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마를 입어 다리를 훤히 드러내 놓고 다니는 건 그렇다 쳐도 상의도 가슴 부분이 깊게 푹 패인 채 대충 가죽끈으로 얼기설기 매듭 맺은 구조라 가슴골이 너무 잘 보였다.
가만 보면 왜 이리도 여성유저의 방어구는 현실과의 괴리감 있게 만들어 놓은 것인지 노출도=방어력이라는 말도 안 되는 공식이 이루어져 있는 듯했다.
-초보 여자 레인저 방어구 세트 A
내가 내민 방어구를 보자 엄마의 얼굴에 실망감이 어렸다.
마름모꼴로 박음질을 하고 솜을 넣어 만든 초록색 누비옷에 어깨와 가슴 부위를 가죽으로 덧댄 훌룡한 '방어구'였다.
하의 또한 검은 가죽바지여서 그나마 쓸데없는 노출이 없어 맘에 들었다.
"치이.. 저게 더 이쁜데.."
칭얼거리는 엄마의 말투는 너무나 귀여웠지만 이 부분에선 강하게 설득하였다.
"어때요? 어울려요?"
결국 내가 추천한 방어구 세트를 입은 채 한 바퀴 빙글 돌아 보이는 엄마의 등에는 활과 화살통이 달려 있었다.
오늘은 엄마의 첫 사냥을 같이 하기로 한 날이기에 무기와 방어구를 맞춘 것이다.
아무래도 검을 들고 직접 싸우기는 부담스러운지 엄마는 활을 선택했고 드디어 실전에 나서게 되자 나는 한 걸음 물러서 관전하였다.
하지만 아무래도 엄마에게 몸을 쓰는 재주는 없었는지 막상 초원으로 나가 깡충깡충 뛰어다니는 토끼를 겨누며 활시위를 당기는 엄마의 자세는 어색하기 그지없었다.
일부러 그러는지 엉덩이를 뒤로 쭉 빼고 허리는 구부정하게 숙인 채 활을 앞으로 내민 채 자신의 가슴 언저리까지만 당기고 쏘려는 그 자세는 정말 엉망이었다.
-팡!!
"꺄악!!"
자세가 엉망이니 당연히 화살이 제대로 나갈 일도 없고 활시위를 놓자 그 반탄력에 놀라 활까지 같이 떨어뜨리기도 하였다.
"히잉.. 너무 어려워요.. 오빠.."
"그래? 미영아 그럼, 내가 알려줄게.."
이제 제법 오빠라는 소리에 적응된 줄 알았건만 엄마의 입에서 나오는 코맹맹이 소리와 합쳐진 애교가 콤보로 들어오자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고 있었다.
'후우.. 집중하자.. 민철아 폭포수.. 폭포...'
나는 멍청이처럼 히죽거리며 웃는 꼴을 엄마에게 보여주기 싫어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속으로는 숲속 깊은 곳에서 바위 위에 반가좌의 자세를 취한 채 폭포수를 맞는 도인을 상상하였다.
"이리 와봐 쏘는 법을 알려줄게"
자세를 알려주기 위해 내가 엄마의 등을 가슴에 품고 서자 엄마는 내 품 안으로 쏙 들어오게 되었다. 뒤에서 엄마의 팔과 활을 잡아주며 파지법을 먼저 가르쳐주었다. 내 두 손은 엄마의 눈앞에서 활을 잡기도.. 엄마의 고운 손과 자연스레 포개지기도 하였다.
입으로는 요령을 알려주는 것과 동시에 내 머리 한편으론 딴생각을 하고 있었다.
'엄마 키는 의외로 작구나.. 내 목까지 밖에 안오네..'
이렇게 가까이 붙어 선 적이 드물기에 실감한 적이 없었다고 해야 하나? 그 뿐 아니라 가녀린 어깨 폭과 얇은 팔 선을 보면 무언가 사람이 아닌 그냥 예쁜 여자 인형같이 아담하게 느껴져 귀여웠다.
"이 부분에 대고 홈에 끼워 깃을 당기면 활시위를 당겨지는 거야 그리고 놓으면 풀리면서 그 탄력으로 화살이 발사되는 거지."
'습..하아... 좋은 냄새..'
엄마의 머릿결이 바로 앞에서 바람결에 찰랑거리자 달콤하면서 기분 좋은 체취가 풍겨왔다.
단순히 기분 좋은 향기가 아닌.. 그보다 더욱 본능적인 무언가.. 뭐라 설명할 수 없지만, 내 수컷을 자극하고 유혹하는, 감각적으로만 느낄 수 있는 암컷의 내음이었다.
나긋한 엄마의 살 냄새에 취한 내 심장이 두근거리며, 서서히 내 자지가 딱딱하게 발기 돼가고 있었다.
'집중하자.. 폭포수..폭포.. 깊은 산 속 옹달샘... 제기랄..'
"다음 화살을 쏘려면 손을 뒤로 뻗어 화살통에서 가져오면 돼. 그게 장전이야."
내 손이 엄마의 손과 포개어져 깍지를 낀 채 한쪽 팔을 뻗어 활을 앞으로 내밀고 나머지 한쪽 팔을 엄마의 겨드랑이 사이로 넣어, 배 부분을 살짝 내 쪽으로 당겼다.
"배는 넣고..."
하지만 그 순간.. 나는 행동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주춤거리며 내 지시에 따라 몸을 교정하는 사이에 엄마의 발 위치가 바뀌며 자연스레 발기한 내 물건이 엄마의 탱탱한 엉덩이에 닿게 된 것이다.
적막이 일며 아찔한 순간이었다. 자지가 순간적으로 꼴리며 꿈틀거렸고 난 망했다란 생각에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그러나 그 순간이었다.
활을 같이 잡으며 엄마와 깍지를 낀 손으로 내 손을 꼬옥 움켜쥐는 힘이 느껴졌다.
"그..다음은요..?"
놀랍게도 살짝 놀란 눈치였지만 내 그것이 닿았어도 꼼짝하지 않고 엄마는 태연히 다음 단계를 물어보고 있었다.
뒤를 돌아 보지 않았지만 엄마가 당연히 이것을 모를 수는 없었기에... 나는 지금 엄마가 모른 척하는 것을 깨달았다.
동시에 엄청난 흥분감에 내 하물이 더욱 단단해지며 삐걱거리게 됐다.
왜냐하면 지금 이 상황이.. 엄마가 자신의 엉덩이를 아들인 나에게.. 허락한 것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설명을 이어가며 엄마의 엉덩이에 내 사타구니를 조심스레 비벼댔다.
"음.."
