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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가 창쪽으로 날아가는 순간 성훈의 얼굴에 촉촉한 한방울 이슬이 묻었고,

유리가 성훈에게 남기고간것은 가슴시리도록 아련한 '아쉬움'이었다.

머리가 복잡해져가만 가는 성훈...

더욱더 생각만해도 증오스런 '신'이란 존재가 자신에게 했던말이 와닿고 있었다.

'선택'....

자신을 저토록 따라주는 악마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주어야 할지...

그녀들의 마음하나하나가 와닿았기에...

그녀들의 진심을 느껴버렸기에...

더욱 헷갈리고, 마음이 복잡해져만 갔다.

그는 이제 무엇이 옳은 선택인지...

그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 수 없게 되어버렸다.

'하아...대체 난 이제 무얼...어떻게 해야 좋은걸까...'

"후우...."

한숨을 푹 내쉬는 성훈...

멍하니...

아무 생각없이 자신의 핸드폰을 열어봤고,

대기화면에 대문작하게 보이는 시간이 보였다.

8시 55분......

'.......!!'

"쒸엣!!!!"

9시 수업까지 5분 남은 상황이었다...

가뜩이나 보컬교수에겐 찍힐대로 찍힌 상태...

달콤하고 아름다운 인상을 첫날부터 남겨주었기에 건수만 걸린다면 학점은 F 확정이었다...

"안돼에 - !!!!!"

혼자서 소리지르곤 쏜살같이 서예종을 향하여 뛰기 시작하는 성훈...

대악마인 루시퍼라도.....

F학점은 무서운거다......

 

***

 

"헉헉헉...헥헥....."

거친 숨을 내쉬며 시간을 확인하는 성훈.

9시 03분.

8분만에 대학에 도착하는 경이로운 인간 성훈...

아니아니 경이로운....

아...그냥 대악마 루시퍼 성훈....

다행히 보컬교수는 아직 입실하지 않은 상태였고,

같은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그저 성훈을 바라보고 있었다.

뭐, 여학생들의 반짝이는 눈은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

창정의 특강 이후 성훈은 이미 여자들에겐 남친 후보 0순위...

남자들에겐 우상과도 같은 존재...

특히나...

"형님 - !!"

성훈에게 친한척 다가오는 떡고물 원추남 수범에겐 말이다...

'뭐, 뭐야...이넘 누구야?'

역시나 남자따위 저장안하는 성훈의 뇌님.

관계를 가졌던 설리조차 이미 아웃오브 마인드인 성훈의 뇌님에게 수범이란 남자따위 저장의 가치가 없었다.

[누규?]의 표정으로 성훈이 수범을 바라보자 멋쩍은듯 큰소리로 웃는 수범...

"아하하하핫 - 형님 장난도 - 하핫 당분간 2학년이랑 3학년이랑 보컬수업 합반이라서 기대된다고 하셨으면서 하하하핫"

다른사람들 들으란듯 큰소리로 떠드는 수범.

성훈과 자신의 친분을 자랑할려는 속셈이었다.

물론 그것은 일방적인 행동이지만...

[뭐라니?]의 표정으로 수범을 무시한체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자리인 맨뒷자리로 이동하는 성훈.

성훈이 맨뒤에 앉자 찰거머리같이 성훈의 옆에 앉는 수범.

'이새끼...게이인가?'

성훈이 인상을 찡그리며 수범을 쳐다보았지만,

오히려 수범은 활짝 웃으며 성훈의 찡그림에 답했다.

오직 성훈에게서 떨어질 콩고물을 겟츄하겠다는 일념으로 간도 쓸개도 모두 팔아버린 수범...

그 열정으로 공부를 했다면 수범은 서울대에 갔으리라...

수범이 성훈의 비위를 상하게 할즈음 앞자리에서 떠드는 남학생들의 잡담이 성훈의 귀에 쏙쏙 박혀들어왔다.

"뭐야? 그럼 니콜 이제 안와?"

"몰라...시바...그냥 그렇게 들었었어..."

"왜?! 흑흑 콜이 왜 안온데??"

"몰라...내가 카라 사장이냐? 어떻게 알어"

"아 - 학교다니는 맛 안나네...."

성훈은 자세한 사항이 궁금해져서 니콜에게 문자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그가....

이 둔한 남자인 성훈이 문자를!

따듯한 걱정의 안부 문자를?!

-왜 안와

역시나 현실은 시궁창...

정확히 목적만을 말하는 성훈...

그러나 반대로 성훈의 문자를 기다렸단듯이 니콜의 답장은 30초도 안돼서 성훈의 핸드폰에 도착하였다.

-성훈이오빠 - ♡ 헤헤 콜이 사장님한테 혼나서 당분간 외출금지예요. 모두 외출 금지래요♡

그랬다...

카라는 사장의 허락없이 천하무적 야구단 서포터즈 활동이란 스케줄을 갔던것이고,

노발대발한 DSP미디어 사장은 분노의 외출금지라는 벌을 내렸던것.

카라의 매니저는 짤림을 겨우겨우 면한체 근신조치와 심할서라는 엄벌을 받았다.

연예인이 함부로 돌아다니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였다.

그런나 성훈이 이 모든일을 알리가 없었으니...

-수고

짧고굵게 답장을 보낸후 교수를 기다리는 도시의 시크남.....라기보단 그냥 개념부족남 성훈.

 

[덜컥]

 

"여러분 좋은아침 - "

웃는 낯으로 들어오는 교수.

 

[안녕하세요 - ] X 불특정 다수의 교실안 학생.

"오늘은 감정을 실어보는 연습을 할꺼예요. 당분간 학교 축제니, 시험이니 바빠서 2학년과 3학년의 합반수업을 추진했는데 괜찮죠?"

 

[네에 - ] X 교수에게 잘보이고자 하는 불특정 다수의 학생.

"자 그럼 오늘은 정인호의 '해요'부터 시작할껍니다. 하루에 한곡씩 총 3번에 걸쳐서 이수업은 진행될꺼구요 -  각자의 자신이 곡을 통해 얻어지는 감정을 살리는것이 기말고사의 실기 시험이 될것입니다. 질문있으신분?"

 

[...]

 

고요하고 잠잠한 교실안...

시험앞에선 언제나 작아지는 학생이란 신분의 존재들...

수범의 존재를 제외하면 성훈은 드디어 약간은 자신이 꿈꾸던 코리안드림인 [평범노말한 시민]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오빠...저랑 점심 먹으러 가실래요? 제가 잘아는 초밥집 있는데...]

