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결정할 때가되었다
칼자루는 영애가 쥐고있다
성민은 톡을 읽었지만 별다는 제스츄어가 없는걸로보아 고민중일것이다
어떻게 알았는지 미치도록 궁금해할것이고 영애의입에서 무슨말이나올지 역시 궁금할것이다
영애의 결론은 하나였다
아니, 결론은 나지않은상태 였고 오로지 희망사항일뿐 되도록 많은재산을 배분받아 보란듯이 살고싶었다
이제 성민은 은주와살든말든 자신은 재만과 새출발하면 된다
재만역시 그의아내에게 톡을보냈고 알았다는 짧은 답장을 받는다
해가 뉘엇뉘엇 저물어가고 하늘엔 석양이 짙게 물들었다
천북항에는 밤낚시를 떠나려는 배들이 채비를 준비중이었고 다들 들뜬분위기에서 떠들썩했다
성민의차가 주차장에 들어섰고 차에서내린 그가 주위를 둘러본다
<어디로가?>
영애에게 전화하는 성민의 목소리가 차분하다
<뉴프린스호 배로와>
배들이 정박해있는쪽으로 발길을옮기자 영애의 톡이온다
[같이와]
어디선가 보고있는것 같았다
은주에게 말을하고 차에서 내리게한다
어느정도 예상을했고 어차피 한번은 부딛힐일이기에 은주역시 마음의준비를 하고있었다
영애가말한 배로가자 일반적인 낚싯배는 아닌듯 깔끔했고 마치 작은 유람선같이 외부가 잘 꾸며져있었다
배주인으로 보이는 남자가 발판을놓고 그들을 맞이한다
<안으로 가셔유>
전형적인 토박이사람 같았다
능글거리는 웃음이 자신을 비웃는거같아 마음이 편치않았고 마치 다알고 있는듯한 표정이었다
문을열고 실내로 들어선 성민과 은주는 호화로운 실내인테리어에 두리번거리며
큰 쇼파에 홀로 앉아있는 영애를본다
<앉아>
그녀의앞에는 와인이 한병 놓여있었고 이미 두어잔을 마신듯했다
차가운말투로 여전히 시선은 와인잔을 바라보고있었다
먼저 은주가 말을걸었고 뒤따라 성민이 입을연다
<영애야....>
<여보>
<여보라고 부르지마>
<...........>
<긴말 안할께 이혼하자>
<여보>
<여보라고 부르지말라고.... 이제부터 나한테 여보라고 부를사람은 당신이아냐>
<미안해 영애야>
<니말은 듣고싶지않으니 조용히 있어줘... 같이부른건 두사람이 같이보고 같이결정 하라는거야>
은주가 눈물을 글썽이며 다가서려하자 손을 내밀어 가로젖는다
<이쯤됐으면 당신이 어떡해야할지 판단이 설텐데>
<그래.... 어떻게할까>
<위자료로 현금50억, 지금 분당집과 제주땅전부 나한테넘겨>
<영애야>
<민재는 당신이키워... 당신닮은 아들조차 보기싫으니까...
새엄마랑 잘아는사이니 어렵지도않겠네>
<..............>
<내가말한것중 한가지라도 싫으면 소송할께... 절반은 건지겠지만 구질구질하겠지?>
<그럴필요없어>
<오호 쿨하시네... 그럼 하루라도 빨리 내집에서 나가줬으면 좋겠어>
<그렇게하지>
<모든 서류정리는 당신변호사를 보내... 더이상 얼굴 마주치기 싫으니까>
<알았어>
<지금 당신이한말, 내가한말 전부 녹음됐어... 필요하면 복사해서 보내줄께>
<이렇게까지 하는....>
<왜? 각오하지 않았어?>
<..............>
<심하다고 생각해? 이혼이... 위자료가?>
<이혼할만큼 심각한건 아냐>
<이혼은싫고 은주랑은 살고싶다?>
<............>
<끝까지 가증스럽군.... 그판단에 도움을 주고싶어지네... 재만씨 나오세요>
등뒤 방문을 쳐다보며 영애가 재만을불렀고 성민은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힘없이 고개를 떨구었다
영애의 다부진말에 할말이 없었다
삐꺽 방문이열리고 재만이 나와 영애의옆에 선다
한손으로 그녀의 어깨에 손을올리고 사람좋은 미소를 짓고있었다
<죽으려고했어.... 당신이나 은주나 전부 꼴보기싫어서 차라리 내가 죽으려고했어
저기저.... 바닷물에 뛰어든걸 이분이 구해주셨고.....
그래도 당신전처 살려준 은인인데 고맙다는 인사정도는 해야겠지?>
성민이 천천히 고개를들어 그를본다
!!!!!!!!!!!!