엄마의 입에선 이따금 나직한 신음이 흐르면서도 오히려 엉덩이에 힘을 주며 내 품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았다.
아.. 엄마와 나는 애써 모른 척하며 이 야릇한 활쏘기를 연습했다.
그리고 나는 아까 전 나의 선택을 조금 후회하였다.
'아.. 레인저 세트 방어구 B..'
그리고 어느새 이런 나날들이 일주일이 된 어느 날이었다.
나와 엄마는 시장에 같이 나와 장을 보고 있었는데 동네 마당발로 통하는 아줌마가 친근하게 말을 걸어왔다.
"어머머! 민철 엄마, 요즘 뭐 좋은 일 있어?"
"네? 아뇨, 후후후.. 그런 일 없어요"
오랜만에 시장에 다정하게 나온 민철 모자에게 말을 건 사람은 뽀글이 머리 모양에 어울리지 않게 등이 터져나가려는 씨스루 드레스를 입은 은미 아주머니였다.
"아니야.. 요즘 우중충하던 얼굴이 아주 그냥 활짝 피었네 폈어! 민철 엄마 드디어.. 남자 생겼구나?"
"아뇨.. 전 우리 아들만 있어도 충분해서 그런 생각은 아직 없답니다."
은미 아줌마의 추궁에 입가를 손으로 가리시며 우아하게 화답하는 미영이였다.
"자기 내숭 떨기는..내 눈은 못속여.. 그럼 뭐야? 맘에 드는 남자라도 생겼어?"
"그건.."
순간 답변을 못 하고 눈을 흘기는 엄마의 반응에 나 또한 위기감을 느껴가고 있었다.
왜냐면 엄마는 답하기 곤란할 때 저렇게 두 눈을 마주치지 못하는 버릇이 있으시기 때문이다.
"맞네! 맞어! 누구야? 김 변호사? 아니면 정 의사?"
엄마가 대답을 순간 머뭇거리자 건수를 물었다는 듯 손뼉을 치며 호들갑을 떠시는 은미 아주머니였다.
'어떤 새끼지?'
그리고 그건 동시에 내 관심사였기도 하다. 분명 나는 엄마의 새 출발과 재혼을 응원하는 입장이긴 하지만 적어도 그 상대는 내가 인정한 사람이 아니면 안됐기 때문이다.
일단 재력이 기본적으로 있어야 하지만 정 없다면 내가 줘도 된다, 인성! 엄마 눈에서 물 한 방울 나오는 순간 새아빠는 내 주먹맛을 보게 되리라, 학식! 다른 아줌마들과는 다르게 늘 겸손하신 엄마지만 그렇기에 더욱 기품있고 우아한 엄마에게 그에 걸맞은 격은 필수였다.
그리고 기왕이면 평생 잔병치레 없이 건강하고 기왕이면 엄마처럼 절대동안이라 젊어보이는 사람이면 좋으리라 음.. 말하고 나니 무언가 완벽한 사람을 찾는 것처럼 돼버렸지만 어쨌든 이렇다.
집으로 돌아와 저녁 준비를 하시며 6시 뉴스를 시청하고 계시는 엄마의 모습이 보였다.
항상 뉴스를 꼬박꼬박 챙겨보시며 한 사람의 성인으로서 나라가 어떻게 돼가는지와 세계정세에 항상 관심을 기울이셔야 한다는 어머니, 엄마의 뛰어난 판단력과 미모만큼 훌룡한 인성은 이러한 노력으로 조금씩 생겼으리라.
그때 뉴스거리로 거슬리는 이름 하나가 거론되었다.
-27세의 서울에 사는 김 모 씨가 집안에서 무장강도들에 의한 폭행 때문에 목숨이 위중한 상해를 입은 채 중환자실로 이송되었습니다. 피의자는 평소 판타지아 내의 레기온이라는 길드의 예비 일원으로 활동하였으며.. 길드 외의 은원관계로 인해 길드에 막대한 손실을 끼치게 되자 길드 차원의 무자비한 보복 폭행이 이루어져.. 가상현실과 현실 세계 간의.. 경계가 무너지는..
'저거 딱 봐도 아스트다.'
보는 순간 느낌이 왔다. 쯔쯔 새끼.. 그러길래 평소에 행실을 잘하고 다녔어야지..
"세상이 정말 흉흉해지는구나.."
엄마는 연이어 안좋은 보도만 이루어지는 뉴스를 보실 때면 늘 저런 걱정을 하곤 하셨다.
늘 우리 주변만큼이라도 먼저 밝은 세상을 만들어 나간다면 언젠간 모두가 밝은 세상에서 살 수 있으실 거라고.. 믿음을 가지셨기에 종종 자원 봉사활동에 지원하거나 시위에 참석하기도 하신다. 하지만 나는 또한 그런엄마가 자랑스러웠다.
어찌 됐든 이 세상을 조금씩이라도 바꿔나가는 건 저런 깨어있는 시민의식을 가진 사람들과 피켓을 들고 나가 시위를 여는 사람들 덕분이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처럼 세상에 찌들어 포기하고 순응한 사람들과는 다르게 말이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예외다 아스트 저놈은 동정할 가치가 없는 놈이라 내 입에서도 무심코 험한 말이 튀어나왔다.
"저런 새끼들은 다 이유가 있어서 저렇게 당하는 거예요"
"쓰읍! 민철아! 그런 험한 말은 쓰면 안 된다고 엄마가 말했지 않니?!"
후우.. 엄마가 두 눈을 부릅뜨며 설교 모드에 들어간 것 같다..저 상태에서의 엄마에게 반박하면 안 된다. 그럴수록 늪에 빠져드는 것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지기에 나는 잽싸게 항복의 두손을 들어 올리며 말하였다.
"알았어요, 미영ㅇ...엄마."
씨발.. 방금 나도 모르게 엄마 이름을 부르며 반말할 뻔했다.
"풋! 얘는 갑자기 미영 엄마가 뭐니 미영 엄마가.. 후후.. 오늘따라 이상하네? 우리 아드님? 저녁 거르지 말고 먹으려무나.. 엄마는 판타지아에 접속하러 가마"
"네"
나는 저녁을 먹는 둥 마는 둥 허겁지겁 먹은 뒤 서둘러 캡슐에 접속하러 갔다. 엄마가 왜 접속하러 갔는지 알기 때문이다.
오늘은.. 마을 내 카페에서 만나기로 했기 때문이다. 물론 판타지아 내에서
[판타지아 실행]
[zㅣ존전사님, 즐거운 여행 되십시요]
"오빠! 여기에요!"
마을 중앙의 분수대 광장에 다다르자 기다렸다는 듯이 깡충깡충 뛰며 날 보고 팔을 흔드는 엄마였다.