[저기 오빠...여자친구있으세요?]

[형...저기 니콜이랑 진짜 사겨요?]

[형님! 존경합니다!!! 당신은 위대하십니다!!]

 

물론 수업시간뿐이었지만...

 

***

 

눈깜짝할새에 2주일이란 시간이 흘렀다.

한국이란 땅에 도착하자마자 성훈을 괴롭히듯 연이어 터지던 사건들은 거짓말같이 지난 2주일동안은 일어나지 않았고,

스케줄로 바쁜 소녀시대도 외출금지인 카라로부터도 어떤 문자나 연락도 없었다.

고로 성훈역시 평범한 대학생처럼 수업을 들으며 지낼 수.......없었다.

방송에 성훈이 천하무적 야구단에서 경기한 장면이 공중파를 타면서 연예인 대학가다로 인터넷을 달구었던 성훈의 입지는 더욱 높아졌고,

그만큼 성훈을 알아보는 사람들도 늘어갔다.

연예인이 아니지만 연예인이된듯한 기분...

성훈은 한국이란 땅이 점점 싫어져갔다.

'여긴 저주받은 땅이야!!! 역시 전쟁이란게 괜히 일어난게 아니었어...흑흑 뭐 이런 거지같은 동네가다있니...'

집에 누워있는 성훈...

학점이고 나발이고 그는 이제 학교에 등교하는것도 두려웠다.

예전엔 그저 멀찌기서 그를 지켜보던 여학생들이 이젠 그가 학교에만 떳다하면 몰려대서 불쾌지수를 무한히 올려주고 있었다.

F받고 그냥 계절학기로 때우겠다는 불손한 사상이 성훈의 머리를 멤돌고 있었다.

 

[뒹굴 - 뒹굴 - ]

 

그저 할일이라곤 방콕뿐인 성훈...

그저 배운 한국가요를 흥얼거리며 이리 뒹굴 저리 뒹굴거리며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녀의 친구라도 - 이노랠 듣는다면 - 그녀에게 전해줘요 내가 아직 사랑한다고 - "

그때...

 

[띠리링 - 띠리링 - ]

 

아직도 기본벨소리인 성훈의 핸드폰이 연락이 왔음을 알려댔고,

번호도 확인안한체 엎드린 자세로 전화를 받는 성훈.

"여보세요?"

"어어 - 성훈아 나 승기형이야"

'승기? 이쇼키는 누구라니?'

"네??"

"하하 - 이거 너무 내가 연락을 안했더니 잊었나? 형이라고 왜 하늘이형이랑 술자리 가졌을때 우리 만났잖아 - "

그제야 성훈의 머리속에 그려지는 한 잘생긴 청년...

"아아 - 네 형! 안녕하세요"

"하하하 - 잊었는지 알았네. 내일 소개팅이거든? 근데 쫌 멋지게 차려입고와줘  - "

"....네에?!"

성훈의 머리속에서 완벽하게....

정말이지 깔끔히 지워져있던 소개팅...

그도 그럴것이 그날 성훈은 폭주상태로 돌입해서...끔찍한 일을 저질러버렸으니...

자신이 상처입힌 써니와 쓰러졌던 티파니의 안부조차 신경안쓰던 무심함의 극치를 달리는 성훈이 지나가듯 말한 승기와의 일을 기억할리 없었었고 싶었다...

그러나 성훈의 뇌님은 이럴때는 똘똘해지시는 존재시나니...

 

[소개팅 자리 하나 놔주고 싶어서. 너정도 외모에 인터넷에서의 인기정도면 이야 - 딱인데? 내가 진짜 좋아하는 동생 소개해주고 싶어서]

 

정확히 승기의 말을 기억해냈다.

'이런 캐새퀴야...이딴건 기억해내지 말란 말야!!'

"여보세요? 여보세요?!"

한동안 성훈이 말이 없자 성훈을 연신 부르는 승기...

승기가 한동안 성훈을 부른뒤에야 성훈은 뇌와의 이득없었던 면담을 끝내고 승기에게 답했다.

"네형...죄송해요...잊고 있어서요..."

"아아 -  걱정마 부담갖지 말고 그냥 뭐...좋은 사람 만난다는 생각으로 오면돼"

승기의 말에 성훈의 뇌님은 또다시 성훈이 원치 않는 회상을 보여주시기 시작했다

 

[미안해 성훈아...그치만 소개팅 상대가 나란말야.......]

 

생생히 기억나는 태연의 모습...

승기가 말하는 소개팅의 상대는 태연임이 확실했다...

'후우...그나마 태연이라서 괜찮은건가? 아니...오히려 그게 더 복잡해질수도....'

또다시 혼자만의 세계에 몰입하는 성훈...

"여보세요?? 여보세요?!! 통화상태가 안좋은가? 여보세요?!"

성훈의 계속되는 회상에 애꿏은 승기만 고생하였고,

다시 멍에서 해방되어 돌아오는 성훈의 의식.

"아..형! 죄송해요..진짜 전화기가 안좋은가봐요..."

절묘한 구라...

그러나 바른생활 사나이자 허당인 승기는 성훈의 구라를 믿었고,

내일 멋지게 입고 나와달란 말과 소개팅의 장소와 시간을 성훈에게 알려주었다.

"장소는 올림픽공원 평화의문 앞이고, 시간은 시작이 2시니깐...1시 30분까지는 와줘 메이컵도 해야하고 바쁘니깐 알았지?"

"네? 네..."

그렇게 방콕을 일삼던 성훈에게 다음날 해야할 일이 생겼다.

소개팅...

이것이 성훈의 꼬인 인생을 더없이 꼬아버릴...

아니 그의 미래를 송두리체 바꾸어버릴 중요한 선택의 장이 될것임을 그는 깨닫지 못했다.

 

***

 

뒹굴거리다 그데로 잠이든 성훈...

 

[띠리링 - 띠리링 - ]

 

"아씨...뭐, 뭐야..."

간만에 딥슬립으로 편히 주무시던 성훈의 고막을 울리는 그의 벨소리에 눈을 부스스뜨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컥컥!! 요..."

잠결이라 메마른침이 기도로 넘어가는 이색적인 경험을 잠시하는 성훈...

그리고 전화기 넘어로 들려오는 귀엽고, 깜찍한 목소리...

