자!"
난 붉어진 내 얼굴을 들키기 싫은 듯 고개를 돌리며 귀환서를 찢었다.
그러고 나서 우리는 마을로 가 이것저것 필요한 물품들을 사고 중앙광장의 분수대에서 서로 헤어지게 되었다.
"오늘 정말 고마웠어요! 지존 오빠! 우리 친구추가도 해놨으니까 꼭 다시 볼 수 있겠죠?"
"응, 나도 즐거웠어 미영아 언제든 연락해! 기다리고 있을게"
어차피 엄마가 로그인하는 시간대가 곧 내가 로그인하는 시간이 될테니 다음에도 반드시 만나게 될 것이다.
"아 참!"
무언가 잊어버린 게 있었다는 듯 손을 흔들며 로그아웃의 카운팅을 기다리던 엄마가 도도도 내게 달려와선 기습적으로 내 입에 짧은 입맞춤을 하였다.
쪽.
기습적인 버드키스였다.
"..."
내가 할 말을 잃고 가만히 서 있자 쑥스러운 듯 내 앞에서 배시시 웃음 짓던 그녀가 빛이 되어 사라졌다.
로그아웃 했지만 아직까지 은은하게 남아있는 달콤한 과일향과도 같은 엄마의 체취가 내 곁에 머물렀다.
동시에 그 입술의 감촉도...
난 혼자 덩그러니 중앙광장 분수대에서 허수아비처럼 서 있었다.
방금 일어난 일이 도저히 믿기지가 않았기 때문이었다.
엄마의 입술.. 보드랍고 따뜻하고 촉촉한 촉감이 내 입술과 닿아 비벼진 그 순간이 충격처럼 뇌리에서 잊혀지지가 않았다.
기분 좋은.. 간질간질 거리는 야릇함이 가슴에서 느껴지며 심장이 쿵쾅쿵쾅 뛰어댔다.
동시에 이건 아니라는 듯 나무라는 도덕감이 내 심장을 죄어오며 내 이마에 식은땀을 만들게 하였다.
무언가 몹쓸 짓을 한 듯한 죄책감이 들기도 하였다.
'그냥 엄마에게 내 정체를 밝혀야 하나?'
하지만 그렇게 하면 엄마는 앞으로 절대 내 도움을 안 받은 채 혼자 또 게임을 즐기시다 어떤 놈팽이에게 당할 수도 있었다.
'그건 절대 안돼... 조금만.. 조금만 더 지켜보자.. 불안하잖아..?'
결국 난 쿵쾅쿵쾅 뛰어대는 내 가슴을 쓸어내리며 스스로를 합리화 시켰다.
고민도 잠시 일단은 내가 해야 할 일부터 먼저 해결하기로 하였다.
아이템 창에서 온갖 휘황찬란한 아이템들을 꺼내 낡은 천 옷 세트를 벗어버리고 전신무장을 한 나는 레기온 길드의 지부 중 본부로 여겨지는 제일 큰 제국령 내의 레기온 길드 건물로 혼자 걸어갔다.
"정지! 레벨 꽤 높아 보이시는 고레벨 같으신데.. 무슨 일로 레기온 본부지점에 찾아오셨습니까?"
"나? 레기온 길드 부시러 왔다."
"풋! 무슨 도장 깨기도 아니고.. 혼자서 길드를 크큭.. 그래도 내가 최근 들은 농담 중 제일 웃겼습니다. 누가 들으면 댁이 zㅣ존전사 줄 알 거요 끌끌.."
"어떻게 알았냐? 나 zㅣ존전산데"
"...?"
"다 필요 없고 이것만 기억해라 이 모든 건 아스트 때문이다."
그리고 그날 저녁 판타지아 인벤엔 레기온 길드 대참사라는 링크 동영상 하나가 뜨겁게 떠올랐다.
푸쉬이익--.
캡슐의 상단이 열리고 민철이 거실로 나가자 엄마가 부엌에 서 있으신 채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된장찌개를 끓이고 있었다.