이렇게 현실과 게임의 갭이 다르니 내가 실수할 뻔한 것이리라.
그 짧은 사이에 헌팅이라도 당한 듯 궁수와 전사처럼 보이는 남성유저들 2명이 엄마를 둘러싸고 있었다.
"제 일행한테 볼 일이라도?"
당당히 사이에 끼어들어 엄마를 뒤에 둔 채 남성 둘과 대치하자
"워워, 진정해 친구 우리는 그저 파티권유를 했을 뿐이야 뭐 아쉽게도 임자가 이미 있는 모양이네 가자"
"그러게.. 칫"
혀를 차며 사라지는 둘이었다.
"미영아 이런 놈들은 처음부터 좋게좋게 대해주면 안 돼 확실히 거절하고 그래도 안되면 나를 불러"
"피-.. 지존 오빠 기다리는데 오빠가 빨리 안 와서 이렇게 된 거 아니에요"
볼을 부풀리며 오늘도 애교스러운 오빠 소리를 들으니 방금 전까지 엄한 눈으로 고운 말을 쓰라며 다그치던 엄마의 모습과의 괴리감에 더더욱 내 심장이 설레었다.
안 그러던 사람이 하면 더욱 효과가 크다 하던가? 내게 있어 엄마의 애교가 마치 그런 행동이다. 처음엔 어색하게 느껴졌었지만, 지금은 현실 세계의 다른 이들은 모르는 나만이 알고 있는 엄마의 숨겨진 다양한 일면을 알아가게 된다는 기쁨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옥구슬처럼 매끄럽게 간드러진 엄마의 목소리에 내 마음도 들뜨고 있었다.
"오늘은 저기에 새로 생긴 카페로 가요! 미스티&레인! 히히... 판타지아 내에선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 찌니까 자꾸 이것저것 먹으러만 다니게 되네요"
"난 미영이랑 가면 어디든 좋아"
"헤헤.."
자연스럽게 팔짱을 끼는 엄마.. 활쏘기 이후로 이제 이 정도 스킨쉽은 당연한 게 돼버렸다. 그러나 마음 한 구석으론 너무 급속도로 가까워지는 사이에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다.
왜냐면 나는 엄마가 미영을 플레이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어떠한 행동을 해도 거부감이 없지만 엄마는 zㅣ존전사가 나인 줄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엄마의 이러한 생기발랄한 스킨쉽과 행동이 zㅣ존전사에게 행해지거나 가끔씩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행동이 느껴질 때면 기분 좋음과 동시에 이런 생각도 들었다.
'엄마가 이렇게 남자와 친해지기 쉬운 존재였나?'
그 생각엔 약간의 화나는 생각도 포함되어 있다.
'만약 내가 아닌 남성 플레이어도 이런 식으로 접근해왔다면 엄마는 그때도 그 남성에게 이렇게 친근히 굴었을까?'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면 엄마의 이런 행동이 가벼운 여자처럼 여겨지기도 해 상념의 끈은 항상 거기서 멈추었다.
'그만! 엄마가 가벼운 여자라고? 아무 남자하고나 팔짱 끼는? 아니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내가 그런 식으로 생각을 하면 안 되지!'
하지만 항상 마음속 한구석엔 질문이 맴돌았다.
'엄마는 무슨 생각으로 zㅣ존전사에게 이렇게 친근히 대할까?'
"여기 주문이요!"
"예 손님 뭐로 드릴까요?"
"에스프레소 투 샷 한 잔하고.. 에그 타르트, 티라미수.. 그리고 제 것은 아메리카노 한잔이요"
"예, 주문받았습니다."
정면을 바라보자 엄마가 초롱초롱한 누으로 말 바라보고 있었다.
"오빠! 제가 에스프레소 투 샷하고 티라미수 좋아하는 건 어떻게 알았어요?"
아차!, 무심코 평상시의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메뉴들로 시켜버렸다.
"어.. 음.. 그게 왠지 그럴 거 같아서"
"오빠.. 가만보면 전에도 종종 이랬어요.. 혹시..."
이럴수가! 결국 이렇게 꼬리가 길어서 덜미가 잡히나!
"잃어버린 제 반쪽이죠?!"
"어...어어? 반쪽..?"
아무래도 아직 들키진 않은 것 같다.
"후후.. 이상하죠? 오빠랑 있으면 너무나 편안해요.. 심지어 오빠하고 아무 말도 없이 걸어도 침묵이 어색하지가 않아요.. 뭐랄까.. 노을을 보며 걷는 것과 같은 기분 좋은 침묵?.. 살면서 이런 느낌을 타인에게서 받아보긴 처음이라 저도 잘 몰랐지만 요즘엔 그런 생각이 들어요.. 이런 게.. 운명의 사람이 아닌가.. 하는.."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죠 엄마 아들인데'
씨익. 엄마의 말에 내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솔직히 말하면 나 또한 어느 샌가부터 zㅣ존전사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하였다. 만약 내가 아들이 아닌 타인으로서 엄마를 만난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가정을..
"운명이라.. 응 운명의 사람 맞지 나도 그렇게 느껴 미영아"
가족의 운명.
"그보다 미영이 너 요즘 마음에 두고있는 남자.. 있니?"
난 낮에 시장거리터에서 있었던 일이 신경 쓰여 진지하게 물어보았건만 엄마는 황당하다는 시선으로 날 뻔히 쳐다보며 침묵했다.
"..."
"그걸 정말 몰라서 물어요?"
무언가 토라진 듯 입술을 삐죽이며 엄마가 말하자 할 말을 잃은 나였다. 뭐지? 내가 뭔가 잘 못 건드렸나?
"커피 나왔습니다."
다행히도 타이밍에 맞춰 음식이 나오자 추궁하는 듯하던 분위기가 흐지부지 넘어갔다.
"으음.."
후루룩. 조금 맛을 맛보던 미영과 나는 이 가게의 부드러우면서도 감칠맛이 나는 커피 향을 즐겼다.
"좋네.. 컬럼비아 수프리모나 코스타리카 따라주랑 맛이 비슷해"
"어? 저도 그 생각했는데!"
"오빠! 오빠도 커피원두 직접 내려 마셔요?"
"응, 개인적으론 깔끔하면서도 산뜻한 신맛이 나는 케냐AA나..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에티오피아 예가체프같은 걸 더 좋아하지만 이렇게 감칠맛이 강하고 신맛도 좋으면서 부드러운 커피도 나쁘지 않네"
"그쵸! 그쵸! 정말 오빠랑 만나면 대화가 끊이질 않는 것 같아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깊고 깊은 커피의 세계를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나 신이 나서일까 엄마는 평소 모습에선 보기 힘든 밝고 즐거운 얼굴로 카페 내에서 나와 즐거운 티타임을 가져갔다.