"셩후닝 - 헤헷 우리 오늘 만난다며 헤헷"

한껏 들뜬 티파니의 목소리가 성훈의 귀로 흘러들었고,

아직 수면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성훈의 뇌님은 티파니가 무슨말을 하는건지 알아채지 못했다.

"으, 응...이따봐..."

"히힛 - 웅! 성후나 이따가 우리 꼭 파트너하자 알았징?"

"응...파니야 끊어 - 나 바빠서...씻고, 준비하고 나가봐야되서..."

"웅! 성후니 빠빠이 - 헤헷 쫌 있다 소개팅에서 봐 - "

"응...파니야...빠빠이...."

 

[뚝...]

 

통화를 끝낸 성훈은 잠에서 깨기 위해 잠시 멍을 때렸다.

멍을 때리는 동안 돌기 시작하는 성훈의 뇌....

"뭐라고?!!!"

화들짝 놀라며 벌떡 일어나는 성훈.

드디어 티파니의 말에 뭔가 이상한점을 발견했다.

'이따 만나자느니', '파트너 라느니' 이상한개 한둘이 아니었다.

"뭘 이따 소개팅에서봐!!!"

약간은 분노에 가까운 목소리로 외치며 티파니에게 다시 전화를 거는 성훈.

 

[고객님의 사정으로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

 

전화기 너머의 기계누님의 매혹적인 목소리만 흘러나올뿐...

아침부터 패닉의 세상으로 접속하는 성훈...

오늘 그가 하는 소개팅은 태연과의 소개팅이었을터...

티파니가 나온다는게 뭔가 이상했다...

불안한 마음에 태연에게 전화를 걸어보는 성훈.

 

[고객님의 사정으로 전화를....]

 

"아악!! 얘들은 왜 전화를 안받는거야!!"

 

[휘익 - 팍!]

 

분노하며 전화기를 냅다 던져버리는 성훈...

시체마냥 핸드폰에서 밧데리가 분리되어버렸다.

핸드폰의 입장에선 처참한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후우..."

한숨밖에는 성훈은 나오지 않았다.

무언가 잘못되도 단단히 잘못되어가고 있는듯 싶었다.

불안함과 초조함에 그저 머리만 벅벅긁는 성훈...

하지만 이제와서 그가 뭘 어떻게 하겠는가...

그저 터덜터덜 씻으러 들어가는 성훈...

 

[솨아아아아 - ]

 

샤워를 하는 동안에도 성훈의 뇌는 끊임없이 지금 그가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자 노력하였지만,

이 상황을 이해할 적당한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아씨 몰라! 그냥 나가보면 알겠지뭐!"

스스로 위로하는 성훈.

괜찮을거라며 스스로 다독이곤 대강 코디를 한기 시작한다.

그의 의상 컨셉은 '장의사'.

검은 스키니진에 와이셔츠, 검은 슬림넥타이, 검정색의 슬림한 마이를 걸친 그는 완벽한 장례식장 가는 복장이었다.

전체적으로 검은색이 많은 그의 코디는 푸른 그의 눈과 체리레드색의 머리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구두를 신은체 집을 나서는 성훈...

 

***

 

승기와 약속한 1시 30분보다 20분 늦은 1시 50분에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앞에 도착하는 성훈.

'하아....난 정말이지 한국이란 나라가 맘에 안들어 시파...'

신경이 곤두선 성훈...

크게 지금 그의 신경을 건드리는건 두가지 요인이있었다.

첫번째는,

삼성역에서 지하철이란 대중 교통으로 이동하는게 성훈의 실수였다.

지하철에서 이사람저사람이 성훈을 알아보며 사진과 싸인등을 요청했고,

[평범노말의 삶]을 꿈꾸던 성훈에게 그것은 고문과 마찬가지였다.

결국 내려야하는 역보다 2정거장이나 더 가버렸던 성훈...

대한민국은 대중교통으로 어디든 이동할 수 있는 편리한 나라이지만,

그것은 익숙한 한국인들에게 해당하는 이야기...

외국인과 다름없는 무늬만 한국인인...

아니 이젠 체리레드의 머리와 푸른 눈으로 무늬도 한국인이 아닌 성훈에게 대중교통은 너무나 헷갈리고 복잡한 시스템이었다.

그리고 나머지는 현재 성훈의 눈앞에 펼쳐진 토나오는 광경...

'이건 또 뭐야!!!'

성훈의 눈에 들어오는 수많은 세팅된 카메라들...

STAFF란 글씨가 써진 모자를 쓰고 돌아다니는 사람들...

천하무적 야구단 촬영때보다 2배는 더돼어 보이는 촬영장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당혹감을 감출 수 없는 성훈에게 웃으며 걸어오는 이승기군...

"후우 - 아슬아슬했다...와우 - 멋진데? 머리만 조금 만지자. 그리고 이 가면쓰고 저쪽에서 대기해줘 알았지? 그럼 이따봐 - "

성훈에게 스타일리스트 한명을 붙여주곤 저멀리 가버리는 승기...

성훈은 그저 어안이 벙벙하여 멍밖엔 도저히 그의 기분을 표현할 다른 방법이 없었다...

 

[슥슥- - 취이익 - 치익 - ]

 

멍때리는 성훈에게 능숙하게 왁스로 스타일을 연출해주는 스타일리스트...

머리 세팅이 끝난 성훈을 바라보곤 수줍게 웃어보인다...

'역시 남자는 머리빨이야...진짜 인터넷보다 잘생겼다...'

"저, 저기 이거 쓰셔야...해요..."

성훈에게 가면을 건내는 스타일리스트.

성훈은 그저 멍하니 스타일리스트가 건내는 가면을 건내받았고,

스타일리스트 너머의 어떤 인물을 확인하자 멍하던 성훈의 동공에 힘이 들어갔다.

'저, 저녀석은!!'

빠르게 자신이 본 인물에게 걸어가는 성훈.

"그러니깐 여기선...으음...응?!"

자신에게 다가온 성훈을 확인하자 화들짝 놀라는 미지의 존재.

"드랑!"

그녀는 드랑이었다.

우수한 능력을 갖춘 드랑이 이 방송의 총 책임자이자 PD였던것.

"아! 출연자시군요. 그럼 여기부턴 이PD님이 알아서 해주시고요. 성훈씨...던가요? 이쪽으로 오시죠"

침착하게 성훈을 끌고 세트장에서 약간 후미진 곳으로 이동하는 드랑.

마치 성훈을 그날 처음본듯한 그녀의 태도는 연기자 뺨치는 실력이었다.