<아니 유반장님>
<엇.... 대표님>
재만은 지희의남편인 유반장이었다
성민은 그가 왜 이자리에있는지 의아했지만 며칠전 병가를내고 휴가신청했다는 말을 생각해냈다
<아프시다고...>
<그럼 영애씨가 대표님...>
<허허.... 이런...>
성민은 머릿속이 복잡하고 깨질듯 아파온다
처음부터 잘못된 수순이었다
유반장역시 아내의 외도를눈치채 영애와 같은심정으로 죽으려왔다는 말에 자신의 가슴을 한없이 내려친다
지훈과 성부장의 관계를 말렸어야하는 자신이 바보같았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할때 지훈과 그녀의 관계가 없었다면 유반장이 이곳에 오지 않았을것이고
영애는 지금쯤 바다에빠져 죽었을것이다
어떤게 나은건지 정리가되질 않는다
지훈과 지희까지 6명전부 얽히고鰕?웃지못할 일이었다
자신은 지훈의아내를 취했고 지훈은 유반장의아내를, 유반장은 다시 자신의아내와 필연적인 운명으로 만났다
하지만 그들앞에서 성부장의 남자가 지훈이라는걸 밝힐순없었다
유반장한테만큼은 지훈을 숨겨주고싶었다
아니, 지훈을 위해서가 아닌 자신의 보호본능이 더 절실했으리라
어디서부터 엉켜진 실타래인지 가늠하기 힘들었다
<허헛>
헛웃음이 나왔다
유반장역시 애써 태연한척 했지만 많이 당황스러웠다
자신의 안타까운 상황을 이해하고 끌어안아준 성민을 끔찍하게 배신한꼴이 되었다
하지만 그의아내를 구해주었다는 명목하나로 애써 자위하며 쓴웃음을 짓는다
놀란건 영애도 마찬가지였다
유반장이 뭐하는사람인지는 몰라도 남편성민과 밀접한 관계임을 눈치챘다
절대 웃을수없는 상황이었지만 저절로 웃음이나왔다
<손님이 또 오셨구만요>
어눌한말투의 배주인이 문을열고 영애에게 말했다
성민은 직감적으로 손님이 지희라는걸 눈치챘다
아주 끝장을보려는 생각같았다
머뭇거리며 문을여는 지희뒤에 지훈이 놀란 토끼눈으로 들어선다
그역시 지희혼자 보낼수없어 같이왔으리라
성민이 그를 쳐다보곤 깊은한숨을 내쉰다
자신만 말하지않으면 그들의관계가 드러나지 않을거란 생각이 십여초만에 무너졌다
아니, 그전에 자신과 은주의 관계를 더이상 숨길수없다는 난처함에 나온 한숨이리라
재만이 어느새 영애옆에 나란히 앉아있었다
<이제 전부 모였군요.... 후훗 지훈씨였어요?>
영애가 낮은톤으로 짧게말했고 불쌍하게만 여겼던 지훈이 재만이 죽고자하는 원흉이었다니 웃음이나왔다
지희가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재만을 쳐다본다
아직 사태파악중인 지훈은 여전히 어리둥절한 얼굴일뿐이다
<여.... 여보>
<일단앉아.... 김실장님도 앉으세요>
지희가 놀란표정으로 재만을 쳐다보며 불러보지만 그는 사무적인말투 뿐이었다
한참을 입구에 서있던 지희와 지훈이 성민의 반대편 자리에 앉았다
마주앉아있는 은주가 고개를 처박은채 전혀 예상하지못한 일에 당황해했고 그모습을 지훈은 의아해한다
침묵을깨고 영애가 말한다
<재만씨 아내분이 지훈씨랑 엮여있을줄은 또몰랐네요>
<영애씨... 이게 어찌된거예요? 성민아.... 당신은또 왜 여기있어?>
<지훈씨 진정하세요... 천천히 말씀드릴께요>
영애가 흥분한 지훈을 진정시키자 재만이 입을열었다
성민과 은주는 여전히 고개를숙인채 미동도 않고있었다
<모두들 짐작하신 그대로입니다... 저도 오늘.. 아니 지금 이자리에서야 알았네요.....
김실장님 아내분과 윤대표님의 외도로 영애씨가 상처를받아 죽으려했고
제가 우연히 발견해 구해드려 어젯밤 같이지냈습니다...
제처역시 다른남자가 있다는걸 알았지만 그게 김실장님인줄은 몰랐구요....>
재만의 차분한말에 모두들 조용히 듣고만있었다
이상황을 가장늦게 알아챈 지훈의마음이 착잡했다
아내에게 뭐라고 큰소리라도 치며 따지고싶었지만 자신역시 유사장의 아내와 불륜관계였다
또 그것때문에 유사장은 지희를 호출했던 것이고 혼자 보낼수없어 따라온것이다
유사장앞에서 은주의 행동만을 탓할순없었다
그들은 각자의 속마음은 접어둔채 한시라도 빨리 이자리를 벗어나고 싶었다
아무도 당당한사람은 없었으며 영애와 재만외에는 그누구도 입을열수없었다
그들 두사람은 각기 배우자에게 버림받은 피해자였지만
그들역시 상처받은 괴로움으로 죽으려했다는것 말고는 이미 불륜관계였으니
엄밀히 따지면 이들보다 떳떳할것도 없었다
<영애씨를 알게된지 겨우 하루도 안지났지만 저희는 서로가 절실히 필요하다는걸 알았습니다
미래를 약속했구요... 다시 태어난 마음으로 아껴주고 진심으로 사랑해줄거예요
어제일로..... 서로 많이 의지하게 됐습니다>
재만이 또박또박 말을 이어갔다
<윤대표님이나 제아내가 반대해도... 아니, 반대할수 없는 입장이겠지만.... 우린 결혼할겁니다
이미 약속했어요.... 이제 당신들 의사를 듣고싶습니다>
<맞아요... 우리는 내목숨보다 서로를 아끼고 사랑할거예요...>
영애의 똑부러진 말투에 성민의 입술이 부르르떨린다
지훈의 눈이감기고 지난세월을 회상하듯 한숨이나왔다
은주와 지희는 여전히 고개조차 들지못한채 죄인처럼 손을 모으고있었다
<그렇게 결정했다면 그렇게해.... 내 거취는 내가 알아서할께>
<아니, 이자리에서 결정해주길바래... 그게 은주에대한 예의아니야?>
영애의 날카로운 지적에 다시금 힘들게 입을열었고 그의얼굴을 슬쩍 은주가 쳐다본다
<은주씨하고 상의해봐야지 혼자 어떻게 결정해>
<됐다..... 성민이 너는 저여자랑살아... 난 지희씨랑 살께... 이렇게되면 전부 공평하네>
<여보......>
<하핫.... 아직 여보이긴 하나보네... 어떻게 당신이 그럴수있지? 그것도 성민이랑?>
<당신은요? 당신은 뭘 잘했어요? 나가서 바람이나피고>
<그만들하세요! 김실장님은 어떻게 제처와 그럴수있습니까? 그러라고 일가르쳐 주라고했나요? 이자리에서 떳떳한 사람은 아무도없습니다..서로 자기얼굴에 침뱉지마세요....
