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하지... 마세요!”
수영이 거부하지만 영호는 집요했다. 어느새 수영의 숲을 영호의 손가락이 헤집고 다녔다. 수영이 다리를 오므리며 버티려고 하지만 남자의 힘을 당할 수는 없었다.
“아...악! 하지 마세요. 제발요... 아악.”
영호의 손끝이 수영의 보지를 건들기 시작했다. 어린 수영의 보지를 손끝으로 찔러보기도 했고, 부드럽게 쓸어내기도 했다. 영호의 손에서는 적지만 물기가 느껴졌다.
“쪼옵.”
영호는 물기가 묻은 손을 자신의 입에 넣고 빨아 먹었다. 시큼한 맛이 혀를 자극했고, 그만큼 기분이 상쾌해졌다.
“맛있는데...”
“제발... 하지 마세요.”
“룰에 따르면 최소 6분간은 신체 접촉이 있어야 하니까, 나도 어쩔 수 없지.”
“꼭 이럴 필요... 없는 것... 당신도 알잖아요. 제발... 어차피 저희가 졌는데... 이렇게까지... 해야겠어요?”
수영은 눈물이 흘러나오려고 했다. 그러나 이를 악물고 참으려고 노력했다. 자신을 유린하는 영호에게 약한 눈물의 모습만을 보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후후... 다시 말하지만... 난 너랑 하고 싶다니까...”
“예쁜... 예쁜... 아내도 있잖아요.”
“우리 효진이? 하하. 예쁘지. 정말 예쁘지. 그러니까 내 아내가 될 수 있었지.”
“제발... 전 그냥 놔두세요. 어차피... 당신이 이겼으니...”
“그럴 수는 없지. 난 수영이랑 섹스를 하고 싶으니까.”
“아... 제발...”
영호는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첫 만남 때부터 수영과 잠자리를 가지고 싶다는 욕망이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가장 어렸기 때문이었다. 영호는 비록 동갑인 효진과 결혼을 하기는 했지만, 사회에 있을 때에도 수시로 어린 여자와 관계를 맺었다. 어린 여자들은 살결부터 나이든 여자와 달랐다. 야들야들한... 그 맛을 영호는 결코 잊을 수가 없었다.
“내 아내도 참 좋지만... 그녀가 20살로 되돌아갈 수는 없어.”
영호는 수영을 그냥 둘 생각이 없었다. 지금까지 섹스 게임을 참여하면서 때론 승부를 즐기고 때론 일부러 가시밭길을 택한 그였지만, 이유가 어찌됐든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건 다른 참여자들과 마찬가지였다. 게임도 즐기면서 이기고 또한 스트레스까지 풀 수 있다면, 영호로서는 수영을 그냥 놔두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시원하게 정액을 뽑으면서, 그간의 복잡했던 문제들을 날려버릴 심사였다.
“너... 너무하세요... 정말...”
“너무라고 했나? 무엇이? 너야말로 너무한 거 아니야? 승자에게 그냥 가라는 것이 말이 돼? 전리품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수영은 더 이상 영호와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영호는 수영을 덮칠 것 이었고, 수영은 그대로 당할 판이었다.
“내 아내에 비하면 볼품은 없지. 키도 작지, 얼굴도 덜 예쁘지, 가슴도 있는 듯 마는 듯... 모든 신체 부위는 뼈 투성이야. 한 움큼 잡을 살이 없어. 그렇다가 엉덩이가 크나? 그것도 아니야.”
영호는 수영의 나체를 훑어보며 그녀의 몸을 평가했다. 자신의 몸이 평가된다는 사실에 수영은 귀라도 막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온 몸에 마치 개미가 기어 다니는 듯 징그러움을 느끼고 있는 수영이었다.
“그러니까... 하지 마세요.”
“아니... 그런데 하고 싶어. 나도 몰라. 벌써 자지가 왕창 부풀어 올랐거든. 내 가슴은 터질 것 같단 말이야. 수영이를 보니까... 너의 나체를 보니까... 막 욕구가 올라 와. 물론, 애초부터 할 생각이었지만... 이 정도로 흥분이 되다니... 하하.”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영호는 점점 더 흥분을 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당장이라도 이 흥분감을 폭발시키지 않으면 죽을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일단 시작해야겠어.”
“아... 안 돼.”
영호가 자신의 옷을 재빨리 벗어던졌다. 그리고 나체의 상태가 된 영호가 여리고 여린 수영의 두 다리를 잡았다. 수영이 발버둥을 치지만 영호의 힘을 당해낼 수 없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체력이 약한 그녀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움직이지 못했다.
“조금 아플 거야.”
다른 절차는 필요하지 않았다. 현재 영호의 자지는 발딱 서 있는 상황에서 오로지 여자의 보지만을 원하고 있었다. 여타의 애무도 없이 영호는 수영의 작고 작은 보지에 자지를 조준했다. 그리고 체중을 앞으로 가하며 삽입을 시도했다.
“아아아악....”
수영이 고통의 신음소리를 질렀다. 비록 출산을 한 수영이었지만, 여전히 보지의 구멍은 보통의 여자들보다 작았다. 이건 신체적으로 타고난 것이었는데, 아무런 애무도 없이 영호가 삽입을 시도하자 귀두만 들어갔을 뿐임에도 하체가 찢어지는 고통을 느껴야 했다.
“아... 아파... 아파요.”
울지 않으려고 노력한 수영이었지만, 눈에는 눈물이 고이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영호의 자지가 반쯤 삽입이 되자 수영은 없는 힘에도 몸을 비틀기 시작했다. 너무나 고통스러워서 더 이상 비명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쑤욱.
수영이 어떤 반응을 보이든 말든 영호는 자신의 자지 뿌리까지 삽입을 했다. 원체 수영의 보지 구멍이 작아서 그런지 영호는 자지에서 엄청난 압박감을 즐기고 있었다. 마치 수영의 보지가 자신의 자지를 꽉 짜주는 것 같아서 별다른 피스톤 운동을 하지 않아도 미쳐버릴 지경이었다.
“헉...”
수영은 고통에 말이 없었지만 영호는 짜릿함에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천천히 엉덩이를 뒤로 빼서 수영의 보지에서 자지를 반쯤 빼고, 다시 강하게 한 번 박았다. 그럴 때마다 수영이 경련을 일으키듯 몸을 부들부들 떨었는데, 영호는 자신만의 성욕을 채우기 급급했다.