그녀와 함께있던 조연출감독과 다른 피디들은 성훈이 외친 드랑이란 말이 뭔지 몰랐으나,

외국에서 살다왔다는 성훈의 배경을 통해 그냥 영어겠거니하며 넘겨버렸다.

인적이 드문곳에 이르자 얼른 성훈에게 예를 갖추는 드랑.

"루시퍼님 마족 드랑 문안드립니다!"

그러나 성훈에게 그런 예따위 아무래도 좋았다.

그에게 가장 궁금한것은 지금 이자리가 뭐하는 자리인지...

대체 무엇을 하는 곳인지 그것이 가장 궁금했다.

"됫고됫고! 드랑! 여기 뭐하는데야? 응? 소개팅자리 아니야?"

성훈의 말에 약간 놀란눈빛으로 성훈을 쳐다보던 드랑의 얼굴에 슬며시 미소가 번져갔다.

"네, 맞습니다 루시퍼님. 소개팅이랍니다. 그럼 즐거운 시간 가지시길 - "

계속하여 미소지은체 물러나는 드랑.

성훈은 아무말도 안나왔다.

드랑의 말을 듣고 상황이 이해가서가 아닌,

능글맞게 자신의 말에 동의해버리는 드랑에게 어이가 없었기에...

드랑이 성훈에게서 물러나자마자 촬영은 시작되었다.

"안녕하세요 - 이승기입니다 - "

"안녕하세요 - 현영입니다 - "

"현영씨 오늘 이자리가 얼마나 특별한 자리인지 아시죠?"

"그럼요 추석특집을 맞이해서 저희가 야심차게 준비한 프로그램이죠!"

"이름하여 스.친.스.소!"

"어머 시청자분들이 그 뜻을 아실까요?"

"그럼 함께 외칠까요?"

[스타의 친구! 스타를 소개합니다!] X 2

 

그것을 바라보는 성훈은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안갔지만,

곧 그는 이것이 무엇을 하는 프로그램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오늘은 정말 스페셜하고 특별한 특집중의 특집이랍니다! 그쵸 현영씨?"

"네 승기씨 - 오늘은 출연진은 모두 아이돌로 구성되어 있답니다 호홋"

"아니 현영씨가 왜 웃으세요?"

"에이 - 알면서 호호홋 그럼 남성출연자부터 만나볼까요?"

"그러죠 - 가창력으로 승부하는 아이돌이죠? 요즘은 아담부부로 더 널리 알려진분이기도 하고요!"

"어머 설마 - "

"네! 그 설마입니다! 소개합니다 2AM - 조권!"

소개가 끝나자 경박한 음악이 흘러나왔고,

음악에 맞추어 온갖 오두방정은 다떨며 나오는 조권...

온몸과 엉덩이를 떨며 나오는 조권은...

딱 성훈이 경멸하는 남자의 표본과 같은 인물이었다.

"안녕하세요 - 여러분의 귀염둥이 깝권! 조권입니다 - "

목소리마저 앏은 조권은 성훈의 마음에 안드는 남자의 조건을 모두 갖춘 존재였다.

'그냥 싫다...그냥 마음에 안들어...그냥 싫어...이유없이 싫어....'

이어지는 승기의 소개...

"이어지는 분은 대한민국 짐승돌 열풍의 주인공. 짐승중의 짐승! 2PM 택연 - !"

 

[푸우우우 - ]

 

CO2가스를 뚥고 나오는 신체 건장한 남자...

택연은 스스로의 특기라고 볼 수 있는 겉옷 찢기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조권의 옆으로 섰다.

"안녕하세요 택연입니다 - "

방금까지 남성미를 과시하던 택연은 민망한듯 몸을 움츠리며 인사를 했고,

그런 이중성은 여자 스탭들의 얼굴에 흐믓한 미소가 번지게 만들었다.

"어우 - 근육이 - 어우 - 이야 - "

계속하여 탄성을 내밭는 현영...

MC의 본분을 잊고 아예 대놓고 택연의 찢겨진 옷 사이사이로 보이는 그의 근육을 관찰하고 있었다.

"자자 현영씨 MC본분 잊지 마시고요! 다음분도 만만치 않은 분이십니다! 한국을 평정하고 일본진출까지 성공한 아이돌! 실력은 말할것도 없는 그룹의 리더! G - 드래곤! 권지용!!"

이승기의 소개가 끝나자 흘러나오는 권지용의 쏠로곡 Heartbreaker.

 

[Yo ma heart heart heart heart heartbreaker]

 

일명 메뚜기춤을 뒤며 나오는 권지용.

투명한 노란빛의 머리와 햐얗고 뽀샤시한 그의 피부는 지용이 남자임에도 아름다워보였다.

좋게 말하면 꽃미남이었고,

나쁘게 말하면 기생오래비같은 얼굴이었다.

"안녕하세요! G - 드래곤입니다 - "

손가락으로 피쓰를 만드는 권지용.

"하핫 역시 힙합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시는 등장이시네요 - 그럼 다음분 소개해드릴까요? 현.영.씨?"

반쯤 풀린 눈으로 등장한 아이돌들을 넋놓고 보는 현영을 나무라듯 진행하는 승기.

승기의 말에 현영은 얼른 표정을 고치며 보조 진행을 도왔다.

"아아 - 네! 다음분은 누구시죠?"

"네! 다음분! 이역시 만만치 않은 그룹의 아이돌이십니다! 한국을 넘어 일본! 태국! 아시아로! 한류의 중심! 슈.퍼.주.니.어!! 이특십니다  - !"

이어 나오는 슈퍼주니어의 미인아.

 

[볼까말까, 볼까말까, 볼까말까 나 같은 남자. 본체만체, 본체만체, 본체만체 돌아서 봐도보고봐도, 보고봐도, 보고봐도  - ]

 

이특은 미인아의 안무인 피겨스케이팅 안무를 하며 코믹하게 등장하였고,

아이돌들의 대선배격인 슈퍼주니어의 이특의 코믹한 등장은 촬영장 분위기를 한층 편하게 만들어주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슈퍼주니 - 어예요!"

힘차게 인사하는 이특.

세트장 한구석에서 가면을 쓴체 아이돌들이 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성훈은 혼자 침을 꿀꺽 삼켰다.

지금껏 지켜본결과 이것은 단체 미팅의 분위기였고,

소개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저들은 아이돌이란 연예인들...