"아! 어느새 시간이 이렇게 됐네요?"
"그러게 벌써 6시간이나 지나갔어.."
판타지아와 현실과의 시간배속은 3:1이기에 바깥에선 2시간이 지나있을 것이다.
"신은 너무 불공평한 거 같아요.. 즐거운 시간은 항상 짧게 느껴지게 하고.."
"힘든 시간은 길게 느껴지게 한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그 모든 시간은 전부 소중해 지리라.. 맞지?"
엄마가 평소 좋아하시던 글귀의 끝말을 내가 받아치자 엄마는 배시시 미소를 지었다.
"마지막까지 통하네요.. 오늘도 정말 즐거웠어요 오빠.."
"나도 즐거웠어 미영아.."
"오빠.. 아까전에 신경 쓰는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었죠?"
"어..? 응 그랬지"
"곧 알게 되실 거에요.. 근데.. 다른 사람한텐 보여주시면 안 돼요?"
무언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은 채 엄마가 로그아웃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내 로그 이메일 함에 무언가가 도착했다.
"뭐지? 사진 첨부파일?"
사진 함을 열자 그곳엔 등 쪽이 깊게 패인 아찔한 검은 씨스루 드래스를 입고 한 손으로 허리를 짚은 채 아랫입술을 깨문 엄마가 고혹적인 눈길로 정면을 응시하는 사진이 찍혀있었다.
그리고 맙소사 그 배경은 우리집 안방이었다..
아마 안방의 전신거울 앞에서 포즈를 잡은 채 셀카를 찍은 거 같다.
실내조명 등으로부터 희미하게 뿜어져 나오는 복숭앗빛 불빛에 투영되어 비쳐지는 엄마의 원숙한 몸매는 마치 여신과도 같았다.
청순한 얼굴과 대비되는 농익은 여인의 아름다움... 그리고... 색정적인 요염함...
불빛에 투과되어 얇은 옷 속에서 또렷한 음영으로 도드라지는 여인의 곡선... 그 곡선은 엄마의 가느다란 목선으로부터 시작하여 좁은 어깨를 타고 흘러내려 허리 부근에서 유려하게 좁아지다가 이내 먹음직스러운 둔부에 이르러서는 다시 둥그렇게 원을 그리며 넓게 퍼져나가는 곡선은 여자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내게 보여주는 것 같았다.
나는 눈앞이 충혈되는 듯한 느낌을 받은 채 다음 사진을 서둘러 넘겨보았다.
다음은 치마를 들쳐 한 손에 집은 채 일부러 다리를 들어 허벅지를 노출한 사진이었다.
아.. 내 인생에 이토록 기름지고 꿀이 흐르는 듯 탐스러운 허벅지를 본적이 있었나.. 거기다 다리를 들어 올리자 그 얇은 천의 막을 팽팽하게 당기며 존재감을 과시하는 어여쁜 엉덩이란..
꿀꺽.
그리고 마지막의 화룡정점은 아예 어깨 자락을 일부러 흘러내린 채 겨드랑이 맨살과 그 깊게파인 뒤태를 내보이며 뒤를 돌아보며 윙크를 하는 사진이었다.
아 맙소사.. 엄마가 다른 사람에게 이런 고수위의 사진을 보내다니..
알면 알수록 나는 점점 내가 엄마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는 확신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느껴갔다.
그리고..엄마가 신경 쓰인다는 그 사람이 누구인지도 확실히 알게 되었다. 그 사람은 바로 나, zㅣ존전사였다.
난 엄마가 보낸 자극적인 사진들을 보고 난 뒤 싱숭생숭한 마음에 잠을 설치게 되었다.
"으음... 민철아.. 하앙..."
몽롱한 기분이었다. 주변은 어둠으로 가득 찬 공간이었고 어디선가 날 부르는 듯한 관능적이다 못해 끈적이게 헐떡이는 여인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 앞을 보자 어둠 속에서 꿈틀거리는 여인의 실루엣이 희미하게 보이고 있었다.
'누굴까? 저 여자는?'
나는 본능적으로 그 여자의 얼굴이 궁금해졌는데 왜냐하면 그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자연스럽게 민철의 자지가 반응할 정도로 강한 색기를 느꼈기 때문이다.
-찌걱..찌걱....
"으음...으..으으응...♡"
내게 등을 보인 채 무릎 꿇고 앉은 여인은 스스로 자위행위를 하고 있었는데 한 손으로 자신의 유방을 주무르면서 나머지 한 손으론 스스로의 보지를 만지는 듯 여인의 살 틈이 벌어지는 음탕한 물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조금 더 집중하자 그 윤곽이 점점 더 선명해졌는데 특히 내게 등을 보이는 여자의 엉덩이가 달덩이같이 탐스러워 보였다.
익을 대로 익은 복숭아의 갈라진 틈처럼 달콤해 보이는 새하얀 둔부가 쾌락에 절어 위아래로 꼼지락거렸고 윤기가 자르르한 엉덩이는 처진 곳 하나 없이 탱탱했다.
"아아아앙... 나 못 참겠어.. 빨리.. 빨리.. 내 보지에.... 아으하앙...♡ 어서.. 조금만 더.. 날 가져요...흐으...."
내가 다가갈수록 여자는 쾌락에 젖어 미친 듯이 머리를 도리질 쳤고 흑단과 같은 여인의 긴 생머리가 그런 여인의 꼬리뼈 쪽 엉덩이골 사이에서 같이 찰랑거렸다.
민철은 흥분을 참을 수가 없었다.
저 음란한 탕녀의 몸짓에, 끈적이는 높은 소프라노의 목소리에 자지가 터질 것 같이 부풀어 올랐다.
내 자지를 이렇게 만든 저 창녀 같은 암캐의 보지에 박아 넣고 싶었다.
아... 이렇게 색기 넘치는 창녀의 얼굴은 어떻게 생겼을까? 민철은 문득 궁금해져 여인의 뒤통수를 집중해 보자 그 순간 여인이 고개를 한차례 뒤로 흔들었다.
창녀의 몸짓에 머리카락이 일제히 뒤로 넘겨지자 그토록 음란한 암캐의 얼굴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아응..♥ 민철아.... 빨리... 박아줘..."
"....!!"
색정에 취해 한껏 풀어진 여자의 몽롱한 시선과 눈이 마주치자마자 흥분돼 뜨거웠던 몸이 얼음물을 뒤집어쓴 것처럼 차갑게 식어버렸다.
"어...엄마..."