“곧.... 곧.... 괜찮아 질 거야.”
파렴치한 강간범의 말투를 따라한 영호가 본격적으로 허리를 움직였다. 수영의 보지에 자신의 자지를 박다보면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그녀의 몸도 반응을 할 것이라 생각되었다.
찰싹.
푹.
찰싹.
푹.
방안에는 영호의 피스톤 운동에 따른 소리만이 울려 퍼졌고, 수영은 그 어떤 소리도 낼 수가 없었다. 숨이 멎어버린 듯 비명조차 낼 수 없었고, 오로지 눈에는 많은 양의 눈물만 흐르고 있을 뿐이었다.
‘하늘도.... 하늘도 날... 버렸어... 흑... 흑...’
20살의 어린 나이였지만, 그 누구보다 복 없이 힘겹게 살아 온 수영이었다. 더구나 아직 20개월 밖에 되지 않은 딸이 있었고, 그 딸을 살리고 싶은 어머니의 사랑도 있었다. 그러나 영호가 수영의 방에 들어오면서 모든 것이 좌절이 되었다.
어렵게 결정해서 참여 한 섹스 게임, 이곳에서 받아 갈 상금도 물거품이 되었다. 아주 작은 빛만 원했을 뿐, 그 이상 욕심을 낸 적도 없는 수영이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절망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지금은 영호에게 몸까지 유린당하고 있었다.
“헉... 헉.... 좋아... 나올 거야.”
영호는 채 몇 분이 지나지 않았는데도 사정이 임박했다.
“....아.... 안에....다... 안 돼.... 안 돼... 흑...”
수영이 어렵게 입을 열어 영호에게 질 내 사정을 하면 안 된다고 말을 했다. 당하는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영호의 씨까지 몸 안으로 받아들이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나 수영의 말을 들을 영호는 아니었다.
“으으윽... 나온다.”
영호는 수영의 허벅지를 두 손으로 잡고 힘차게 마지막 박음을 가했다. 그리고 수영의 제일 깊숙한 곳에 총 다섯 차례의 사정을 했다. 많은 양의 정액이 수영의 몸에 남겨졌고, 영호는 짜릿했던 감정을 추스르며 마지막 여운을 느끼고 있었다.
“... 좋았어.”
“...............”
수영의 몸을 통해서 강제로 즐긴 건 영호였다. 수영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당할 뿐이었다. 그런 수영에게 영호는 마치 화간을 한 듯, 좋았다는 말을 했고, 그 말을 들은 수영은 치욕감에 몸을 떨어야 했다.
“좆물이 흐르는 군... 닦아 주겠어. 두 손이 묶였으니...”
마치 영수가 서영에게 한 것처럼 영호도 수영의 보지에서 흘러나오는 정액을 휴지로 닦아주고 있었다. 아무런 힘도 없어 하체의 통증만 남아 있던 수영은 그저 눈물만 흘리며 침대에 누워 있었다.
“우는군... 울면 안 되지.”
“꼭.... 꼭 이래야만... 했나요?”
“넌 이 와중에도 존댓말을 하는구나. 심성이 착해 보여. 어쩌다가 여기까지 왔을지 모르겠지만... 훗.”
영호는 정액을 내뿜은 후, 다시 침착해질 수 있었다. 모든 스트레스가 날아간 듯, 한결 머리도 가벼운 상황이었다.
“사실 수영이 네가 예쁜 건 아니야... 그런데 참 안타깝군.”
“..........”
“1번 부부의 서영이라는 여자도 그렇고 말이야.”
“...언니를 조롱하지... 마요.”
“허허. 언니라고 부르나 봐? 참 재밌는 관계야. 서로 알게 된 지, 얼마의 시간이 지났다고... 언니와 동생 관계가 되다니...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들군.”
“당신은 이해 못... 해요. 언니는... 착하니까...”
“후훗. 착해? 착한 여자가 그렇게 머리를 굴리며 사람을 헷갈리게 하나?”
“..........”
“내가 모를 것 같았어? 연기가 아주 대단하더군. 하하하. 첫 번째 게임에 모든 것이 결정이 나버리면... 너무 재미가 없을 것 같았어. 그래서 내가 영수라는 남자의 의견을 무시하고 한 번 당신들을 봐줬던 거야. 그런데... 두 번째 게임도 내 뜻대로 됐네.”
“무... 무슨 말이에요?”
“서영이라는 여자와 영수라는 남자... 서로 앙숙인 거 다 알아. 2라운드에서 만났다고 하더군. 하하하. 그리고 첫 번째 게임에서 영수가 추행범이었지. 서영이라는 여자가 당했을 것이고... 사실상 거기서 끝난 게임이었지만... 서영이라는 여자가 기지를 발휘했지... 다 너를 살리기 위해서 말이야... 후훗. 내 말이 틀려?”
수영은 영호의 말을 들으며 매우 놀라워하고 있었다. 영호라는 남자가 서영의 행동을 보며 그녀의 의도를 다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서영에게 들었던 이야기들을 영호에게 똑같이 듣고 있으니 수영은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다... 알면서.... 왜....”
“그냥 끝나면 재미없잖아. 그리고 나도 영수라는 놈이 싫기도 하고... 물론, 후회하기도 했지. 게임이 너무 어렵게 진행 되어 버리니까... 나에게도 탈락 위험성이 생겼거든... 그런데 두 번째 게임 역시... 세상이 나를 돕더군... 내가 추행범으로 결정이 되면서 말이야.”
영호의 말을 들으며 수영은 한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자신은 서영과 매우 믿음이 강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영호와 영수는 연합을 하면서도 믿음이 전혀 없다는 것이었다. 수영은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영호에게 물었다.
“... 도와주면... 안 되나요?”
“도와줘? 살려달란 말인가?”
“... 네. 영수라는 남자를 싫어한다면서요. 그들을 탈락시키면... 되잖아요.”
“훗. 그래서 내가 너와 서영이라는 여자가 안타깝다고 했지. 차라리 나에게 찾아와서 보지라도 대주면서 힘을 합칠 것을 요구했다면... 쉽게 4라운드에 진출인데 말이야.”