여섯명 전부 피해자이자 가해자일 뿐이예요>
자칫 흥분할수있는 분위기를 재만이 제압시킨다
피해자이자 가해자... 모두에게 성립될것이다
누구한명 토다는사람 없다는건 모두들 그의말을 인정하는것이었다
이젠 돌아가서 각자 결정을 할것이다
진심으로 서로를 사랑했다면 이일이 좋은계기가 될수있을것이고
그렇지않다면 서로에게 짐이될수도 있었다
<알아들었으면 이제모두 돌아가세요... 우린 이배로 신혼여행 떠나야 하니까>
영애가 차갑게 말을던지며 재만의손을잡고 안으로 들어간다
남아있던 네명은 서로 바라만볼수밖에 없었지만 어제까지 자신의 아내였던 여자가
다른남자와 신혼여행을 간다는 믿지못할 상황에 성민이 쓴웃음을 짓는다
항구의 어느횟집에 둘러앉은 네사람의 표정이 좋지않았다
술한잔하자는 지훈의 제의로 들어오긴했지만 자리에 앉을때부터 그들의 갈등은 시작되었다
은주는 남편옆에 앉아야하는지 성민옆에 앉아야하는지 고민했고 어디를앉든 이자리가 끝나고 돌아갈때
누구의 차를 타고가야하는지 쉽게 답이 생각나지않았다
<난 이자식옆에 앉기싫으니까 당신이 그쪽에앉아>
지훈의 한마디로 자리배치가 끝났다
여자는 여자끼리 앉고 지훈과 성민이 나란히앉으면 될일이었지만 지훈이먼저 감정을 드러낸다
<미안하다 지훈아>
<이것도 죽은 부모님에대한 복수냐>
<미안하다>
<됐다..... 마음떠난여자 관심없다... 이제 니가 데리고 살든지 말든지해>
<지훈씨.....>
<후훗... 여보라고 안하네>
<미안하단말은 안할께... 어차피 이상황에서 회복하긴 힘들거구....>
<언제부터야>
<왜라고 묻는게 먼저아냐?>
<남녀가 바람피는데 이유있겠어? 나보다 나은가보지>
<서너달..... 됐어...>
<다행이군.... 우리애들 친자확인은 안해도 되지?>
<지훈씨>
<술이나마시구 다뒈져버리자>
소주잔가득 술을부어 단숨에 비워버린다
성민도 자신의잔에 소주를따라 똑같이 마신다
불안해하듯 그모습을 쳐다보는 지희가 소리죽여 은주에게 말한다
<사모님... 죄송해요..>
<누가 사모님이예요? 지희씨가 뭘 잘못했다고 저여자한데 죄송해요?>
<그래도.....>
<아무말마세요... 지희씬>
지훈이 큰소리로 지희에게 화내듯이 말하자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듯한 표정이되었고
은주가 물컵을 만지작거리며 눈을 치켜뜨고 지훈에게 따진다
<편드는거야? 흥 웃긴다>
<너와는 근본적으로 달라... 남편 벌어다주는돈으로 펑펑쓰며 노는여자랑
생계때문에 악착같이 노가다판에서 버는여자랑은 달라 까불지마>
<그럼 돈이나벌지 남자는왜꼬셔?>
<유치한소리 하려거든 나가... 내가꼬셨어.. 그래 꼬시는데 6개월걸렸다 왜?
너는 몇번만에 저새끼꾀임에 넘어갔는지몰라도 적어도 너처럼 싸구려는 아냐>
<어머....>
<지훈아>
<왜? 저여자가 꼬신거니? 아님 니가꼬셨어? 그래 몇번만에 꼬리치고 앵기든? 하루? 일주일?>
<왜이래 목소리낮춰>
<쪽팔리긴 한가보네.... 여자가 그리도없었니?>
지훈이 연거푸 소주를 들이키고 술잔을 바닥에 소리나게 내려놓는다
그참에 술방울이 튀어 그의바지와 얼굴에 튀었고 지희가 재빨리 손수건으로 닦아주었다
<열녀났네>
<은주씨도 그만해요>
그모습을 아니꼽게 쳐다보던 은주의 비꼬는말을 성민이 제지시켰다
더이상 이자리는 의미가없다고 판단하고 지훈에게 말한다
<지훈아 오늘은 그만하자... 다음에 정리해서 다시보자>
<나도 니들얼굴 쳐다보며 술먹기싫다 꺼져>
<은주씨는 내차로 친정집에 내려줄께>
<장인장모님께 새사위 인사도 드리고>
<지훈아>
<그리고 너! 니현장 물건 언제뺄지모른다 각오하고 준비해라>
한창 공사중인 송도현장의 공정을 갑자기빼버리면 공기에 차질이 생기는건 불보듯 뻔한일이었다
물론 다른업체로 대체하면 되겠지만 그큰물량을 급작스레 맞춰줄업체도 없고
자재의 시리얼이달라 뜯어내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한다
계약위반을한 지훈의책임이 먼저겠지만 지훈의손해에 비해 열배, 백배이상 타격이 돌아갈것이다
정말로 지훈이 독한마음을 먹는다면 이현장을 마지막으로 건설업에서 손을빼야하는 처지가 될수도있다
<그런일은 없길바랄께>
<물론 그래야겠지.... 내 조건을 만족시킨다면>
<뭔데>
<저여자 데리고가... 지금 입고있는옷 외엔 집에서 더이상 가져갈거 없어
아이들은 내가키워.... 딴남자 좆에 환장한 엄마한테 못맡기지 절대>
<흐흑....>
아이들얘기에 은주가 감정을 추스리지못하고 울음을 터뜨린다
맨몸으로 나가라는 소리였다
소송을한다면 같이산 세월이있어 절반가까이는 얻어낼수있지만 나중일이었다
성민이 그녀의 가방을 집어들며 일어났다
<그럴께..... 은주씨 가요>
훌쩍거리는 은주를부축해 자리를 떠났다
마음속 한쪽이 허해진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일인지 너무도 복잡하게 물려있다
친구의여자와 바람을피면서 친구인 자신에게 복수한다고 했다
그런 파렴치한놈에게 무릅까지 꿇으며 용서를빌엇다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도무지 이해가되질 않았다
<지훈씨..... 흑흑...>
한참을 울먹이던 표정으로 그모습을 지켜보던 지희가 울음을 터뜨린다
지희역시 똑같은 상황일텐데 자신의 입장만 내세운게 미안했다
지금 그녀는 남편에게 미안하고 지훈에게 민망할것이다
딴놈좆에 환장했다는 은주에게 퍼부은말이 지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는거란 생각을 하지못했다
<미..... 미안해요..지희씨.....>
<흑흑......>
옆에있는 지희의 어깨를 감싸안았다
들썩이며 울먹이던 그녀가 지훈의 가슴에 안겨온다
<이배로 어디까지 갈수 있어요?>
석양이 물들은 바다를 유유히 거르며 영애와 재만은 뱃머리에앉아 와인을 마시고있었다
나란히앉은 재만의어깨에 살포시기댄 영애가 재만에게 묻는다
<글쎄...... 외국은 못가겠죠>
<우리.... 이배에서 내리지말아요>
<안내리고 쭉~~ 여기서 살자고요?>
<그랬으면 좋겠어요>
<영애씨가 그러고싶으면 그렇게해요.... 근데 이배 렌트비가 만만치 않을텐데>
<까짓거 사버리죠 머 호호>
두사람은 지난 괴로움은 다 잊은듯 밝은표정으로 대화를나눈다
성민과 지희일행이 모두 돌아간뒤 그들의 뒷모습을보며 객실에서 뜨겁게 사랑을 나누었다
그것이 그토록 흥분되고 두사람의 기분을 달뜨게할줄 몰랐다
승리자가되어 고향에 돌아오는 느낌이 이런것이리라
점점 노을이 진해지고 두사람의 모습도 어둠속에 가려진다