너무 놀라 경직된 내 입에선 그 한마디만이 간신히 흘러나왔다.
그토록 정숙하고 고상한 엄마가 어떻게 이런 음란한 말을 내게 한단 말인가?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았고 지금 보고 있는 상황을 도저히 현실이라고 믿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누구나 꿈이라는 걸 꿈꾸는 그 순간만큼은 알지 못하는 것처럼 지금 이 순간 민철또한 엄마에 대한 배신감과 실망감 분노에 휩싸여 눈물이 핑 돌았다.
"엄마가.. 저한테..이러면 안 되잖아요..."
분노와 서러움이 가슴 속 깊이 사무치며 스스로도 이유를 알 수 없는 억울함이 내 목소리에 쥐어짜 졌다.
"우리.. 이러면 안 되잖아요.."
내 울먹이는 중얼거림에 거절당한 엄마의 화난 듯 조용하면서 어이없어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오.. 빠.. 병신이야..?"
아..이제 엄마는 판타지아에서처럼 내게 오빠라 부르며 욕을 하기 시작했다.
"아앙...♥ 왜 줘도 못 먹어.. 응..?♡ 이 고자.. 물자지! 실좆새끼!"
나는 그 말들이 남자로서 너무나 수치스러워 두 눈을 감아버릴 수밖에 없었다.
앙다문 입안의 이빨들이 부들부들 떨려오고 머리에 현기증이 나듯 어지러웠다.
"미영아... 키키... 그딴 새끼는 버리고 내거나 빨아"
그때였다 내가 필사적으로 온몸을 떨며 갈등할 때, 어둠 속 저편에서 건들거리는 걸음걸이로 날 비웃는 아스트가 나타났다.
녀석의 성기는 덜렁거리며 곧추선 채 벌떡거리고 있었다.
"으응... 아스트 나.. 더는 못... 참겠어.. 그거라도.. 아으흥...."
엄마는 내가 첫날 모니터링 했던 그때 그 날처럼 네 발로 어기적 기어가고 있었다. 흥건한 보짓물을 삐질 흘리면서 말이다.
그리고 그때였다.
"..."
힐끔거리며 날 돌아본 엄마의 눈은 욕정이 가득 담겨 게슴츠레했고 그 눈이 날 비웃듯 조롱하며 살짝 휘어졌다.
'엄마가 날 비웃어?..'
하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지금 아스트가 엄마를 범하려 한다는 생각이 난 당장 뛰쳐나가려 내 몸에 힘을 주었고 어째서인지 몸은 움직이지 않고 철그렁거리는 사슬 소리가 들려왔다.
그 순간 난 내 몸이 쇠사슬로 칭칭 감겨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눈치채지 못했을 뿐 내 몸은 처음부터 묶여 있었다.
엄마는 묶여 있는 내 앞에서 날 조롱하듯 수음을 하며 유혹한 거고 말이다.
"....!!!"
내가 처음부터 조롱거리였다는 사실을 깨닫자 내 앞에서 시시덕거리며 쌍으로 날 비웃는 저 두 연놈 때문에 미칠 것만 같았다.
'나한테 그러면 안돼죠 엄마..'
'적어도..! 당신은..! 내게 그러면 안 됐어!!'
철그렁!! 철그렁!!
"우으으... 우아아!! 크아아--!!"
-하지 마라, 하면 안 된다, 금기, 도덕 등의 이름이 새겨진 그 굵은 사슬들이 내가 몸부림칠 때마다 끊어질 듯 팽팽해지며 시끄러운 쇠 마찰 소리를 내었다.
이제 내 눈에는 엄마에 대한 원망의 불꽃이 활활 타올랐다.
'당신이 자초했어..! 이 모든 건 당신 탓이야..!'
"크르릉..!!"
내 입에서 상처 입은 짐승과도 같은 하울링 울리며 내 근육이 부풀어 오르고 모습이 변해갔다.
-창! 차창!! 땡그랑..!
결국 쇠사슬들은 내 힘을 이기지 못해 마디마디 끊겨 바닥에 떨어졌다.
"크르르.."
나는 거대한 검은 늑대로 변신했다.
"히..히익!!"
"꺄아악--!!"
두려움에 떠는 두 연놈이 보여 발톱을 휘둘러 먼저 아스트 녀석을 세로로 두 쪽을 내버렸다.
녀석은 두개골이 쪼개지고 찢긴 배에서 내장을 흘리며 온몸의 피를 쏟고 쓰러졌다.
"킁..킁..."
그와중에 내 후각엔 놀라 주저앉은 엄마의 하체에서 풍기는 아찔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그 냄새는 내 뒷다리 사이의 하물을 자연스럽게 발기시켰고 난 이것이 암컷의 암내라는 걸 본능적으로 알았다.
암컷이 성욕에 굶주려 수컷을 유혹하는 냄새..
수컷이 다가서자 암컷의 두 눈동자가 두려운 듯 떨며 날 바라보았다.
수컷이 으르렁거리자 암컷의 젖통이 숨 가쁘게 위아래로 떨리며 수컷의 발기한 그것을 바라봤고
수컷의 이글거리는 시선이 무언으로 명령하자 곧 암컷은 굴복하며 두 팔 사이에 얼굴을 묻고 새하얀 엉덩이를 뒤로 내밀었다.
수컷은 암컷의 어깨를 두 앞발로 짓누르며 힘차게 포효했다.
"아우우---!!!"
그것은 승리의 포효였고 암컷을 차지한 기쁨의 포효였다.
그리곤 단숨에 허리를 움직여 수컷의 거대한 페니스가 암캐의 보지에 깊숙이 박히려는 순간!
-두쿵..! 두쿵..!
"후우..! 후우..!"
내 거친 숨소리와 쿵쾅거리며 방망이질 쳐대는 심장 소리가 귓가에 또렷이 들려오면서 몽롱한 의식이 점차 현실감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축축한 하반신에 깨달았다.
몽정한 것이다.
처참한 기분이었다. 침대에 누워있는데 나 자신에게 너무 자괴감이 들어서 눈물이 나올뻔 했다.
'미친새끼.. 엄마를 상대로..'
엄마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뒤처리를 한 뒤 속옷을 갈아입은 나였다.
그러다 내 눈에 엄마의 안방 옷장에 걸려있는 평소에 못 보던 검은 씨스루 드레스가 보이자 내게 몽정하게 만든 주범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엄마! 이거 뭐야?"
난 굳이 옷을 가리키며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이게 무엇인지..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전부 다 알고 있지만 일부러 물어보았다. 엄마가 어떻게 변명할지가 듣고 싶어서..