자신같은 한낫 일개 시민이 견줄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물론, 그는 루시퍼이지만...

역시 루시퍼로써의 자각따위 평소엔 티끌만큼도 없는 성훈.

또한 그를 더욱 긴장하게 만드는것은 이제 곧 자신의 차례라는 생각이 들었기때문...

그저 본능이 [다음은 너다 알지?]라고 외치고 있었다.

긴장감에 들고 있는 가면을 힘껏쥐며 침을 꿀꺽 삼키는 성훈...

대체 자신은 무슨 BGM에 어떻게 등장해야하는지 감조차 잡히지 않는 성훈은 입이 바짝바짝 타들어갔다.

'시파파파파파파!!! 나 어떻게 - !! 나 어쩜좋아!!! 그, 그냥 밋밋하지만 무음악으로 걸어들어갈까? 하아!! 나 어떻게!!!'

패닉에 점점 정신줄을 놓기 시작하는 성훈...

그러나 상황은 언제나처럼 성훈의 예상과는 다르게 돌아갔다.

"자 그럼 현영씨 이제 남자출연진은 모두 만나봤으니 여자출연자들을 만나볼까요?"

"어머! 승기씨 얼굴에 미소가 한가득이세요?! 호홋 좋아요 그럼 먼저 소개해드릴 팀은 - 허어 - ! 승기씨가 좋아하시겠네요?"

성훈의 등장을 무시한체 진행해가는 승기와 현영...

잠시간 성훈은 당황하였지만, 

이내 성훈은 안도의 함숨을 내쉬었다.

'하아 - 뭐야? 이거 끝나고 난 따로 소개팅하는거구나...아휴...괜히 쫄았네...'

가슴을 쓸어내리며 편히 앉아서 구경하려는 성훈.

성훈이 앉자마자 현영의 소개가 끝났는지 신나는 BGM이 흘러나왔다.

 

[NAna nananananananana nana nanana nananana]

 

활짝 웃으며 뛰어나오는 여성.

"안녕하세료 - 뷕토리아 입니다  - "

90도로 허리를 꺽어 인사하는 빅토리아.

외국여성이라 그런지 한국말이 약간 어색하였다.

"호홋 승기씨 점점 기대가되죠?"

"아후 - 그러게요 fx의 빅토리아씨 다음엔 과연 누가 나오실지 벌써부터 두근두근 가슴이 뛰는데요?"

"자 그럼 다음 출연자 - 보핍!보핍!보핍!보핍!보핍!보핍!보핍! 어 - 우! 나와주세요! 티아라의 지연양 - "

깜찍한 BGM과 함께 고양이 머리띠와 고양이 손모양 장갑을 낀체 등장하는 지연...

성훈은 얼어갔다...

지연...

특수마족 지연의 출연은 결코 좋은 징조가 아니었고,

남자출연자들이 등장할때는 가만히 침묵을 지키던 성훈의 두뇌가 급발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억해내는 티파니의 말...

 

[셩후닝 - 헤헷 우리 오늘 만난다며 헤헷], [히힛 - 웅! 성후나 이따가 우리 꼭 파트너하자 알았징?], [웅! 성후니 빠빠이 - 헤헷 쫌 있다 소개팅에서 봐 -]

 

절망에 빠지는 성훈...

잠시였지만 자신은 이 소개팅에 출연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부셔지는 순간이었다...

'싫어!! 싫어!! 안해!!! 싫어!!!!!'

스스로의 운명을 감지한듯 속으로 '싫어'를 외쳐대는 성훈...

성훈이 그러거나 말거나 촬영은 계속하여 진행되갔다.

"다음 출연자입니다. 아마 승기씨 깜짝 놀라실꺼예요!"

"아니 누군데 그러세요? 저는 이미 충분히 놀라고 있는데요?"

"힌트드릴까요? 라라라라라라 - "

엉덩이를 살짝 흔드는 현영.

현영의 모습을 본 승기도 남자 출연자들도 바로 이번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았단듯 환호를 질렀다.

"정말이세요?! 설마아?!"

"네! 나와주세요 카라의 승연양!"

곧바로 나오는 BGM...'Mr'

 

[la la la la la la - la la la la la la - la la la la la la]

 

엉덩이를 살랑살랑 흔들며 나오는 승연...

승연까지 등장하자 성훈은 더욱더 패닉에 빠져들었다.

'대체....나한테 왜이러는거야!!'

간단히 인사한후 지연옆에 서는 승연.

그리고 천사인 승연은 바로 성훈이 촬영장에 있음을 감지했고,

성훈이 쭈구리고 앉아있는곳을 바라보더니 살짝 벙찐표정을 짓다 이내 활짝 미소지어보였다.

뜨끔하는 성훈...

'모, 못봤을꺼야...그치? 모, 못본거야...이중에 아는 스탭이 있을꺼야...나, 난 아니야...'

성훈은 불안한 마음에 들고 있던 가면을 써버렸고,

얼굴을 가렸다는 행동으로 스스로 위안삼고 있었다.

계속해서 진행되어가는 소개팅...

"자 그럼 다음분 만나볼까요? 에효! 승기씨 입찢어지겠어요!"

"아하하...제가 무슨...다, 다음분은 누구시죠?"

얼버부리며 다음 진행을 촉구하는 승기...

"호홋 놀라지마세요? 대한민국 여아이돌의 중심! 팬숫자만 어림잡아 60만!! 군인아저씨들의 영원한 우상! 소녀시대의 리더!! 태연양입니다 - !! 워우!"

현영의 특유의 콧소리와 함께 흘러나오는 'OH' BGM...

 

[Oh Oh Oh Oh 오빠를 사랑해 ah ah ah ah 많이 많이해 -]

 

소몰이 안무와함께 태연이 깜찍하게 등장하였고,

이로써 성훈은 상황파악이 원치 않게 되어버렸다.

'씨발....나...여기 출연하는거구나....'

"안녕하세요 - 소녀시대의 꼬꼬마 리더! 태연입니다 - 헤헷"

살짝 윙크짓는 태연...

그녀의 시선은 절망에 빠져있는 성훈의 방향이었고,

성훈쪽 남자스탭들은 반쯤 넋이란게 나가버려버렸다.

'태, 태연이 나한테!!'

'소녀시대의 태연이 나를 보고...!!'

착각은 자유라던가....

"와우! 이거 정말 민족의 명절을 맞아서 모두에게 풍성한 한가위겠는데요?"