- 22 -
## 1년후
<파주댁이 위급하시다... 너를 보고싶어 하시는구나>
회사에서 성민은 고모의전화를 받는다
파주댁이라면 성민이 어려서부터 어머니를도와 집안일을 해오던 아주머니였다
집안일뿐만 아니라 성민의공부도 봐주었고 뒤치닥거리까지 전부 도맡았기에
성민이 이모라부르는 파주댁은 또다른 어머니같은 존재였다
말을할수없는 벙어리였지만 처음부터 벙어리가 아니었다
어머니가 산에 목메달아 죽은후부터였고 그후로 아주머니의 말을 들은사람은 없었다
처음 시신을 발견한사람이 파주댁아주머니였기에 그충격으로 말을 잃었다고 사람들이 수근댔다
어머니와 비슷한 나이였고 부지런하며 심성이착해 어머니를 비롯해 많은사람들이 아주머니를 좋아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성민이 고모집으로 들어갈때 갈곳없는 아주머니를 같이 데려간것도 그이유에서였다
이제는 환갑이넘고 병이들어 고모의 병간호를 받고있지만 항상 죄스럽다는말을 하곤했다
몇해전 고모부가 돌아가실때에도 3일밤 4일낮을 꼬박 상주자리에서 떠나질않았다
그만큼 은혜를 생명처럼 여기는 사람이었다
3~4년전 명절때 잠깐본게 마지막이었다
<네? 얼마나 아프시길래요>
<요즘 많이 안좋아졌는데 너 바쁠까봐 일부러 얘기안했다>
<지금 갈께요>
전화를끊고 급히 고모댁으로 차를몰았다
처녀의몸으로 남의집살이하면서 시집도못간채 홀홀히 죽어가는 모습이 애처로웠다
비록 고모와같이 늙어가면서 늦으막히 편하게 인생을 누리고 있었다지만
피붙이하나없이 쓸쓸하게 돌아가야하는 모습이 성민에겐 가슴아픈 일이었다
누워있는 아주머니는 다행히 의식이 남아있었다
<언니... 성민이왔는데 일어나볼라우?>
힘겹게 눈을뜨나싶더니 성민을알아본 아주머니가 소리없이 눈물을흘린다
그앞에 털썩 주저앉은 성민이 아주머니의 손을잡아 어루만진다
<이틀째 아무것도 못넘기시네.... 너만찾고..>
<진작 연락주시지 그러셨어요... 병원에서는 뭐래요>
<........ 준비하래서..... 힘들단다...>
<이모.... 이모? 저 알아보시겠어요?>
성민의 외침에 겨우 고개를 끄떡인다
양쪽 눈에선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무언가 말을하려는듯 자꾸만 입을열어 움직이지만 소리도 나오지않았고 들으려고하는 사람도없었다
아주머니가 잡고있던 성민의손에 힘을주어 당기려들었다
<너한테 할말이 있나본데...>
성민이 눈물을 닦아주며 입가까이 귀를 가져다댄다
웅얼웅얼 무언가 모기소리만큼 들렸지만 알수없었다
<사실 몇년전부터 말을하기 시작했어.... 하루에 두서너마디가 전부였지만
절대 자기가 말한다는걸 비밀로하라네.... 비켜봐라....>
수십년을 같이지낸 고모가 성민을 밀어내고 아주머니 입가에 머리를댄다
역시 말을안한거지 못하는게 아니었나보다
그 긴세월을 말한마디 안하고 어떻게 지냈는지 알수없는 노릇이었다
<니부모..... 죽인...... 사람....은...... 김씨...>
고모가 한글자한글자 따라읽어준다
이제와서 부모님얘기를 다시꺼내는 이유가 의아했다
김씨라면 지훈의 아버지를 말하는듯 했는데 다아는일을 세삼 꺼내는의도가 궁금했다
<김씨가......아니라....... 강.....강씨.....>
!!!!!!!!!!!!!!!!!
강씨가 누군지 생각이나질 않았다
아니, 생각하고싶지 않았다
그당시 그자리에 강씨라면 강회장밖에 없는데 지금 이모가 무슨말을 하는지 몰랐다
<그....사....람이...... 그날...... 니엄마...... 욕보...이고..... 니...아부..지.....죽였.....어...>
이모가 잘못알고있는게 분명했다
아버지의 절친이자 죽은 친구의자식을위해 물심양면 도와준 사람이었다
다른사람도 아닌 강회장이 어머니를 강간했다는건 좀처럼 이해가되질 않았다
고모역시 놀란표정으로 고개를들어 성민과 아주머니를 번갈아 쳐다보곤 다시 귀를댔다
<나...한테...... 들켰..어........... 부엌....에서..... 칼을들고.... 나한테.... 협박....했어.....
평생...... 아무...말...... 하지... 말랬.... 그...칼에..... 이미..... 피가.....묻어있...었어....
니.... 아부..지..... 죽이..고..... 온....거였어.....>
아주머니의 힘겨운말은 계속됐다
<공사장.... 똘이...가........ 죽이..는거...... 봤다고....... 나한테.... 말..했는데....
그.... 다음날..... 없어졌어.... 똘이도....... 강씨...강씨가..... 죽였어....>
어떻게 이런일이 있는건지 알수가없었다
아주머니 말이 사실인지 거짓인지가 중요한게 아니라 그때 그사건이 아주머니입에서 나왔다는 자체였다
까지끼고있는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한..마디...라도.....하면..... 나는..물론... 성민이..... 너까지.....전부...... 죽인댔어.... 끄.....윽>
아주머니는 힘에부치는지 숨을 크게 몰아쉰다
눈동자가 촛점을잃고 이곳저곳으로 흔들리자 다급해진 고모가 눈을감기고 입을막아 애써 진정시킨다
<언니 그만말하고 쉬어 응? 큰일나겠어>
고모의 말에 또한번 숨을 들이쉬고 고개를 옆으로 젖힌다
아직도 껄떡거리며 침을삼키려하자 급히 물한모금을 입에 넣어준다
아주머니는 자신보다 친조카같은 성민이 죽는걸 막고자 이날까지 비밀을 지켜온듯했다
하지만 그녀의말이 사실이라면 그토록 많은사람을 죽였으면서 아주머니는 왜 살려두었는지 궁금했다
또다른 이유가 분명히 있었겠지만 목숨이 오락가락하는판에 재촉할수없었다
<이게 뭔일이니..... 강회장이.... 니아부지 친구 강회장이 어떻게 그럴수있니.... 오빠.....흑흑..>
<뭐가뭔지...... 이제껏 지훈이 아버지가 저지른일로 알았는데...>
<그친구한테는 뭘로갚니.... 이런세상에.... 흑흑...>
어처구니없었다
지금까지 믿고 의지해왔던 아저씨가 진짜범인이라니 도무지 실감이 나질않았다
돌아가신 고모부생각이 간절하다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눈앞이 캄캄하다
<으.......>
아주머니가 고개를 다시들고 눈을뜬다
이미 눈동자가 풀려있었고 잡고있던 고모의 손을당겨 가까이 오게한다
재빨리 몸을貶?아주머니입에 귀를 바짝댄다
<그날..............부터.............끄...윽...... 난.......... 저녁...........먹고..........