"으..으응 옛날에 아는 사람이 선물해 준 거란다"
"그래? 근데 이거 왜 꺼내어져 있어? 엄마 이런 거 안 입잖아?"
"어제 정리를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꺼낸 채 내버려 두었나 보구나.."
"이거..버리자"
이 드레스를 보자 엄마의 색정적인 온갖 사진들이 다시 뇌리에 떠올랐다. 내게 자괴감을 느끼게 만들고 아침부터 손빨래하게 만든 원흉이 이 드레스 때문인 양.. 나는 엉뚱한 곳에 화풀이하고 있었다.
"물건은 함부로 버리는 게 아니란다 민철아, 이리 주렴 엄마 친구에게 선물하면 딱 맞을것 같구나."
평소처럼 바른말을 하시며 싱긋 웃고 곱게 드레스를 접어 올리시는 엄마의 뒷모습은 마치 여염집 규슈처럼 단아하고 기품있어 보였다. 하지만 어젯밤에 엄마의 도발적인 포즈의 셀카를 받으며 배신감을 느꼈던 내겐 그러한 모습들이 전부 다 가식처럼 느껴졌다.
'주기는 누굴 줘요?.. 이젠 또 어떤 자세를 취하시려고요?.. 엄마.. 그렇게 내 좆이 꼴리게 하고 싶어요?'
"그보다 잠시 여기 앉으렴 민철아, 중요하게 할 얘기가 있단다"
진지한 명령조로 말씀하시는 엄마의 모습에서 사실 나는 어떠한 강제력도 엄마로서의 권위도 느낄 수 없었다. 미영이 따위가 왜 오빠에게 명령하는지.. 무언가 우습기만 했다. 하지만 엄마가 무슨 말을 꺼내시려고 분위기를 잡으시는지 궁금해 난 얌전히 맞은 편에 앉았다.
"으음.. 우리 아들은.. 엄마가 재혼하는 것을 정말로 허락하는 거니?"
"정확히는 엄마의 행복을 원하기에 찬성하는 거죠"
'상대가 저만 아니었다면요'
"다행이구나.. 엄마는.. 만약 마음에 드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면 네가 뒷전으로 밀려날까 봐 늘 걱정이었단다. 아직 네 아버지를 잊기엔 너무 짧은 기간인 것 같기도 하고.."
"저도 이미 성인인 걸요 엄마의 그늘을 필요하지 않아요 엄마는.. 더 행복해지실 자격이 있으신 분이세요"
"정말..이 엄마는.. 우리 아들이.. 대견하구나.."
감동을 하신 것일까 아니면 마음의 짐을 덜었다는 후련감 때문이실까 엄마의 눈엔 물기가 차올랐고 그렇게 울먹이는 엄마의 얼굴을 보며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엄마에게는 미안하지만.. 여기서 끝내야 해'
아들인 나에게까지 진지하게 상담하실 정도라면 이미 엄마의 마음은 완전히 넘어갔다고 봐야 한다. 그리고 그 사랑은 이제 곧 이별로 끝마무리 짓게 될 것이다. 정체를 밝힌 나로 인해서..
그 날 저녁 캡슐에 접속하자 내 이메일 로그함엔 '고백할 게 있어요' 라고 적힌 엄마에게서 온 이메일 한 통이 있었고 편지함을 열자 엄마의 주민등록증과 아들인 나와 함께 찍은 채 웃고 있는 엄마의 얼굴이 있었다. 그리고 그 밑엔 우리가 자주 들렀던 미슐랭 3성급의 고급 레스토랑인 로즈메리의 위치와 시간대가 적혀있었다.
주민등록증과 내 얼굴이 찍힌 사진.. 예상하였지만 이렇게 직접 닥쳐오자 복잡한 상념이 머릿속에 휘몰아쳐 갔다.
'엄마는.. 대체.. 어쩌려고...'
나는 내 앞에 닥쳐올 현실에 각오를 다지며 무거운 발걸음을 하나 하나 옮기며 로즈메리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실례합니다, 성함이 어떻게 되시는지요?"
"zㅣ존전사입니다."
레스토랑의 입구, 기품있게 검은색 정장과 나비넥타이를 맨 외눈 안경의 매니저처럼 보이는 웨이터가 기품있게 책을 펼치더니 예약난의 이름을 확인해갔다.
"아! 여기 계시군요, 미영 양께서 기다리십니다. 이리 오시죠"
허리를 45도로 숙이며 학이 날개를 펼치듯 우아하게 움직이는 웨이터의 몸짓에 따라 안내를 받으며 예약석으로 걸어 들어갔다.
'오늘따라 레스토랑 내부가 어둡군..'
이상하게 오늘따라 어두침침하게 느껴지는 복도를 지나 홀에 다다르자 그곳 자리는 아직 비어있었다.
'내가 먼저 온 것인가?'
둥!
그때 홀의 중앙 위로 솟아 올려져 있는 단상에 조명이 켜지더니 그랜드 피아노 앞에 앉아계신 엄마의 모습이 드러났다.
어깨가 드러난 검은 민소매 드레스에 중세시대 귀부인들이 사용할 법한 팔뚝까지 올라오는 검은 실크 장갑을 낀 차림에
긴 생머리를 단아하게 틀어 올려 붉은 장미 머리핀으로 고정한 엄마의 모습은 내가 지금까지 보아 온 모든 여자들 중 단언컨대 가장 아름답고 고귀해 보였다.
평소에 잘 안 하시던 화장까지 해서일까? 조명을 받아 레드핑크로 반짝이시는 엄마의 입술이 너무나 사랑스러워 무의식적으로 난 단 한 번 경험한 부드러웠던 입술의 감각을 떠올리고 있었다.
"오늘.. 저는 한 남자에게 그동안의 고마움과 즐거움.. 미안함과.. 그리고 제 마음을... 고백하려 합니다."
-뜨등뜽! 뜽뜽! 뜬드등 등등! 뜨드드 등등 드르등등~..
경퀘하게 건반이 움직이며 청아하면서도 맑은 음들이 홀 안을 가득 채워갔다.
이선희의 나항상 그대를.. 가문의 빛 영화나 응답하라 199x에도 삽입된 곡이 엄마의 손과 입을 통해 내게 불리고 있었다.
"나 항상 그대를.. 보고파.. 하는데.. 맘처럼.. 가까..울수 없어-.."
"다정한.. 그모습.. 눈물로 여울져.. 그대여~ 내게 돌~아와아요.."
"돌아와! 그대~ 내게 돌아와.. 나 온통 그대.. 생각뿐이야아.."
건반을 두드리시며 뜨거운 마음이 전해져오는 엄마의 절절한 목소리에 취한 나와 엄마의 두 눈이 마주쳤다.