대본에 없던 현영의 애드립...

그러나 그녀의 애드립만큼 이 자리에 어울릴만한 문장은 없었다.

너무나 빵빵한 출연진...

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아니 이것이 끝이라고 성급하게 판단한 성훈은 앞으로 얼만큼 더 이 방송이 꼬여갈지...

얼만큼 더 절망에 그가 빠질지...

그리고..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 자리인지 티끌만큼도 예상할 수 없었다.

스친소라는 프로그램을 약간 변형시킨 이 프로그램...

제목그데로 이들은...

친구를 데려왔으니깐....

 

***

 

어느세 이승기와 현영을 중심으로 연예인들이 16명이나 서있었다.

남자 8, 여자 8.

그중 다시 8명은 친구의 입장으로 출연하는것이라 가면을 쓰고 있었다.

물론 시청자의 입장에선 그들이 누구인지 대부분 눈치 챌 수 있으리라...

그러나 성훈은 누가 누구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눈썰미 따위 없는 그는 도시의 시크......가 아닌 그저 무신경한 병맛같은 인간.

아니..악마...

"자 그럼 친구분들의 가면을 벗기위한 방법은 알고 계시죠? 이름하여 - "

"너의 매력을 보여줘 - !" X 2

매우 고전적인 진행법으로 오글거리는 진행력을 보여주는 이승기와 현영.

그러나 선남선녀의 출연으로 그들의 진행따위는 이떻든 상관없었다.

그저 바라보는것만으로 너무나 흐믓한 출연진...

물론 성훈에겐 다르지만...

'뭐이리 많이 쳐나오는거야!!'

"출연진과 친구분들의 매력을 보는 시간이고요. 어.떤.방.법이든 다 괜찮답니다 호호홋"

특유의 콧소리와 함께 남자 아이돌들이 모여있는 곳을 쳐다보는 현영..

무척이나 눈에 사심이 가득하였다.

"자 그럼 조권씨 친구분부터 시작해주실까요?"

조권의 친구로 등장한 남자는 애절한 발라드인 '이 노래'를 부르며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였고,

조권은 또다시 원더걸스의 'so hot'을 재해석한 깝치는 춤을...

택연과 택연의 친구는 약간 철이 지났으나 'Again & Again'댄스를...

지용의 친구역시 지용과 함께 지금의 빅뱅을 있게 만들어준 '거짓말' 퍼포먼스를...

특히 그들의 매력발산 시간이 더욱 빛났던것은 우정출현으로 같은 멤버인 TOP과 태양, 대성이 출현해주었기 때문이었다.

이어지는 이특과 이특의 통통한친구는....

코믹댄스를...

역시나 강심장에서 굳어진 그들의 이미지 '개그아이돌'...

그리고 드디어 성훈에게 우려했던 시간이 다가오고 말았다.

"자! 여기서 여자출연자들의 매력을 보기 전에 저희 소친스소의 야심찬 히든카드들이죠?"

몹시 기대의 찬목소리와 눈빛으로 현영을 쳐다보는 승기.

현영역시 승기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그렇죠? 출연진이 이게 끝이라고 생각하시면 오산이십니다. 저희 MC들의 인맥을 동원해서 특별게스트로 2분이 더참가하시죠!"

"제가 모셔온 남성분은 요즘 대한민국의 핫이슈신데 괜찮으시겠어요 현영씨?"

우쭐하며 현영을 도발하는 승기.

그러나 현영역시 자신의 게스트에 자신이있는듯 전혀 밀리지 않았다.

"어머?! 그래요? 하지만 어쩌죠? 제가 데려온 게스트분은 세계의 핫이슈신데요?"

"그럼 한번 모셔볼까요? 나와주세요 - !"

승기가 외치자 성훈의 등을 떠미는 스탭들...

'미, 밀지마!! 내가 나간다 나간다고!! 아놔 젠장!! 결국 나 출연하는거구나...제길..제길..제길..제길!!!'

어정쩡하게 성훈이 촬영장 왼쪽끝에서 걸어나오자,

성훈과 타이밍 맞게 오른쪽 끝에서 걸어나오는 한여성...

성훈과 여성모두 가면을 썼기에 자신들을 초대한 MC와 PD인 드랑을 제외하곤 아무도 그들의 존재를 몰랐다.

수근수근 거리는 출연자들과 그들의 친구...

그러나 태연과 승연 그리고 승연의 친구로 나온 존재의 시선은 성훈에게서 떨어질줄 몰랐다.

"하핫 놀라셨죠? 자그럼 여러분 누구의 정체가 더 궁금하세요?"

"손가락으로 콕! 찝어주세요 - 호호홋"

자신있단듯 웃는 현영.

"하나"

"두울 - "

"셋!" X 2

거짓말같이 모든 손가락이 성훈을 가르키고 있었다.

16개의 손가락이 모두...

자만하게 씨익 웃어보이는 승기.

"훗! 현영씨 어쩌죠? 제가 이겼네요? 세계의 핫이슈셔도 이곳은 대한민국이랍니다 - 하핫! 그럼 모두의 선택을 받은 제 게스트분은 가장 마지막에 공개를 해드립니다! 원래 제일 멋진 선물은 가장 나중에 풀어보는거거든요 - "

승기의 말에 전 출연진은 모두 '에에 - ?!'하며 탄식을 질렀고,

현영역시 못마땅한듯 뾰로퉁한 표정으로 자신의 게스트에게 가면을 벗어줄것을 부탁했다.

 

[스르륵]

[툭]

 

땅에 가면이 떨어짐과 동시에 성훈과 현영을 제외한 모든 인원이 얼어붙은듯 굳어버렸다.

'왜, 왜그러는거야...그냥 이쁜 여자구만...대스타인가?'

"여...연.....기...김연아씨?!"

믿기지 않는단 표정으로 겨우 진행을 하는 승기.

현영의 얼굴은 이제 뿌듯하단듯 활짝 펴졌다.

"네에 - 연아양이랍니다 - 제가 겨우 - 겨우 부탁해서 모셔왔는데 이런 대우를 하시다뇨! 연아양 미안해요오 - "

뿌듯한지 더욱 콧소리를 섞어 말하는 현영.

"아, 괘, 괜찮아요..."

김연아역시 이런 분위기는 처음이라 당황을 금치 못했다.

세계의 피겨그랑프리란 그랑프리는 모두 휩쓸고 다니는 피겨계의 여왕일지라도 이리도 많은 연예인들이 모인곳에서는 당황할 수 밖엔...