강씨.........한테..............가야했어..............끄윽..... 강씨가............. 매일......... 날........
매일.................꺼......억..........범했어......
강씨......... 이사........갈때.....까지............. 3년....동안..........끄.....윽.........커억>
말하는 텀이 눈에띄게 길어졌다
아주머니의 고개가 크게 젖혀지고 숨을 들이쉬려고 애쓴다
고모가 다시 물한모금을 넣어주자 입맛을 쩍쩍 다시고 성민을 쳐다본다
눈가엔 더이상 흐르지않는 눈물방울이 맺혀있었다
<성민.........아............. 꼭............. 꼭.......... 복수..............흡>
아주머니의 고개가 힘없이 떨어졌다
성민과 고모가 다급하게 그녀를 부른다
<어..... 언니.....>
<이모 이모 이모.....>
고모가 그녀를 흔들기도했고 잡고있는손을 꼬집어보기도 했지만 한번 떨어진고개는 다시 일어서지않았다
착한 심성탓에 강회장의 협박을 이기지못하고 그의 지시대로 3년동안이나 성노예생활을 한듯했다
매일밤마다 악몽같은 강간이 이루어졌을테고 그녀의 심성으로볼때 자살하지 않은게 신기할 정도였다
오직 성민이 성인이되어 스스로 자신을 지키는날이 올때까지 그모든걸 참고서라도 살아야하는 이유였다
복수해달라는 마지막 유언을 남긴채 평온한표정으로 죽음을 맞이했다
이말을 남기려 그토록 질기게도 목숨을 유지시켰나싶은 마음에 성민은 한없이 눈물을 흘린다
<언니.... 엉엉엉.......>
<흑흑........ 이모.....>
자신의 범행을 숨기려 막노동하던 또다른친구인 지훈아버지를 범인으로몰고 죽게했다
자백하는 과정에서 혀를 깨물어 자결했다지만 그또한 거짓이었고
그의어머니 역시 어린 지훈을 남기고 죽을만큼 심약한분이 아니었다
어디까지 강회장의 비밀이 숨어있는건지 끓어오르는 분노가 성민의 몸을 떨게한다
아주머니의 죽음으로 더이상의 내용은 알수없지만 한가지 확실한건
성민 자신의부모와 지훈의부모 모두가 그의 행동으로 죽었다는 것이다
이제 어떻게 어디서부터 지훈에게 말을전할지 머리가 아파온다
<오늘밤 못들어갈듯싶어.... 어릴적 동네아주머니가 돌아가셨다네>
<어머 그래요? 어떡해>
<친척한명 없는분이니 그냥 내일아침 발인할건가봐.... 갔다가 바로 현장으로 갈거야>
<손님별로없으면 일찍 주무세요>
<응.... 당신도 잘자>
지훈이 초저녁에 성민의전화를 받았다
현장일이 아니면 거의 통화할일이 없었지만 이날은 예외였다
<무슨일이야?>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파주댁 이모라고.... 어릴적 우리집에서 일하던분인데>
<알지... 항상 웃던아줌마>
<아는구나.... 돌아가셨다...... 주위에 아무도 안계셔.... 니가 와주었으면 좋겠다>
<내가 왜 가야하지? 강회장님도 알텐데 연락하지그래>
<안돼>
단호한 성민의 외침에 지훈은 의아했다
누구보다도 성민의 집안과 친했던 강회장이라면 역시 잘 아는사이일텐데 저리 거부하는 이유를몰랐다
<싫으면 관두고.... 끊자>
<너한테 할말도있어... 중요한 얘기야..... 그리고 강회장님은 절대안돼>
<무슨소리야>
<일단 와서 얘기하자 꼭 와야해.... 고모님도 기다리고계셔>
성민의 고모님이 기다리고 강회장은 절대 안된다는말은 지난 부모님의 얘기인줄 느낌으로 알아챘다
서둘러 현장에서 빠져나와 사무실로 들어갔다
<잘 되고 있어?>
사무실에 돌아오니 송비서가 묻는다
<뭐가?>
<전부>
<잘되고있어>
<뭐가?>
<전부>
<성부장말야>
<성부장 뭐?>
<잘되고 있냐고>
<잘되고 있다니까>
<뭐가잘되는데?>
<뭐가 잘되냐고 물은건데>
<야 됐다>
<킥킥킥>
묻는 송비서나 대답하는 지훈이나 장난끼 가득했다
언제나 이들은 뭐든지 진지하게 얘기하지않았다
1년전 그일이 있은후로 지훈은 성민의건물에서 나와 새로이 사무실을 차렸다
사무실이래봐야 송비서혼자 처리해야할일 뿐이었고 쓰리룸식으로된 빌라의 꼭대기층에
송비서의 편의를봐서 그녀의 집근처에 얻었다
거실은 지훈의 책상과 쇼파가있는 응접실이었고 방하나는 송비서의 사무실이었다
다른방하나는 침실로 꾸며졌고 거실을통해 넓은 테라스로 나갈수도 있었다
답답한 건물속보다는 한결 여유있어 지훈이나 송비서 모두좋아했다
<잘지내.... 니안부도 묻더라>
<요즘도 매일해?>
<켁>
<난 요즘 하루씩 걸러>
<에브리데이라며>
<이새끼도 바람피나바>
<이새끼도? 또 어떤새끼가 바람피는데?>
<너>
<켁>
<하자... 어제 안했어>
송비서가 옷을벗으며 침실문을 열었다
이사온이후로 지희는 더이상 출근하지않았고 집에서 임신을 준비중이었다
하지만 1년이되도록 그들은 임신하지못했고
검사끝에 이전 유사장과의 사이에 불임의원인이 지희였다는걸 알게된다
방해할사람없는 사무실에서 제세상만난 송비서는 일주일에 한번꼴로 지훈을 잡아먹으려 덤벼들었고
요즘들어선 2~3일, 3~4일씩으로 간격이 줄어들었다
남편이 안해주는만큼 지훈과 꼭 횟수를 채워야하는 여자였다
<내가 니 세컨드같다>
<아냐그럼?>
<씨발 말이나 바로하자... 세컨드가 월급주냐?>