“그... 그런 말 하지 마세요.”
“서영이라는 여자가 그렇게 믿음직 해?”
“언니만큼은.... 달라요.”
“하하하. 솔직히 수영이 너를 살릴 방법이 있었지. 내가 이곳에 들어오기 전에 사실 고민을 했거든. 2번 부부의 은희라는 여자를 피해자로 만들까 생각했어. 그리고 너와 나, 그리고 2번 부부를 증오하는 1번 부부가 기권을 하면... 기권 규정으로 2번 부부만 탈락시키고 우리는 상금으로 칩 10개를 받으며 4라운드에 진출이 가능했거든... 그런데 문제는 5번 부부였어. 첫 번째 투표에서는 의외로 기권을 했다지만... 그 부부가 어떤 선택을 할지, 감이 오지 않았거든. 전부 기권한 상황에서 5번 부부만 투표를 해버리면... 우리는 말 그대로 좆 되잖아.”
영호의 말을 들은 수영은 안타까웠다. 이런 수치를 당하지 않고도 4라운드에 서영과 동반 진출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는데, 영수 부부와 연합했다는 사실만으로 영호 부부를 배척한 것이 이런 결과를 낳아버렸다.
“그러니까 나에게 보지만 잘 대줬으면... 이런 일 없었을 거야. 나야 확신이 가지 않으니... 고민을 하다가 수영이 네 방으로 들어온 것이고...”
“5번 부부.... 5번 부부는... 끝까지.... 기권을 한다고 했어요.”
“그래? 넌 어떻게 알지?”
“처음에... 제가 같이 힘을 합치자고 찾아갔거든... 요. 그런데 거절했어요. 자신들은 계시를 받아서 기권만 한다고....”
“하하하하. 이런 좆같은 예수쟁이들... 아까 내가 찾아갔을 때, 그 말만 해줬어도... 하하하.”
수영으로부터 5번 부부의 투표 성향을 알게 된, 영호는 기가 막혔다. 자신의 승부사 기질마저 버리고 수영을 선택했는데, 5번 부부가 끝까지 기권을 할 것이라니... 당장 상금만 하더라도 1억 원이 눈앞에서 날라 간 것이 아니던가.
“하하하. 재밌어. 재밌어... 아 진짜 재밌네... 젠장!”
어차피 영수를 믿었던 영호는 아니었다. 기회가 닿으면 영수를 탈락시키고 싶었다. 그런데 그 방법이 있었는데도 소심해진 자신 때문에 써 보지도 못하고 기회를 날려버렸다.
“젠장!”
영호를 직접 볼 수는 없었지만, 수영은 방안 분위기가 변했음을 알 수 있었다. 자신은 물론 서영 부부마저 살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 영호를 잘 구슬리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수영은 조심스레 영호에게 말을 걸었다.
“저... 저기... 우리랑... 함께 하는 건... 어때요?”
“너희를 살려달라고?”
“네... 부탁... 드릴게요.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 아시잖아요.”
영호는 수영의 제안에 대해 잠시 생각을 했다. 영수는 믿을 수 없다. 하지만, 지금 이대로 간다면 영수 부부와 함께 4라운드는 거의 확실하게 진출할 수 있다. 그에 반하여 수영과 손을 잡으면 영수를 떨어뜨릴 수 있지만, 영호는 스스로 위험에 빠질 수가 있었다. 어찌 됐든, 서영과 수영을 못 믿는 건 마찬가지였으니...
“위험해.”
“믿어... 보세요.”
“아니... 위험해... 믿고 안 믿고의 문제가 아니야. 나에게 위험하다는 게 문제지. 하하. 사실 사회에 나였다면 재밌을 것 같기도 해. 위험한 만큼 또 재밌는 건 없거든. 그런데 이곳에서는 위험을 피하지 못하면 바로 지옥에 떨어져. 더 이상 기회가 없어... 후훗. 그런 내가 왜 위험을 감수하고 너희를 도와야지?”
영호의 말은 합리적이었다. 단순히 생각하더라도 영호가 위험을 감수할 이유는 없었다.
“보... 보잘 것... 없지만... 저를.... 괜찮게... 생각하잖아요.”
목소리는 떨고 있었지만, 비교적 수영이 당당하게 영호에게 말을 했다. 그런 수영을 내려다보며 영호가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거 참... 당돌한데? 좋아. 그럼 날 설득해봐!”
@ 39부에서 이어집니다.
수영은 영호가 자신을 설득하라는 말에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러니까... 음....”
“설득하기 힘들지? 훗. 너도 머리가 있으니 생각해보면 말이야. 수영이 너 같으면 위험을 무릅쓰고 누군가를 돕고 싶겠어. 차라리 진즉에 연합을 했다면 모를까? 내가 뽑기를 할 때 순서를 바꾸자고 하니, 서영이라는 여자부터 반대했지? 이런 상황에 도와 달라니... 나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네.”
“이... 이건 확실히 알아요. 서영 언니는 2번 부부가 탈락을 했으면 해요.”
“그래... 네 말대로 2번 부부 탈락시키는 건 일도 아니지. 그런데 그 다음엔? 그 다음은 내가 타겟이 될 수도 있잖아. 난 혼자고 너희는 연합인데... 내가 너무 불리하지 않아?”
영호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수영이도 할 말이 없었다. 만약 수영이 영호였다고 하더라도 영수 부부를 탈락시키고 다른 연합을 믿는 것 자체가 비상식적인 일이라고 생각했다. 더구나 세 번째 게임에 돌입하면 1대 2로 수적으로도 불리할 테니...
“믿지... 못하겠지만... 믿어주길... 바래요.”
“훗... 수영이는 날 모르는데 말이야. 난 절대 믿지 않아. 난 믿음을 주라는 게 아니야. 믿음 같은 거, 사치스런 감정이지. 날 설득 시키라는 말이야. 너희를 살리면 위험에 빠지는 나에게 대가를 지급하라고!”
“대가요? 칩은...”
“칩이 몇 개나 있다고... 훗. 아직 40분이라는 시간이 남았어. 그리고 난 다시 자지가 존나게 부풀어 올랐어. 이해가 돼?”
“서... 설마?”