자신에게 꽂히는 수많은 시선에 그녀는 풋풋한 21살의 여성으로 변해버린듯 두볼을 빨갛게 불거져갔다.

"그럼 연아양부터 매력발산을 부탁드릴께요..."

"저, 그, 그게...하아.."

한숨을 내쉬는 연아...

모든 출연진은 그녀가 왜그런지 몰랐으나 드랑의 신호로 BGM이 흘러나오자 비로서 그녀가 왜 머뭇거렸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조금만 아파도 눈물나요 가슴이 소리쳐요 그대앞을 그대곁을 지나면]

 

그 노래는 태연의 쏠로곡...

'들리나요'였다..

원곡자 앞에서의 노래...

가뜩이나 부담스러운 자리에 더큰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부르는 사람이야 어떻든 원곡자인 태연은 뿌듯한 시선으로 연아를 바라보았다.

'핏, 역시 나보단 못부르네...'

살짝 미소짓는 태연...

그것은 태연 나름의 썩소였으나, 

워낙 귀염상인 태연의 썩소라 그런지 그 미소는 연아를 인정하는 미소로 받아들여져 훗날 '대인배 태연'이라는 칭호를 얻게 만들어주었다.

"서성이게 해 눈물 짓게 해 바보처럼 아이처럼 차라리 그냥웃어버려 점점 다가설 수록 자꾸 겁이나지만 이 사랑은 멈출수가 없나봐 먼 발치서 나 잠시라도 그대 바라볼수 있어도 그게 사랑이죠 혹시 이기다림이 이 그리움이 닿을때면 들릴때면 차라리 모른척해줘요 그대에게 갈수록 자꾸 겁이나지만 이 사랑은 멈출 수가 없네요"

후반부 클라이막스를 나름 소화해내는 연아.

가수가 아니라는것을 감안해봤을때, 나름 매력어필에 성공하는 연아였다.

연아를 필두로 여성 출연자들의 매력발산 시간이 진행되었다.

"연아양의 멋진 무대였고요 - 다음은 빅토리아양이 저희를 위해 아주 특별한 무대를 준비해주셨다네요?"

"벌써부터 기대되는데요?"

"그럼 지금 시작할까요? 빅토리아양의 무대입니다!"

현영과 승기의 소개가 끝나자 흘러나오는 fx의 BGM...'NU ABO'

[Hey yo]

갑툭튀 하는 루나와 엠버...

에프엑스역시 빅뱅처럼 우정출현으로 자신들의 멤버들을 밀어주려던 계획이었던 것이다. 

"나 어떡해요 언니 내 말을 들어봐 내가그사람의 ONLY 모르겠어요"

자신의 파트를 부르며 미소짓는 크리스탈...

성훈이 가면을 쓰고 있었기에 악마인 그녀는 성훈이 그자리에 있다는것을 깨닫지 못했고,

모르는게 약이란말이 있듯이 그것이 오히려 다행이었다.

아무런 방해없이 웃으며 노래하는 크리스탈...

"참 엉뚱하다 맨날 나만 놀리지 내가 정말 예뻐? 그렇다는데"

출연진은 아니지만 루나는 뭔가 아쉬운지 자신의 파트를 부르며 잠시 2pm쪽으로 유혹하듯 다가가다 휙하니 돌아섰다.

입맛만 다시는 택연의 친구...

그러자...

"독창적 별명짓기 예를 들어 궁디 순디 맘애들면 손 번쩍 들기 정말 난 NU ABO"

빅토리아가 자신의 파트를 부르다 루나를 보며 입맛을 다시던 택연의 친구를 바라보며 인상을 찡그렸다.

움찔하는 택연의 친구분...

 

"Mystery mystery 몰라 몰라 아직 너는 몰라 기본 기본 사랑공식 사람들의 이별 공식 Hysteric hysteric"

모두가 같이 부르는 후렴부에서 가면을 쓴 여성까지 합세하며 fx의 매력발산 무대는 뜨거워져갔다.

빅토리아의 친구로 나온 여성은 안무까지 척척 맞는것이 fx의 기존멤버인듯 했다. 

"달라달라 나는 너무 달라 내맘대로 내뜻대로 좋아좋아 내 뜻대로 NAna nananananananana nana nanana nananana nana nananananananana nanananana NU ABO"

일명 화장하기 안무까지 완벽히 소화하는 빅토리아 친구라는분...

이분...fx의 멤버임이 틀림없었지만,

성훈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아니 그녀들이 연예인이라는것은 알았지만,

그리고 그녀들이 가수라는것은 알았지만,

그녀들중 그가 그동안 잊고 살았던 멤버를 곧 만날것이란건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각성전 그가 먹튀한 멤버를...

풋풋한 소녀에서 어엿한 여자로 바꾸어버린 멤버를... [그리고 작가인 너님이 수위씬 만들걸 땅을 치고 후회하는 멤버지 크크큭]

컥....

 

**

 

드디어 끝나는 fx의 매력발산 시간...

워낙엔 매력발산이 끝나면 출연진들의 심사를 통해 가명을 벗거나, 계속하여 쓰고 있는것이 규칙이었지만,

이것은 기존의 '스친소'를 약간 변형한 프로그램.

남자 출연진들의 친구들역시 아직 가면을 벗지 않은 상태였다.

물론 같은 연예계에서 일하는 그들은 누가누구인지...

연예인들에게 관심이 많은 시청자들이라면 후에 방송으로 이들이 누구인지 알 수 있겠지만,

그러나 성훈은 바뀐 이 규칙덕분에 누가누구인지 전혀모르는 상태...

아아 - 물론 태연의 옆에서 신난듯 폴짝거리며 fx의 춤에 맞추어 이리저리 움직이던 그녀는 알 수 있었지만 말이다...

"오우! 정말 뜨거운 무대였어요? 그쵸 승기씨?"

"하하..정말 할말이 없게 만드시네요 - fx분들의 멋진 무대였고요. 다음도 너무너무 기대되네요!"

"네 다음은 지영양과 친구분의 무대인데요. 지연양과 친구분은 따로 무대를 가지신다네요? 어머 지연양 어디가셨죠?"

"그럼 불러볼까요? 지연양의 무대입니다 - 성인식!"

승기의 소개가 끝나자 흘러나오는 박지윤의 성인식 BGM...