<시끄러 이럴려고 이사왔자나>
<야 그건 성민이......흡>
어느새 브래지어차림으로 변한 송비서가 지훈의 입술을 훔쳤고 한손은 지훈의 바지지퍼를 열며
다른손으론 자신의 치마지퍼를 내린다
뒷걸음질치며 침대쪽으로가던 지훈이 그녀의 젖가슴을 움켜쥔다
<젖이 더 커진거같다?>
<낼모레 시작해>
<생리전에 더땡겨?>
<넌 생리할때마다 그얘기더라?>
<한달에한번이자나.... 까먹을만도 하지>
<그머리로 어찌 그큰공사를 하니>
<그머리랑 그머리랑은 다르지>
<빨아줄래 빨아줘>
<빨아줘>
침대에 다다른 지훈이 종아리까지 내려온 바지를 벗어던지고 팬티를 끄집어내리자
송비서가 그의가슴을 밀쳐 눕게만들고 마저 벗겨버린다
<조아영 또 전화왔는데>
<못한다고하지>
<그랬지.... 그래도 해달래..... 쭙>
살고있는땅이 재개발되어 30평의택지와 약간의 보상금을 받았지만 집을지을만한 여력은없었다
그도시 규정에따라 1층엔 상가가있는 4층건물을 지어야했지만
모아놓은 돈이있다면몰라도 보상받은돈만으론 많이 모자랄것이다
동네사람들은 농사를 짓고있었기에 더많은보상과 택지를 받았지만
남편이 위암으로 투병할때 모든걸 팔아치워 가진거라곤 딸랑 살고있는집이 전부였다
겨우 30대중반에 미망인이된 조아영은 화원을 운명하며 어린두딸과 살고있었다
십여년전 주택을 한채 지어준적이 있었는데 그당시 건축주의 친구였고 지훈을 강력히 추천한듯 했다
남편이 죽기전까진 여유로운 생활을 해서인지 아직도 그녀는 고급스러움을 간직하고있었다
큰키에 잘뻗은 각선미와 발달된 가슴, 엉덩이는 뭇사내들의 시선과 유혹을 한몸에받기에 충분했다
지금은 건축일을 안하니 공사를 해줄수 없다는데도 막무가내로 두달째 지훈에게 조르는 중이었다
<지어주고 한번 따먹지그래? 쭙>
<내가 개냐 아무나 줏어먹게>
<아무나 다먹자나 쭈룹>
<시끄럽고 쫌 깊게 넣어봐>
<웁>
사실 그녀는 남자라면 누구든 침대에세 뒹구는상상을 할정도로 섹시했고 아름다웠으며 고급스러웠다
지훈역시 그런생각을 안하진 않았지만 은주와이혼후 지희와 알콩달콩 새살림중이라
다른마음을 가지고싶지 않았었다
실제로도 지희는 지훈의 몸과마음을 채워주기에 충분했다
다만 시도때도없이 달려드는 송비서때문에 지희에게 소홀하게되는 기분은 어쩔수없었다
지훈이 송비서의 머리를잡아 목구멍깊이 찔러넣는다
<푸하..... 오늘 왜이리 딱딱해... 조아영 생각한거야?>
<몰라 얼른꽂아.... 초상집 가야돼>
제주에서 처음 송비서와 관계를 가진후 그녀는 점점더 노골적으로 지훈을 유혹했다
자기몸도 철저하게 관리유지하는듯 날이갈수록 몸에 탄력이붙었고 그만큼 성욕도 강해졌다
통통했던 애기집은 근육으로발전해 자지가 쑤셔질때마다 식스팩으로 변했다
안그래도 조여왔던 질의 조임역시 눈에띄게 더욱좋아졌고 젖가슴이 약간 줄어든것외엔 모든게 만족이었다
분명 집에있는 지희와는 다른 무엇이 있었다
송정아의말에 조아영의 모습이 떠올랐고 잘빠진 그녀의몸매를 생각하니 더욱 불끈거렸다
<아흑..... 왠일이니....... 너무커>
그녀가 누워있는 지훈의몸으로 올라가 똥눗는자세로 삽입했다
홀랑벗은몸에 달랑 브래지어만이 걸쳐져있는게 보기좋았다
<너오늘 유난히 시하다>
<흐읍.... 몰라... 아퍼.....>
<니보지가 좁은거야.... 무슨운동을 하길래 점점더 좁아지냐>
<하체운동 몇가지지..... 하앙.....>
<암튼.... 노력하니까 먹어주는거야... 계속 노력하도록>
<후우.... 아....빨아줘..>
위에서 엉덩이를흔들며 손을뒤로해 브래지어를 풀러내고 젖가슴을 지훈의 입쪽으로 가져간다
운동하며 가슴살이 약간빠진게 아쉬웠지만 처음부터 워낙 크고 볼륨감이 있던터라
매일 만져보는 사람 아니고는 알수도 없을정도였다
모르는사람이보면 에로영화배우로 착각할 정도로 글래머에 몸매가 점점 이뻐졌다
눈앞에 다가온 그녀의 젖가슴을 덥석물고 젖꼭지를 살살 깨물며 혀로 굴려준다
<하아...... 난....니가.... 흐응... 젖빨아줄때... 참좋아....하앙...>
<쭈룹....이젖... 진짜 나랑 니신랑만 빠는거 맞지?>
<후으... 당근이지... 미쳤냐 언놈을주게>
<으.... 정아야 엎드려봐>
지훈의말에 그녀가 자지를빼내고 침대바닥으로 내려와 스스로 개의모습이 된다
번들거리는 자지를 앞뒤로훑으며 그녀의뒤에서 곧장 보지속에 삽입한다
<하앗......흥...>
<헉헙.... 이엉덩이 죽인단말야...>
<니꺼야 흐응...>
<헉헉.....질릴때도 됐을텐데 점점더 맛있어져...헉헉>
<정말? 하읍....맛있을때..... 하아하아.... 많이먹어조>
<니신랑이랑 나랑 누구좆이 더좋아?>
<하읏....신랑껀 얇고길어.... 조인다고 안하던데>
<안됐다..... 이 조이는보지맛을 모르고...>
<정말 그렇게조여?>
<헉헉..... 응.... 하체운동 그만해라 짤리겠다>
<흐응... 알았어....>
<씨발 쌀래>
<하응... 조금만더......조금만..>
<못참겠...... 니년 엉덩이가....>
<오늘은 안돼....흑흐읍...>
<우욱...>
다급히 자지를빼내 엉덩이위에 거칠게 사정한다
침대위에 엎어진채 그의 정액을받는 그녀가 길게 한숨을내쉬었다
마지막까지 쥐어짠 지훈이 그위에 그대로 포개고 엎드린다