"흥~흐흐으~응.. 응~ 응~"
'다행이다 기분이 좋아 보이셔서'
아스트라는 놈 때문에 평생 기억에 남을 끔찍한 기억이 생길 뻔한 거치곤 평상시보다 밝은 기분인 것처럼 보이신다.
'역시 내가 개입한 게 잘한 일이었어'
이번에 톡톡히 효과를 본 만큼 앞으로도 엄마를 철저히 보살펴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민철이었고 그건 즉, 구제 불능의 마더콘 한 명이 판타지아 모니터링을 계속하게 된다는 의미였다.
"아들, 오늘은 평소보다 늦게 나왔네?"
"네, 판타지아 내에서 급하게 정리해야 할 게 생겨서요"
"후후, 정리는 그때그때 바로 해야지, 누굴 닮았는지 우리 아들이 정말 똑 부러지게 생활을 잘 하는구나"
"그럼요, 누구 아들..인데요"
나는 너스레를 떨며 평상시처럼 대꾸하다 문득 엄마의 분홍빛 앵두같은 입술에 눈이가자 괜히 목소리가 작아져갔다.
-두근..두근..
딱히 내가 잘못한 건 아니었지만 아까 전 일이 생각 나 무언가 부끄러웠다.
"엄마는.. 처음 접속해본 판타지아가 어떠셨어요?"
빨리 뇌리에서 입술을 잊기 위해 나는 생각전환 겸 조심스럽게 엄마의 체험감을 물어보는 민철이었다. 만일 조금이라도 마음에 드시지 않거나 몸에 이상이 있으시면 바로 캡슐을 도로 팔아버리고 전처럼 지내시게 해 드릴 생각이었다.
"으음~ 엄마는 있지.. 오늘 운이 좋았단다, 무척 신기한 사람을 만났거든 후후"
아무래도 zㅣ존전사 예기를 하는 것 같아 조금 더 캐물어 보았다.
"음~ 어떤 사람인데요?"
"뭐랄까.. 초면인데도 무언가 친숙한 사람? 이었지.. 엄마도 이런 느낌을 받긴 처음이라 신기했단다"
"저보다도요?"
순간 내 자신인데도 웃으시며 다른 사람의 얘기를 꺼내시는 엄마의 모습을 보자 살짝 질투가 나 물어보았다.
"후후.. 애는.. 쓸데없는 건 물어보지 말렴, 엄마가 항상 소중히 생각하는 건 민철, 너뿐이란다"
빙긋.
"저도 알고 있어요"
만족스러운 대답을 듣자 잠시 전 엄마의 입맞춤을 받고 연인과도 같다 생각하며 정체를 밝힐까 생각하던 게 바보 같아졌다.
'그럼 그렇지..'
내가 너무 깊게 생각했던 것 같았다. 엄마 입장에서는 강간 당할 위기에서 구해 준 것이니.. 무언가 단순한 보답의 의미가 아니었을까..? 가벼운 입맞춤은 인사로 여기는 해외도 있으니..
앞으로도 zㅣ존전사로서 최대한 엄마가 쾌적하게 판타지아를 즐기실 수 있게 옆에서 도와드려야겠다고 생각한 민철이었다.
그렇게 엄마에게 비밀로 시작된 우리의 비밀스러운 관계는 매일매일 계속되었다.
"오빠! 이건 어때요?"
"안 돼, 다른 걸로 해"
나는 슬쩍 엄마가 고른 방어구를 힐끔 확인하자마자 바로 퇴짜를 놓았다.
-초보 여자 레인저 방어구 세트 B
하의는 짧은 빨간 스커트에 상의는 중세 시대 귀부인이 허리에 차던 코르셋과 같이 생긴 금속 요대와 검은 반팔 옷, 가슴 부위를 가죽으로 덧댄 방어구였다.
여러모로 마음에 들지 않는 디자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