 

[그대여 뭘 망설이나요 그대 원하고 있죠 눈앞에 있는날 알아요 그대 뭘 원하는지 뭘 기다리는지 그대여 이리와요 나도 언제까지 그대가 생각하는 소녀가 아니예요 이제 나 여자로 태어났죠]

 

중국의 전통복인 치파오차림으로 나오는 지연...

붉은 계통의 옷에 다리쪽이 허벅지까지 찢어진 치파오의 특성과 성인식의 안무가 절묘하게 어울리며 앳된 지연의 여성으로써의 매력을 어필하는데 굉장히 효과적이었다.

 

[기다려준 그대가 고마울 뿐이죠 나 이제 그대 입맞춤에 여자가 되요]

 

이윽고 후렴부에 다다르자 가면을 쓴 성훈에게 다가가는 지연...

 

[난 이제 더 이상 소녀가 아니예요 그대 더 이상 망설이지 말아요 그대 기다렸던 만큼 나도 오늘을 기다렸어요 장미 스무송일 내게 줘요 그대 사랑을 느낄 수 있게 그댈 기다리며 나 이제 눈을 감아요]

 

후렴에 맞추어 성훈의 어깨를 한번 쓸어내리는 지연은 더이상 어려보이던 모습이 아닌,

성숙한 여자로써의 모습이었다.

물론, 특수마족인 지연은 가면을 쓴 성훈이 루시퍼임을 알고 일부러 접근한것이고 말이다.

'헤헷 루시퍼님 - 나한테 빠져버리게 만들어야징!!'

 

[그대여 나 허락 할래요 나만을 바라보던 그대의 사랑을 사랑은 너무나 달콤하고 향기로운 거란걸 내게 가르쳐줘요 항상 힘들어하는 그대 가다려 주던 그대 모습 바라보는 내 마음도 아팠어요 하지만 이제 내게 더 기려야 될 이유가 없어지는 날이 온 거예요]

 

섹시한 춤으로 성훈과 다른 출연진 남성들에게도 한번씩 유혹의 몸짓을 보인 지연...

주된 타깃은 성훈이었지만, 방송을 위해서 나머지 출연자들에게도 다가기는 하였다.

귀엽고 깜찍한 이미지였던 지연의 색다른 모습은 남자들의 혼을 빼놓았고,

승기 역시 남자...

눈이 멍하니 풀려버린 승기를 대신하여 현영이 승기파트를 읽으며 진행을 해갔다.

"지연양의 성인식 정말 잘 보았고요! 다음은 지연양의 친구분의 무대를 만나보실까요?"

"..."

계속하여 멍한 상태인 승기...

현영은 그냥 승기를 포기한체 혼자서 진행을 해갔다.

"그럼 지연양의 친구분 무대입니다. 나와주세요 - "

현영의 소개가 끝나자 흘러나오는 2EN1의 대뷔곡 'Fire'...

바나나복장과 꽁지머리를 단체 뛰쳐나오는 지연의 친구라는분...

한눈에봐도 그녀가 누구인지 전 출연진이 짐작할 수 있었다.

물론 성훈은 제외하고 말이다...

 

**

 

[머리가 찰랑찰랑찰랑찰랑 대도록 엉덩일 살랑살랑살랑살랑 흔들어 머리가 찰랑찰랑찰랑찰랑 대도록 엉덩일 살랑살랑살랑살랑 흔들어 미미미미미미미치고싶어 더빨리 뛰뛰뛰뛰뛰뛰뛰뛰고싶어 저 높은 빌딩 위로 저 푸른 하늘 위로 크게 소리리리리리리리 치고싶어]

 

이윽고 끝나는 지연의 친구로 나온분의 무대.

그러나 한가지 이상한점이 있었으니...

성훈의 가슴에 왠지 모를 불안감이 느껴졌다.

성훈은 지연의 친구라는 존재를 알 수도 없었고,

관심도 없었다.

그러나 지연의 친구라는 사람의 무대가 계속될수록 갑자기 마음속에 불안감과 두려움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왜, 왜이러지? 왜이렇게 불안한거야? 뭐야 이 더러운 기분은...'

주먹을 꽈악 쥐어보이는 성훈...

그닥 유쾌하지 못한 성훈은 자기도 모르게 오로라를 약간 방출하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본 태연의 눈에 불안함이 비치었다.

점점 진하게 흘러나오는 성훈의 어두운 검은빛 오로라...

이윽고 PD인 드랑이 성훈의 오로라를 보았고,

잠시 촬영을 중단하였다.

"캇! 잠시 쉬었다가죠 - "

 

[짝짝짝] X 매우 많은 인원

 

서로를 격려하는 의미로 박수치며 분주히 움직이는 스탭들...

서로 안면인 연예인들끼린 가면을 벗으며 서로 인사하기도 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풍겼지만,

인간이아닌 타존재들인 태연과 승연등은 안절부절하며 성훈을 불안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괜찮아?"

주먹만을 꽉쥔체 뻘줌히 서있는 성훈에게 말을 거는 승기.

승기는 성훈이 연예인들이 떼거지로 몰려있는 자리라 성훈이 긴장했다고 생각하였다.

성훈에게 말을 거는 승기를 바라보며 침을 꿀꺽삼키는 태연...

손은 뒷짐진체 노란불빛을 머금고 있었다.

만약 성훈이 승기를 공격한다면 언제든지 자신이 막을 수 있게끔...

"네?! 아하하...그, 그럼요 아하하하하..."

거짓말같이 성훈의 주위에서 오로라가 사라져버렸고,

성훈의 목소리는 평소의 목소리처럼...

그저 당황스러움뿐이었다.

'뭐, 뭐야? 노, 놀랬네...'

가슴을 쓸어내리는 태연...

덩달아 긴장했던 승연역시 안심한듯 빙긋 미소지었다.

성훈의 오로라가 사라지자 드랑은 다시 촬영을 재개해도 되겠다는 판단하에 촬영을 다시금 진행시켰고,

가명을 잠시 벗었던 연예인들은 재빨리 가면을 다시금 착용하였다.

"자 그럼 이번엔 승연양의 무대죠?"

"어머 승기씨 잠시 쉬고나니깐 정신을 다시 찾아오셨네요 호호호"

지연의 성인식 무대때문에 잠시 정신줄을 놓았던 승기를 놀리는 현영.

승기는 민망함에 현영의 멘트를 무시하고 바로 진행을 해갔다.

"이번무대는 합동무대입니다. 참 풍성한 한가위가 되어가네요! 소개합니다! 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