그 눈동자에서 나는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연인에게 향하는.. 아들로서가 아닌 남자로서의 사랑.. 그리고 난 그 사랑의 열기가 평상시 날 향하던 엄마로서 날 바라보시던 그 사랑과는 비교할 수도 없이 뜨겁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불같~은~! 나의~ 사아랑~ 피할 수 없..어.."
"그대..여~ 내-게~...도..오..라..와..요.오.."
마지막의 연주가 마무리되어 갈 즈음엔 엄마의 목소리와 눈동자는 날 바라보며 걱정과 불안에 떠는 듯 흔들렸다.
그리고 나는 그 흔들리는 엄마의 애절한 눈동자에 답할 수 없다는 참담한 심정에 빠져 차마 그 눈을 마주 보지 못한 채 무대 위로 걸어 나갔다.
-휘이 휘이익--!!
-짝짝짝짝짝짝....
장소가 장소여서일까? 누군가가 사귀라고 크게 소리치는 그런 고성방가는 없었지만 휘파람과 박수 소리만큼은 끊이질 않았다.
어느새 미영의 앞에 다다르자 불안하게 몸을 떨고 있는 엄마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당신은 제가 어리석고 생각이 짧은 여자처럼 느껴졌을지도 몰라요.."
나는 속으로 반박해주고 싶었다.
엄마 당신은 제가 아는 한 제일 기품있고 현명한 여인이라고..
"하지만.. 이런 부족한 저라도 확실히 알 수 있는 게 있어요.. 그건 바로.. 당신을 놓치면.. 그거야말로 진짜 어리석은 짓이라는 걸.."
"당신을 그동안 속여온 나쁜 여자인 저지만... 제 사랑을.. 받아주실 수 있나요?
여자의 감은 역시 날카로운 것일까?.. 어쩌면 연주를 부르며 살핀 내 반응에서부터 이미 내 마음을 알아차렸을 수도 있다.
"미영아.. 나는 네 마음을..받ㅇ... 웁!"
막 거절의 말을 내뱉으려던 찰나에 기습키스를 받게 되었다.
내 입속을 파고들어 헤집어대는 엄마와 내 혀가 얽히며 끈적하게 움직여갔다.
그와 동시에 내 머릿속은 하얗게 변해버렸다.
"하흐음...."
마치 오랜 갈증 끝에 시원한 냉수를 마신 사람처럼 엄마의 젖은 입에서는 가슴속 깊은 곳에서부터 울려 나오는 축축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절대 넘지 않으려 노력하며 중앙선을 주시하고 있었더니 반대편 차선에서 트럭이 내게 달려온 것처럼 이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나는 너무나 무방비하였다.
입술을 삼켜버릴 듯이 달라붙어 입안 구석구석을 헤집으며 분탕질 치는 엄마의 끈적한 혀의 느낌에 눈이 뒤집혀갔다.
하지만 멋대로 휴가를 내고 여행을 가버린 내 뇌는 엄마의 요염한 손길이 스르르 밑으로 내려가 나의 볼록해진 바지 앞섬에 다다르자 다급하게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
"푸하아-!.. 하아.. 하아..."
나는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엄마를 밀어낼 수 있었고 얼마나 열정적으로 키스한 것인지 엄마와 내 입술 사이론 가느다란 침 한줄기가 이어진 채 늘어지다 빛에 반짝이며 끊어지는 것이 보였다.
"하지..말아요...."
엄마는 눈물을 흘리며 떨고 있었다.
"제발.. 부탁이에요.. 그 이상.. 그 이상... 말하지.. 말아줘요... 안 그러면.. 나.. 부서질 것 같애!....."
스스로 양팔을 교차해 팔뚝을 쥐어잡은 채 절망에 떠시는 어머니는 실크장갑에 살갗이 빨갛게 쓸리는 것도 신경 쓰지 않으신 채 떨고 계셨다.
그리고...그렇게 모질게 마음먹은 내 각오와 철벽처럼 단단하던 마음이 엄마의 눈물 한 방울이 바닥에 떨어지자 봄을 맞이한 겨울의 눈들처럼 사르르 전부 다 녹아버렸다.
내겐... 내겐... 엄마의 눈에서 눈물이 나오게 만드는 일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체감했다..... 정말로... 진짜로.. 불가능했다..
"좋아요"
내 입에선 결국 허락의 한마디가 튀어나왔고
어머니는 그 순간 와락 날 껴안으셨다.
풍염한 유방이 내 가슴을 짓누르는 기분 좋은 감촉을 느끼면서.. 나는 나 자신을 원망할 수 밖에 없었다.
'바보 같은 자식! 머저리 같은 자식! 왜 그 간단한 걸 말 못 해! 왜!'
내게 안긴 채 기쁨에 취해 눈시울이 빨개진 엄마가 올려다보며 말하였다.
"저기..오빠.. 나 다리가 후들거려서 못 걷겠는데.. 위층까지.. 데려다주면 안 돼?"
그 말을 들은 내 얼굴이 굳어졌다. 왜냐하면 로즈메리 레스토랑의 위층은 호텔, 즉 연인인 남녀가 사랑을 나누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엄마를 공주님처럼 품에 안아 들어 올린 채 위층으로 올라가면서 나는 고뇌에 빠져들었다.
어쩌지? 어떻게 해야 하지? 이대로 가면 안 돼.. 이건 정말 선을 넘는 거라고!..
하지만 한 편으론 또 다른 생각이 불쑥불쑥 고개를 치켜들었다.
괜찮지 않나?.. 내가 엄마를 강제로 안는 것도 아니고 이건 전부 다 엄마가 원한 일이야.. 나랑 사귀고 싶어서 눈물 흘리는 것 봤지? 난 분명 거절하려 했어.. 끝까지 애원하며 달라붙은 건 엄마라고! 내 탓이 아니야!
엄마는 남자에 굶주린 거라고! 거기다 이건.. 현실도 아니잖아? 게임일 뿐이야.. 그냥 조금 기분 좋은 가상의 마사지 게임이랑 다를 게 없다고..!
아.. 언제부턴가 내 마음속의 뻔뻔함은 이제 원망의 화살표를 내가 아닌 엄마를 가르키며 바뀌어 가고 있었다.
그것은.. 내가 살기 위해.. 죄책감에 심적으로 너무나 고통스러운 나머지 나의 정신적인 방어본능의 해결방법이었다.
분명 내게 엄마는 성스러운 존재였다. 조금 과장되었지만 나뿐 아니라 다른 평범한 이들에게도 엄마는 친근하면서도 침범할 수 없는 권위를 가진 이중적인 존재이리라.