<후우.......>
<흐.....>
<오늘 이상하네...>
<뭐가>
<유난히 딱딱하고 금방싸고>
<한이틀 안해서그래>
<성부장이 안줘?>
<아냐.... 술먹고 늦어서 그렇지머>
<맨날 이랬으면 좋겠다>
<닦아>
옆으로 벌렁눕자 그녀가 수그러드는 지훈의자지를 입으로 청소하고 배에묻은 정액까지 핥아먹는다
사무실에서 하고나면 늘 이런식으로 그녀가 마무리를 해주었지만 사실 계약조건에 포함되어있었다
송비서의 후방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지훈은 될수있는대로 그녀의 요구를 들어주었다
장난삼아 계약서를 만들었는데 최소한 일주일에 한번은 송정아의 요구대로 섹스하고
요구를 거부할시엔 회사를 그만둔다는 내용이었다
정아가 그만두면 현장스케쥴을 조정하고 지시해줄 사람이없이 당장 손발이 묶여버리기에
지훈은 그요구를 들어줄수밖에 없었고 대신 섹스후 오랄로 지훈의몸을 씻겨준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그만큼 두사람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였다
<니좆물이 이제 디저트같어... 설탕물같다>
<다행이네 집에서도 이렇게해줘?>
<미쳤냐 난 손하나 까딱안해>
그성격에 어련하겠냐
지훈이 바지를찾아입으며 시계를본다
얼추 성민과 약속한시간이 다가온다
<일찍들어가 난 상가집에서 바로갈께>
<조아영껀 다시생각해봐>
<너.... 아는사람이지?>
<................응...>
<어떻게?>
<친구동생이야.... 어려워...... 도와줬으면 해>
<지랄......처음부터 말을하지>
<모른척하는게 나을수도 있지>
<염병>
<생각해봐.... 간만에 작품하나 남기는것도 괜찮지머>
<알았어>
생각보다 성민은 초췌한 모습이었다
얼마나 울었는지 퉁퉁부은눈은 전혀 딴사람으로 보였다
병원 장례식장은 딱히 사람들이 없이 고모와 성민 둘뿐이었다
<오.... 자네가 지훈이구만... 어서오시게>
<고모님이셔>
고인에게 예를표하고 돌아서자 흰색의 상복을입은 고모님이 지훈을 반겼다
어릴적 먼발치에서 본적이 있었지만 지금의모습과는 너무도 달라있었다
<인사드리겠습니다. 김지훈입니다>
<잘알지..... 아버지를 많이 닮았구먼>
지훈은 그말에 기분이 언짢아졌다
넌역시 범죄자의 자식이다라는 말투같았다
용건이나 빨리듣고 나가고싶었다
<부르셨다는데....>
<자네 아버지가 아냐...>
<네?>
<우리오빠 죽인사람 자네아버지가 아니라구.... 흑흑...>
<그건또 무슨말씀이세요>
<지훈아.... 미안하게됐다 모든게 강회장의 음모였어>
<.............>
<오늘.... 돌아가신 이모님이 죽기전에 모든걸 말해주셨어... 우리어머니를 범한사람은 너의아버지가 아닌 강회장이라고>
<뭣?>
지훈은 어디까지 이놈의과거얘기에 놀라야할지 난감해했다
자신의 아버지때문에 모욕을 당한게 엊그제같고 아내를 빼앗기고도 별다른 문제를 삼지못했다
이모든게 살인자의 자식이라 어쩔수없었고 피해자의 자식으로부터 보복을 당하는,
부모가남긴 인과응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와선 그범인이 다른사람이라니 기가막혔다
그것도 철저하게 믿고 의지했던 강회장이라니 숨넘어갈 일이었다
고모의 추가적인 설명을듣곤 울음을 터뜨린다
그동안의 서러움과 뒤늦게나마 누명을벗은 아버지의대한 죄송한 마음이었다
<흑흑흑........ 아버지....>
<오빠.......엉엉...>
<미안하다.... 흑.....흑흑.....미안해 지훈아...>
성민과 고모가 지훈을 끌어앉고 같이울었다
바닥을 내려치기도했고 가슴을 팡팡때리며 울부짖기도했지만 가슴의한은 좀처럼 가시질 않았다
<어떡할까?>
<어떡하긴... 쳐죽여야지>
한숨돌린후 성민과 지훈이 술잔을 기울이며 조용하게 얘기를나눈다
고모는 울다지쳐 상주실로 옮겼고 적막한 장례식장은 두사람의 말소리로도 쩌렁쩌렁 울렸다
여전히 두주먹을 불끈쥔채 쳐죽여야된다는 지훈을 성민이 냉정하게 달랜다
<법으론 곤란해.... 증거가없고 증인마저 없으니...>
<넌 어떻게했으면 좋겠어?>
<그사람.... 아직 막강한 세력을 가지고있어... 섣불리 움직였다간 우리는 쥐도새도 모르게 갈수있다>
<흠.....>
<약점이 없는사람야..... 그만큼 치밀하고 철저하게 일처리를 하지>
<방법은 한가지네>
지훈이 결심한듯 고개를들고 의미심장한 말을던진다
<미인계>
<여자?>
<응 아무리 부처 할아버지라도 홀랑벗고 대드는 여자앞에선 어쩔수없겠지
여자좋아하니까 너의어머님................... 미안하다>
지훈이 아차싶어 말을끊었다
여자를 좋아하니까 성민의 어머니를 친구의아내였지만 강간했을것이다
세계사를 들쳐봐도 여자때문에 대업을 그르친 남자가 한둘이 아니었다
지훈은 그것을 노리고있었다
<아냐 괜찮아....그다음엔?>
<몰라..... 어쨋든 우리보다 여자의힘으로 무언가 돌파구를 찾아야돼>
<어떤여자?>
<강회장이 스스로 무너질만한 여자>
<그럴만한 사람이 있을까?>
<찾아봐야지....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구해야돼>