“내가 게임을 제안하지. 나와 제대로 된 섹스를 해보는 건 어때? 내가 감동을 받으면 수영이를 구해주지.”
수영은 갈등이 되었다. 섹스 게임에 참여하면서 남자들에게 유린을 당하기는 했지만, 그것은 불가피한 것이었다. 그런데 영호는 자신에게 섹스를 통한 감동을 줄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가... 감동이라면...”
“간단히... 정말 연인처럼 하자는 거야. 재밌지 않을까?”
수영이 마음속으로 고민을 했지만, 사실 고민할 가치가 있지도 않았다. 영호의 말을 따를 수 밖 에 없었다. 그래야만 살아남았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서영 언니도...”
“수영이 너 하기에 달렸지. 니가 나에게 감동만 주면... 내가 제안을 하겠어. 그걸 받아들이면 돼. 그리고 너와 서영이라는 여자 부부도 살 수 있겠지? 물론, 너희들이 날 배신할 수도 있겠지만... 후훗.”
사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영호는 이 상황에서 왜 자신이 또 위험을 감수하려 하는지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었다. 어쩌면 이건 본능이었다. 위험에 대한 스릴감을 즐기는 영호만의 본능, 또한 그는 스스로 자처하길 승부사라고 하지 않던가.
“조.. 좋아요.”
“나도 내가 왜 이런지 모르겠지만... 잘 생각했어.”
수영이 영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수영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영호가 수영의 몸 위로 올라왔다. 그리고 상체를 숙이며 수영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가져다 대었다.
“20살의 여자는 어떤 키스를 하나 느껴볼까? 최선을 다해야 할 거야. 실감나게... 너와 난 사랑하는 사이니까.”
말을 마친 영호가 수영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개었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감촉을 느끼며 천천히 영호가 수영의 입술을 빨고 있었다. 그리고 수영 역시 반 강제적으로 영호의 입술을 부드럽게 핥기 시작했다. 정말 사랑하는 연인이 하는 것처럼 둘은 깊은 입맞춤을 나누기 시작했다.
“쪼오오옵... 웁...”
“쯔아옵... 쫍...”
각오를 한 수영이 먼저 입술을 열었다. 그리고 자신의 혀를 내밀어 영호의 입술을 간질거렸다. 영호의 입술이 열리자 마침 기다렸다는 듯이 수영의 부드러운 혀가 그 안으로 들어갔다. 두 사람의 혀가 엉키기 시작했고, 수영은 마음껏 빨아 마셨다. 달콤한지, 황홀한지, 그것을 느끼는 것은 수영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오로지 연인처럼 감미롭게 키스를 해야 할 뿐...
“하아... 하앙...”
어디서 배우지는 않았지만 수영이 뜨거운 숨소리를 내뱉었다. 영호는 귀가 민감해졌다. 수영의 뜨거운 숨결에 점점 가슴이 불타올랐다.
“좋아... 지금까지... 너무 좋아... 수영이는 어때?”
영호는 수영의 나신을 여기저기 매만지기 시작했다. 영호의 손길이 싫었지만 그런 생각조차 수영은 할 수 없었다. 싫어하는 생각을 하면 몸이 반응하지 않을 것이고 그러면 영호의 생각을 돌릴 수 없을 것이었다. 그래서 수영은 영호를 사랑한다며 스스로 계속해서 세뇌를 하였다.
“좋아... 요. 너무나... 오빠... 좋아요... 사랑해요.”
수영의 말은 달콤했고, 또 나긋했다. 영호는 그런 수영의 가슴에 입을 대고 혀를 통해 애무하기 시작했다. 있는 듯, 없는 듯, 매우 볼품이 없는 작은 가슴이었지만, 영호는 정성껏 애무를 했고, 수영의 젖꼭지는 가슴에 비해 크게 부풀어 올랐다.
“아앙... 오빠... 더... 더... 해줘요.”
의식이 사람의 신체를 바꾸었다. 지속적으로 영호를 사랑하는 연인이라고 생각한 수영의 몸이 점차 달아오르고 있었다. 영호가 오른손을 내려 수영의 소중한 그곳을 만져보니, 아까와는 다르게 흠뻑 젖어 있었다.
“자기... 많이 젖었는데...”
“해줘요... 빨리... 넣어줘요. 오빠앙...”
수영이 스스로 다리를 활짝 벌렸다. 새까만 털에 가려져 있던 수영이의 보지는 영호의 눈앞에 드러났고, 무엇보다 물기를 먹어서 형광등 불빛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느낌마저 들었다. 더 이상 별다른 애무는 필요가 없었다. 영호의 껄떡 되는 자지가 마치 작은 입술마냥 귀엽고 예쁜 수영의 보지를 원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넣어 줘?”
“네... 넣어주세요. 제발... 깊게 박아주세요.”
수영은 음란한 말을 계속 내뱉었다. 누구에게 배운 적도 없고, 평소에 하지도 않았지만, 지금은 이런 말들이 필요했다. 그럴수록 영호는 흥분했기 때문이었다.
“박아달라고 하니.... 깊게 박아주지... 그 전에 맛 좀 보고...”
영호가 수영의 허벅지를 양손으로 잡은 채, 그 사이로 얼굴을 들이대었다. 그리고 입술로 수영의 보지에 키스를 하더니, 혀를 내밀어 핥기 시작했다. 수영은 자신의 소중한 곳이 영호에게 유린을 당하자 묘한 짜릿감을 느껴야 했다.
‘아... 이건.... 이러면... 안 되는데... 미안해... 여보...’
진짜로 느껴버린 수영이 명진에게 마음속으로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그러는 와중에도 영호의 입술과 혀는 멈출 생각이 없었다. 오히려 영호의 혀는 수영의 보지를 더욱 더 유린하며, 구멍에 조금씩 삽입까지 하기도 했다.
“아아앙.... 나 미쳐... 미치겠어...”
수영이 소리를 내질렀다. 그럴수록 영호의 귀는 민감하게 자극이 되었고, 더욱 더 수영의 보지를 애무했다.
“쯔아압... 다 마셔버릴 거야.”
수영의 보지에서는 계속해서 물이 나오고 있었고, 마치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것처럼 영호는 계속해서 입안으로 들이켰다. 시큼한 맛이 강했지만, 영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건 20살의 어린 여자가 주는 젊음의 샘물이었다.