하지만 이곳 판타지아에서.. 엄마 아들 김민철이 아닌 제3의 젊은 남자로서 한걸음 떨어지면, 내게 사랑을 갈구하며, 지금 내 목을 끌어안고 안겨 몽롱한 눈으로 날 올려다보는 엄마의 모습은 달랐다.
도도하게 나를 바라보는 엄마, 기품있던 여왕은 그 아름다운 드레스를 스스로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내게 교태를 부리는.. '여자'가 돼버렸고.
엄마의 이미지는 내 원망과 증오 섞인 욕설로 인해 더럽혀지고 타락하고 있었다.
'시발년.. 어디까지 갈지 보자..'
결정적으로 어차피 가상현실이라 현실과는 상관없다는 생각을 한 채 자포자기해버린 나는 액셀을 끝까지 밟은 채 핸들을 놔버린 운전자와 같았다.
끼익...
방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두 손을 내 목에 건 채 얌전한 고양이처럼 웅크리고 있던 여인은 무슨 힘이 났는지 날 와락 끌어안은 채 침대로 밀어제쳤다.
탐스럽게 내 입에서부터 침을 삼켜가는 여인.. 그리고 그런 여인의 드레스를 거칠게 끌어내리는 나..
더이상 갈등하지 않는 나는 이제까지의 수동적인 모습은 버린 채 쥐어뜯듯이 엄마의 브래지어와 팬티를 한 손으로 찢어버리며 순식간에 엄마를 나체로 만들어 버리고 우아하게 틀어 올려 고정한 엄마의 머리채를 잡아 누르며 일어섰다.
침대 위에 일어선 나의 두 다리 사이에선 우람한 수컷이 으르렁거리며 포효를 하고 있었고 내게 머리채를 붙잡혀 쭈그리게 된 엄마는 도발적인 눈매로 날 치켜보며 내 귀두를 한 입 베어 물었다.
"쯔즙.. 하아.. 쭈즈즙..."
"으으..."
시발.. 엄마가 내 자지를 빨고 있어! 빌어먹을..! 부드럽고 따듯한 엄마의 혀가 육봉에 감겨 휘말릴 때마다 내 등골을 타고 찌르르한 쾌감이 올라오고 있었다.
신음하는 내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며 아프지 않도록 조심히.. 하지만 강하게 엄마의 머리카락을 세게 움켜쥐었다. 그러다 내 손가락에 걸린 엄마의 장미 머리핀이 풀리자 그동안 속박받고 있던 엄마의 긴 생머리가 꽃이 만개하듯 일시에 풀려났다.
-화악! 사르륵..
그러자 내 코에 순간 달짝지근한 엄마 특유의 체취가 가득 풍겨왔다.
"킁..킁.."
아.. 엄마다.. 내가 항상 집에서 맡을 수 있는 엄마의 냄새다, 어렸을 적 엄마를 끌어안거나 품에 안길 때면 늘 내게 기분 좋은 안정을 주던 엄마의 순수한 페로몬 향.. 그리고 그 냄새 덕분에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나체로 내 앞에 무릎 꿇은 채 내 거시기를 빠는 여자가 다른 누구도 아닌 엄마라는 사실이 더욱 선명해지고 있었다.
"쭈으읍... 쯔읍..."
엄마의 긴 생머리가 내 사타구니에서 위아래로 움직일 때마다 찰랑거리며 내 자지털을 간지럽혔다.
'시발.. 그렇게 좋아? 아들 자지가?'
"쭈으읍...쭈읍... 하아음... 아음...쯔읍...."
"끄으으...크으..."
내 입에선 이제 짐승 같은 신음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소리를 듣고 엄마도 흥분했는지 내 엉덩이를 한 손으로 움켜잡은 채 더욱 흡입력 있게 내 자지를 빨아갔다.
"하으음... 쭈으읍... 쩝... 으음...."
위 아래로 들썩이는 검은 실루엣..
그걸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나는 지금 이 여인이 엄마라는 게 내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지 않았다.
'시발.. 존나 잘 빨네.. 개 같은 년..'
"쯔읍.... 쯔으으.. 읍..."
엄마의 손은 내 돌덩이 같은 허벅지를 만지며 고운 손가락으론 내 근육질인 복부와 자지 털을 요염하게 쓸어내리고 있었다.
"후우으....후우음..."
엄마의 뜨거운 콧바람은 나를 미치게 했다.
흘러내리는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는 엄마의 가녀린 목선과 솜털이 보였는데 나는 그 순간 밑에서부터 차오르는 사정감을 참을 수 없어 두 손으로 엄마의 머리채를 붙잡은 채 거칠게 허리를 튕기었다.
이빨을 악물며 맥동치는 고환의 정액을 엄마의 찰랑거리는 머리를 강하게 쥐어 잡으며 거칠게 목구멍에 전부 쏟아붓자 이 암컷이 내 것이라는 놀랍도록 짜릿한 정복감이 느껴졌다.
"큽...으읍!..으으음..!!..."
내 골반을 탁탁 치며 풀어달라는 엄마의 신호에 그제야 나는 마지막 한 방울까지 전부 쏟아내고 나서야 쥐어 잡고 있던 엄마의 뒤통수를 놔 주었다.
"푸하아! 하아.. 하아..."
아!.. 저게 엄마인가? 아니다.. 저 모습을 보라..
색욕과 우수가 겹쳐져 묘하도록 야릇한 유혹의 느낌을 전하는 색기 어린 눈매와 색욕에 발그레해진 뺨...
오똑 선 콧날과 침으로 촉촉이 젖은 입술... 그리고 그 사이에서 가지런히 빛을 발하는 하얀 치아와 그 사이로 뱀처럼 기어 나오는 빨간 혀..
"우웁!"
엄마는 내가 입안 한가득 가득 차도록 싸놓은 정액이 비위가 상하시는지 한차례 헛구역질을 하다 결국엔 목울대를 울리며 삼키었다.
꿀꺽.
그리곤 내 시선을 느꼈는지 허리를 요염하게 뒤틀며 칭찬을 바라는 강아지처럼 날 올려다보았다.
"오빠♥.. 기분 좋았어요?"
살면서 저렇게 색정적이고 음란한 엄마의 얼굴을 본 적이 있던가.. 시발..
"기분 좋았다.. 씨발년.."
내 입에선 이젠 숨길 수 없는 경멸 어린 어조가 내 생각을 넘어 말로서 표출되고 있었다.
'솔직히 내가 틀린 말은 한 건 아니잖아? 미영아..'
하지만 그런 내 말에 엄마는 일어나 내 뺨을 때렸다.
-찰싹!
"어..어떻게.. 그런 말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