이제 지훈은 성민을 미워하지않았다
오히려 제3자가되어 그의부모님의 죽음을 애도해야했고 음모를꾸민 강회장척결에 힘을 모아야했다
단지 강회장 한사람손에 두사람의 부모님이 무참히 살해되었다
또한 파주댁이모와 공사장에서 잡일하던 똘이아저씨라는분마저 몹쓸짓을 당하고 죽었다
죽여도 모자랄 그가행했던 모든일들을 수십년간 철저하게 속인만큼 이제는 되갚아줘야한다
상가집에선 건배를 하지않는 불문율을깨고 그들은 화해와 화합의 의미로 힘차게 술잔을부딛힌다
<그새끼 갈아마시자>
<뿌리까지 씹어먹자>
<돌아가신 부모님들과 파주이모를 위하여>
<위하여>
- 23 -
<윤주왔다>
지훈이 아침일찍 성민의 전화를받았고 서둘러 그의 사무실로 들어왔다
마땅한 여자를 찾던중 성민의 제안으로 홍윤주에게 부탁해 보기로했다
지훈은 내심 은지에게 맡길까도 생각했지만 그가 아끼는여자를 강회장같은 악마에게 보내고싶진 않았다
남자가 어떤때에 여자를찾는지 잘알고있는 홍윤주가 제격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녀라면 세상물정 잘알고 남자의심리또한 마음껏 주무르는 여자였다
성민과 지훈에게 각별히 은혜를입은 그녀로선 부탁을 거절할수가 없었고
또한 일만잘되면 크게 한자리 내어준다는 약속까지 받은터라 홍윤주입장에선 오히려 구미가당기는 일이었다
성민의 연락을받고 이틀만에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충성심을 보여준다
<홍마담 살아있었네>
이미 사무실에 와있는 그녀는 성민과 얘기를 나누고있었다
마지막으로 본게 2년가까이 되었지만 더욱 성숙해지고 체형이 서구화된 느낌이었다
활짝 웃어제끼며 그녀가 지훈과 포옹한다
<실장님 잘지냈어요?>
<이거 아침부터 불끈하는데? 회포부터 풀까?>
<호호호 참 여전하시네>
홍윤주에게 성민과 지훈의 지난일을 모두얘기하는데 한시간이 걸렸다
마지막 강회장의 음모와 파주댁이모의 죽음을 얘기할땐 크게 한숨을내쉬며 분노하고 아쉬워했다
모든 얘기를 다들은 홍윤주가 담배를꺼내물었다
<한대필께요>
<나도 하나줘바>
<나도>
세사람이 내뿜는 담배연기로 사무실안이 금방 뿌옇게 흐려졌다
성민과 지훈은 그동안 끊었던 담배를 1년전부터 가끔 피우기 시작했다
비서실 미스최가 놀란듯 뛰어들어와 창문을 활짝 열어제끼고 재떨이대신 종이컵을 앞에놔주고 나간다
<뭐부터 해야죠?>
<우선 윤주는 강회장에게 접근할거야.... 목포에있는 12층건물을 인수받게끔 도와달라고 부탁해>
지훈이 꺼낸 지적도와 사진몇장을 성민이 꼼꼼히 살펴본다
<그건물은 이미 경매에 나와있어... 강회장도 알아보겠지.. 몇달째 유찰되는 건물이라
의심하진 않을거야... 횡하니 넓은땅에 딸랑 그건물하나밖에 없는데 누가 입주하겠어?
공사비에?겨 부도난거지... 아무도 사려는사람이 없으니 낙찰받는덴 문제없을거야...>
<쓸모없는건물 경매받게해서 그돈 허탕치게 만들려고? 건물값 얼마나한다고 눈이나 꿈쩍하겠어?>
<농간을 부려야지... 건축주가 거짓정보때문에 건물을 지었지만 3년안에 발전할거라고....
주위 400만평을 전부 사들이게 만들어야해>
<평당 10만원정도하나?>
<12만에서 15만정도.... 전부 전답으로 되어있어>
<육천억정도 되네...그러다 진짜 대박나면?>
<대박나면 우리꺼, 쪽박차면 그놈꺼>
<대책은?>
<그땐 윤주하기나름이겠지>
<흠....강회장에겐 어떻게 접근하지? 무작정갔다간 얼굴도못보고 현관에서 ?겨날텐데>
<공여사한테 소개받은걸로 하면돼.... 윤주는 최대한 여자냄새풍기면서 가야되고>
<무슨말인지 알았어요>
윤주가 한번에 그의말을 알아듣는다
공여사와 강회장은 두세번밖에 만난적은 없었지만 서로간의 정보를 잘알고있었다
특히 땅에 관해선 공여사에게 항상 선수를 빼앗기기때문에 강회장은 내심 그녀를 경계했다
여자이면서도 큰손에속하는 공여사를 강회장조차도 어쩔수없을때가 많았다
한때 자금사정이 원활하지않을때는 공여사의 도움을받아 단기대출까지 받은적이 있었다
받았던 도움은 그때그때 갚는성미여서 남은빚은 없었지만 강회장 마음대로 요리할수없는 그녀가 눈엣가시였다
<차라리 공여사를 투입하는건 어때?>
<그년.... 강회장말빨에 못이겨... 임기응변이 모자라서 안돼>
어찌됐건 적임자는 홍윤주다
이제 그녀의손에 모든게 좌지우지될것이고 잘하면 떡이생기고 못하면 뺨이날라올것이다
<강회장옆엔 노실장이라는 비서가 그림자처럼 붙어있다... 그놈에대한 대책도 세워야돼>
성민이 강회장 주변인물에 익숙했기에 누구보다도 잘알고있었다
40대후반인 노실장은 찔러도 피한방울 안나올정도로 냉철한 인간이었다
오로지 강회장의 명령만듣는 로보캅같은 존재였다
<응 그얘긴 송비서한테도 들었어... 그래서 준비해놓은게 있지>
송정아의 정보력역시 발빠르고 믿을만했다
도대체 어디부터 어디까지 정보원을 깔아둔건지, 해킹을 하는건지 그녀의 정체가 의심스럽다
또한 강회장의 운전기사의 정보도받았고 그역시 조종대상이었다
사무실밖에서 강회장의 스케쥴을 알필요가있었다
그놈은 여자보다 돈뭉치로 해결하는게 빠를듯하다
<죽이지못할거면 우리편으로 만들어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