“아아앙.... 오빠... 빨리... 못 참겠어...”
수영이 영호에게 박아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영호는 그 요구를 받아주지 않고 한참이나 더 수영의 보지를 가지고 놀았다. 수영은 자신도 모르게 점점 몸을 비틀었고, 영호의 애무에 못 이겨 허리가 활처럼 휘어지기도 했다.
“제... 발... 제발... 박아... 줘요.”
20살의 어린 여자 입에서 나오기에는 매우 음란했다. 그리고 그 음란한 말은 결국 영호를 움직였다. 영호가 자신의 상체를 세운 후, 수영의 두 다리 사이로 들어갔다. 그리고 허리에 강한 힘을 가했다.
쑤욱.
아까와는 다르게 물이 많은 수영의 보지는 영호의 삽입을 쉽게 도왔다. 그리고 수영 역시 더 이상 고통을 느끼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영호의 자지가 몸 안으로 깊게 들어가는 순간 수영은 숨이 멎을만큼 짜릿한 감정을 느껴야 했다.
“헉... 헉... 헉... 좋지? 좋아 죽겠지?”
“네... 아앙... 좋아... 요... 더... 빨리...”
정말 사랑하는 사이처럼 삽입이 시작이 되었고, 수영은 영호의 허리 움직임에 보조를 맞추어 하체를 들썩거렸다. 그럴수록 영호는 수영의 보지의 쪼임에 자지의 끝 귀두에서 맑은 물을 쏟아 내었다.
“헉... 헉... 아까보다... 더 좋아... 미치겠네... 아... 아...”
영호가 흥분을 참지 못하고 상체와 고개를 뒤로 젖혔다. 그래서인지 잠시 피스톤 운동이 소강상태를 보였는데, 오히려 수영이 허리를 움직이며 영호를 가만놔두지 않았다.
“아아앙... 더... 더... 원해요... 더...”
“으으윽...”
수영의 움직임에 영호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깊은 신음과 함께 수영의 보지에 또 다시 몇 번의 사정을 하기 시작했다. 수영은 뜨거운 액체가 자신의 몸 깊숙이 자리를 잡는 것을 느끼며 영호와의 섹스가 끝났음을 알 수 있었다.
“하아... 하아...”
영호가 가쁜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수영의 보지에서 자지를 꺼내었다. 여전히 많은 정액이 수영의 보지에서 흘러나왔다.
“닦아 주세요.”
수영이 영호에게 자신의 보지에서 흘러나오는 정액을 닦아줄 것을 요구했다. 영호는 수영의 말을 들으며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휴지를 뜯어 수영의 보지를 정성껏 닦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괜찮았는데.....”
먼저 입을 연 건 영호였다. 그러자 수영이 조심스럽게 영호에게 물었다.
“감동... 한 건가요?”
“감동이라... 훗... 궁금해?”
“네.”
수영은 눈이 가려져 영호의 표정을 볼 수 없었다. 영호는 생각보다 밝은 표정이었다.
“좋아. 너희들을 구해주지.”
영호의 입에서 구해준다라는 말이 나오자, 수영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휴우...”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위험하단 말이야.”
“약속할게요. 두 번째 게임에서 2번 부부가 탈락하면... 세 번째 게임에서 투표권이 생기더라도 영호님 부부에게 던지지 않을게요.”
“훗... 그게 문제가 아니지. 세 번째 게임에 가면 총 3 팀이 투표를 하게 돼. 표가 3개라는 것이지... 5번 부부의 기권을 떠나서라도... 단 1표만 받으면 탈락이 가능하단 말이야. 다시 말하지만 내가 너무 위험하다고 보지 않아.”
영호의 말에 수영이 대답을 했다.
“5번 부부를 탈락시키면 되잖아요. 사실상 영호님 부부가 저희랑 힘을 합친 것이니...”
“훗. 세 팀이 연합이라면... 충분히 가능하지만... 이거 믿을 수가 없으니... 더구나 서영이라는 여자는 말이야.”
“제가 이야기 할게요.”
“그거로는 부족해. 내가 말하는 두 가지 조건을 들어줘야겠어.”
영호가 수영에게 두 가지 조건을 들어줄 것을 요구했다. 수영은 그 조건이 무엇인지 알 길은 없으나, 그렇다고 거절을 할 수는 없었다. 일단은 두 번째 게임에서 2번 부부를 탈락시켜야 했으니...
“조건이요?”
“응. 간단해.”
“좋아요.”
“일단 왼손 약지에 낀 은반지... 싸구려 같긴 한데... 소중히 여긴단 말이야. 결혼반지인가?”
“음... 네.”
“세 번째 게임이 끝나면 돌려주겠어. 그동안은 내가 보관할 테야. 괜찮겠어?”
수영은 은반지를 영호에게 내주기는 싫었다. 돌려받을 수 있다고 하지만 영호의 손에 반지가 더럽혀지는 게 너무나 싫었다. 남편인 명진이 준 소중한 반지였기 때문이었다.
“싫어?”
“그... 그건 아니지만...”
“그럼 뭐해? 나에게 줘야지?”
방법이 없었기에 수영이 왼손 약지에 반지를 빼내어 영호가 있는 쪽으로 손을 내밀었다. 영호는 수영에게 반지를 건네받았고, 수영에게 말을 했다.
“다시 말하지만... 날 배신하지 않고... 세 번째 게임이 끝나면... 돌려 줄 거야.”
“두 번째 조건은 뭔가요?”
“훗... 그건 2번 부부를 탈락시키고 말을 해주지. 시간도 다 된 것 같고 말이야.”
침대에 일어난 영호가 옷을 주섬주섬 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스크린에는 약 1분이라는 시간이 남았음을 알려주었다.
“후훗. 약속은 지킬 거야. 수영이 넌 나와 한 배를 탔잖아. 안 그래?”
옷을 다 입은 영호가 방문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스크린 속의 타이머는 1시간이 다 흘렀음을 알려주었다.
***
- 하하하. 두 번째 게임도 추행범의 활약이 대단했답니다. 아! 피해자 분께는 죄송합니다. 하하하.
모든 참여자들이 로비의 중앙에 있는 대형 스크린 앞에 모였다. 이번에도 아직 피해자가 누구인지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참여자들은 피해자가 누구인지 짐작은 할 수가 있었다. 이번에도 피해자가 제일 늦게 자리에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수영이가... 괜찮으려나... 그리고 수영이가... 피해자라면... 우리가 이미 졌다는 뜻인데...’
서영의 표정이 썩 좋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민혁과 명진 역시 상황을 파악 한 후,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에 반하여 영수의 얼굴은 의기양양했다. 딱 보더라도 영호의 계획이 성공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번에야 말로 서영 그년을 탈락시킬 수 있겠구나...’
사실상 게임이 끝났다고 생각한 영수는 매우 유쾌한 모습이었다. 더구나 영호가 자신의 향해 미소를 보이기까지 하니, 자신이 안 생길래야 안 생길 수가 없었다.
- 그러면 피해자를 만나봐야 할 텐데요. 피해자 나와 주세요. 하하하.
치킨 박의 말이 끝나고, 자리에서 여자 하나가 일어났다. 수영이었다. 수영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민혁과 서영 그리고 명진은 절망할 수 밖 에 없었다. 더구나 명진은 자신의 아내인 수영이 온갖 유린을 당했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괴로웠다.
- 하하하. 이수영님이 피해자였군요. 자, 추행범을 잡기 위한 토론을 해볼까요?
앞으로 30분이라는 시간이 주어진다. 그러나 대부분의 참여자에게는 무의미한 시간이었다. 추행범을 밝힐 생각도 없이 한쪽은 기뻐했고, 또 다른 쪽은 암울한 미래에 괴로워하고 있었다. 오로지 세 사람만이 예외였는데, 5번 부부인 민석과 지민은 여전히 기도를 드리고 있었고, 나머지 한 사람은 바로 피해자였던 수영이었다.
“바로 투표를 하면 안 되나?”
영수가 거들먹거리며 서영 부부를 조롱했다.
“그냥 투표해요!”
아내인 은희도 거들었다. 그리고 영호와 그의 아내인 효진이 그 모습들을 보며 즐기고 있었다.
“휴우... 전 누가 추행범인지 알아요.”
한참 후에 수영이 입을 열었다. 그러나 그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추행범이 누구인지는 사실상 중요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추행범은....”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가운데, 수영이 추행범이 누구인지 밝히려고 했다.
“.... 2번 부부... 영수님이에요.”
수영의 입에서 자신의 이름이 나오자 영수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를 질렀다.
“아주 씨발... 끝까지 좆같은 짓을 하는군. 너희들이 그렇게 한다고... 우리가 속을 것 같아?”
수영이 더 이상 입을 열지 않고 침묵했다. 그리고 영수는 영호를 바라보았다. 영호가 손을 들어 괜찮다는 표현을 했다.
“25분쯤 남았나? 그 후에 두고 보겠어! 너희들이 얼마나 절망에 빠져 허우적거리는지... 하하하하.”
영호에게 확신을 받은 영수가 크게 웃기 시작했다. 그 웃음은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서영과 민혁은 그런 영수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사실에 고개를 떨구었다.
@ 40부에서 이어집니다.
모든 참여자가 아무 말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수영이 추행범이라고 지목한 영수가 욕설과 더불어 난리를 치기는 했지만 그것도 오래가지는 못했다. 민혁과 서영 그리고 명진과 수영이 그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 하하하. 지켜보는 저는 좀 지루했습니다. 어찌됐든, 시간이 다 됐군요.
30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영수 부부의 표정은 벌써부터 승리자가 된 것처럼 의기양양이었고, 그것을 지켜보는 영호는 비릿한 웃음을 보일 뿐이었다. 그리고 민혁과 서영은 마치 사형장에 끌려가는 사형수가 된 것처럼 절망감에 빠져 고개를 들지 못했다.
- 두 번째 게임... 우리 추행범 잡아볼까요? 하하하. 투표 시작합니다. 1번인 최민혁님, 김서영님 투표해 주시죠? 방식은 첫 번째 게임과 같습니다.
치킨 박이 1번 부부인 민혁과 서영에게 투표를 하라며 지시했다. 그러나 민혁과 서영은 좀처럼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빨리 안 해? 도살장으로 끌려가야지?”
뜸을 들이는 민혁과 서영을 보며 영수가 자신 있는 악담을 퍼부었다. 그런 영수를 노려보며 민혁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서영에게 넌지시 말을 했다.
“내가 하고... 올게.”
민혁이 로비의 우측에 설치 된, 천막으로 향했다.
“휴우...”
터벅터벅 걸어가는 민혁은 한숨만 나올 뿐이었다. 2번 부부인 영수와 은희를 반드시 탈락시키고 싶었지만, 방법이 없었다. 표가 부족했다. 자신이 한 표를 2번 부부에게 행사해도, 연합을 한 수영 부부가 피해자가 되어서 투표권이 없었다.
“젠장.”
천막에 들어간 민혁이 1번이라고 쓰여 있는 자신의 투표용지에 추행범을 2번 부부로 지목했다. 그리고 고개를 숙인채 천막에서 나왔다.
- 다음은 2번 부부인 김영수님, 박은희님 투표하세요. 하하하.
민혁이 돌아와 자리에 앉자, 치킨 박은 2번 부부인 영수와 은희에게 투표를 할 것을 지시했다. 민혁과는 상반되게 영수가 자신 있는 걸음으로 천막을 향해 걸어갔다. 물론, 그 전에 민혁과 서영을 향해 한 마디 하는 것을 잊지도 않았다.
“내 한 표의 위력을 기대해도 좋아. 하하하.”
누구나 예상했듯이 영수는 추행범으로 1번 부부인 민혁과 서영을 지목했다. 그리고 영수가 투표를 마치고 자리에 돌아오자, 역시 치킨 박의 지시에 따라 5번 부부인 민석과 지민이 투표를 했고, 그 다음 차례는 6번 부부인 영호와 효진이었다.
투표권이 없는 명진과 수영을 제외하고 모든 부부가 투표를 마쳤다. 그리고 치킨 박은 대형 스크린을 통해서 참여자들에게 5분 정도 기다리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5분 후면, 모든 결과가 치킨 박의 입에서 흘러나올 것이고, 다시 한 번 루저 제도의 희생양이 탄생될 것이었다.
“후후...”
영수는 지금의 이 시간이 너무나 즐거웠다. 빨리 결과를 확인하고 싶은 욕망이 넘치기는 했지만, 누가 보더라도 절망하고 있는 민혁과 서영을 지켜보는 것도 큰 재미였다. 그리고 그렇게 1초, 1분, 5분의 시간이 흘렀다. 시간에 관해서는 매우 정직한 치킨 박이 대형 스크린에 다시 등장을 했다.
- 하하하. 많이 기다리셨지요? 투표 결과가 나왔습니다.
치킨 박의 말에 모든 참여자가 긴장을 했다. 물론, 그 긴장의 성질은 달랐다. 영수 부부는 축제 분위기였고, 민혁과 서영은 목을 내놓고 기다리는 사형수의 심정과 다를 바가 없었다.
“루저가 나왔오?”
마음이 급한 영수가 치킨 박에게 물었다. 그리고 치킨 박이 대답을 했다.
- 하하하. 김영수님이 마음이 급하시군요. 아쉽게도 이번 두 번째 게임 역시 탈락 팀이 생겼습니다. 한 부부가 루저가 되는군요.
대부분의 참여자가 예상했듯이 결국에는 루저가 되는 부부가 발생했음을 치킨 박의 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서영은 자신도 모르게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주저앉고 싶을 정도로 다리에 힘이 없었다. 루저가 된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두렵고 무서웠다.
- 결과 발표를 하지요. 하하하. 두 번째 게임에 의한 탈락하는 부부는...
치킨 박이 뜸을 들이는 시간은 결코 길지 않았다. 고작 몇 초였다. 그러나 그 누구도 그 순간에 숨을 쉬는 사람은 없었다. 숨이 멎은 듯, 시간이 멈춘 듯, 공간이 뒤바뀌는 듯, 모든 사람들이 치킨 박의 모습에만 집중할 뿐이었다.
- 루저 제도의 희생양은... 안타깝습니다. 2번 김영수님, 박은희님 부부입니다.
반전이었다.
치킨 박의 입에서 나온 두 번째 게임의 탈락자는 다름 아닌 영수 부부였다. 당사자인 영수는 자신의 귀가 어떻게 되었다고 생각했는지, 손가락으로 귀를 팠다. 그리고 은희는 자신의 볼을 꼬집었다.
반대로 민혁과 서영은 고개를 들고, 그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기 때문이었다. 치킨 박의 입에서 자신들의 이름이 나올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하게 영수 부부가 루저 제도의 희생양이 되었다고 결과로 나타나면서, 민혁과 서영은 믿기지 않는 현실에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또한 입도 열리지 않았다.
“사실이... 아니지... 다시 말하지만... 사실이 아니지 않소!”
영수가 얼굴이 시뻘건 상태로 치킨 박에게 투표 결과에 대해 따졌다. 그러나 치킨 박의 대답은 단호했다.
- 안타깝지만... 영수님 탈락입니다.
“믿을 수가... 믿을 수가 없잖아! 말이 돼!”
영수는 지금의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떻게 자신이 탈락할 수 있단 말인가. 상대는 한 표가 부족했다. 그런데 왜 자신이 루저가 되어야 한단 말인가.
- 사실입니다. 영수님.
치킨 박이 다시 한 번 탈락 사실을 알렸고, 영수는 현실로 돌아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영호를 향해 소리를 내질렀다.
“너지? 너 맞지? 이 개자식아!”
영수가 영호에게 달려들었다. 당장이라도 영호를 때려죽일 기세였다. 그러나 어느새 등장한 컴퍼니 직원이 영호에게 달려가는 영수의 몸을 막아섰다.
- 저희 직원에게 덤비면... 바로 죽습니다.
치킨 박의 싸늘한 경고가 영수의 귀에 들렸고, 영수는 더 이상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영수가 반항을 하고 싶어도 컴퍼니 직원의 등치가 훨씬 컸고, 또한 덤빈다고 하더라도 이길 수가 없었다.
“씨발놈! 니가 날 배신해!”
울분에 찬 영수가 영호에게 계속 욕설을 내뱉었다. 그리고 은희 역시 영수를 거들었다.
“이 개잡놈아. 약속을 했는데... 왜 안 지키는 거야! 왜! 도대체 이유가 뭐야! 씨발... 다 죽여버릴거야... 씨발... 씨발... 흑... 흑.‘
은희가 주저앉아 울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은희를 다독거리지 않았다.
“도대체 이유가 뭐야? 이 개자식아. 내 생각대로 했다면... 우리는 4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었잖아!”
영수가 영호에게 질문을 했다. 루저가 되더라도 영호가 배신한 이유는 알고 싶었다.
“음... 그냥... 싫으니까.”
영호의 대답은 짤막했다. 그리고 무미건조했다. 그 모습에 영수가 더욱 더 흥분을 하며 소리를 내질렀다.
“뭐? 싫으니까? 이게 말이 돼? 씨발놈이...”
“후후. 이유를 알려줘?”
“씨발놈아!”
“첫째 이유는 이미 알려줬어. 그냥 너란 놈이 싫다. 재수가 없어. 두 번째 이유는 아무리 생각 해도 네가 싫어. 하는 짓, 하는 말, 그냥 싫어. 세 번째 이유는... 또 한참을 생각했는데... 싫어. 이유가 됐나?”
“이런 개좆같은 새끼야! 그걸 이유라고 말하냐! 죽여 버릴 거야. 씨발놈이!”
영호가 영수를 조롱했다. 그리고 영수는 계속해서 울분에 찬 욕설만 내뱉었다.
“내가 너에게 필승법도 알려줬는데... 씨발놈아. 이런 나를 배신 해!”
“후후. 재밌군. 네가 생각한 건 나도 이미 생각했었지. 별 달리 어려운 일도 아니야. 그런데 넌 나에게 지속적으로 거짓말을 했어. 이곳에서 믿음이라는 말은 솔직히 비상식적인 단어라고 본다. 그런데 최소한 거짓말은 하지 말았어야지. 좋아. 거짓말을 하더라도 최소한 나에게 들키지는 말았어야지. 너 같으면 거짓말을 하는 네 녀석이 좋겠냐? 싫어. 너무 싫어. 언젠가 내 뒤통수 칠 것 같으니까. 됐냐? 이 정도면?”
영호가 영수에게 배신을 한 이유를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와중에 치킨 박이 말을 했다.
- 심각한 대화중에 죄송합니다만... 하하하. 영수님? 은희님과 작별 인사는 하셔야 할 것 같은데요?
영수는 치킨 박의 말이 들려오지 않았다. 오로지 눈은 영호만 쏘아보고 있었다. 그리고 은희는 주저앉은 상황에서 계속 눈물만 흘릴 뿐이었다.
“내가 너같이 좆같은 새끼의 배신으로... 이렇게... 간다만... 너도 곧 뒤따라 올 거야. 스스로 무덤을 팠으니... 서영이라는 여자... 그리고 저기 어린 애들... 널 가만 놔둘 것 같냐. 이 머청한 새끼야!”
“네 말이 맞을 수도 있겠지. 그런데 난 너처럼 멍청하지는 않아. 후후.”
“좆 까는 소리 하지 마. 꼭 난 너를 다시 만날 것이다. 그땐 죽여 버릴 거야.”
“그러든지 말든지... 이제 너에게 딱 한 마디 해주지. 이만 꺼지렴.”
영수는 씩씩 거리며 영호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새 다가온 컴퍼니 직원들이 영수의 몸을 붙잡고 통로의 출구를 향해 끌고 가기 시작했다. 물론, 은희 역시 컴퍼니 직원들에게 끌려가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이 씨발 잡놈년들아... 너희들도 어차피 내 꼴이 될 거야. 다시 내 얼굴을 보게 될 것이야. 씨발... 씨발... 아! 씨발!”
영수와 은희가 컴퍼니 직원들에 의해 끌려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영호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지켜보았다, 오로지 그의 입은 비릿한 웃음만 머금고 있을 뿐이었다.
“어... 어떻게... 된 거야?”
지옥에서 살아 돌아온 민혁과 서영은 어안이 벙벙한 채로, 영호와 영수의 대화를 듣고만 있었다. 아직도 영수 부부가 탈락한 것이 믿겨지지 않은 민혁이 서영에게 물었다. 그러나 서영도 현재 상황을 설명할 수는 없었다.
“내가 당신들을 벌써 두 번이나 살렸습니다. 후후.”
영호가 민혁과 서영을 바라보며 말을 했다. 그러나 영호의 말에 어떤 대답도 할 수가 없었다.
- 탈락자도 사라졌으니... 두 번째 게임 결과를 알려드리겠습니다. 하하하. 1번 부부인 최민혁님과 김서영님은 2번 부부를 추행범으로 지목했습니다. 그리고 탈락한 2번 부부는 1번 부부를 추행범으로 지목했고, 6번 부부인 차영호님과 강효진님은 2번 부부를 추행범으로 지목했습니다. 이로써, 2번 부부가 2표를 받아서 루저가 되었음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5번 부부인 김민석님과 황지민님은 이번에도 기권을 하셨습니다.
치킨 박의 입에서 투표 결과를 들은 민혁과 서영은 왜 6번 부부가 자신들을 도왔는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 마지막으로 추행범이 잡혔느냐? 하하하. 여러분들에게 아쉽겠지만, 내일 오전 8시에 세 번째 게임을 하겠습니다. 추행범이 잡히지 않았다는 것이죠. 하하하. 아무쪼록 오늘 밤 좋은 시간 보내시길 바라며... 내일 오전 8시에 만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3라운드 두 번째 게임이 완전히 끝났다. 그리고 치민 박은 두 번째 게임 결과에 대해서 모든 것을 설명하고 사라졌다. 이제는 4 쌍의 부부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피곤한데 쉬어야겠군. 다들 굿나잇!”
영호가 자신의 아내인 효진과 자리를 벗어나기 위해 몸을 돌렸다. 그런데 그 뒤로 서영의 목소리가 영호의 귀에 들려왔다.
“도대체 이유가... 우리를 살려 준 이유가 무엇이죠?”
영호는 물론, 효진도 발걸음을 멈추지는 않았다. 그러나 영호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짧게 대답을 할 뿐이었다.
“재밌으니까.”
@ 41부에서 이어집니다.
“자기에게 맡겼지만... 왜 그들을 도와준 거야?”
두 번째 게임을 끝내고 통로의 좌측 6번방에 들어온 효진이 영호에게 물었다. 효진은 이해할 수 없었다. 영수 부부가 마음에 들었던 건 아니었지만, 영호가 그들을 탈락시키면서 명백하게 3라운드 탈락의 위험이 생겨버렸다. 영수 부부와 함께 했다면, 탈락의 위험이 없는 상황에서 4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었을 텐데, 효진은 그것이 못내 아쉬웠다.
“영수 부부가 마음에 들었나 봐?”
“그건 아니지만... 우리가 탈락할 수도 있잖아?”
“하하하. 그건 그렇지.”
“그런데 왜 그런 거야?”
“아까 말했잖아. 그 놈이 싫으니까.”
“어휴... 나한테는 솔직해도 되잖아.”
“솔직히 말한 건데... 좋아. 하나 더 이유가 있는데... 질투하지 마?”
“무슨 질투? 설마?
효진은 영호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 알고 있었다. 비록 자신과 결혼을 하긴 했지만, 영호는 사회에서 자신보다 어린 여자와의 관계를 하는 것을 즐겨했었다. 그리고 효진은 썩 내키지 않았지만, 그것을 두고 영호에게 불만을 내비치지 않았다. 영호가 효진을 사랑하는 것보다 효진이 영호를 더욱 사랑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내가 추행범이었고... 그 어린 여자애랑 잤지.”
“치... 그 어린 애가 그렇게 좋았어?”
“질투하는 거야?”
“그건... 아닌데...”
“알잖아? 내가 원래 게임에 대한 징크스가 있다는 것... 그 어린 여자애를 보니까, 막 욕구가 솟는 거야. 그리고 게임을 좀 더 짜릿하게 즐기고 싶어졌지. 하하. 솔직히 그 사건 후에 난 너무 소극적으로 변했던 것 같아...”
“그 사건...”
효진이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도박꾼이었다고는 말을 못하지만, 영호는 나름 이름도 알려졌고, 도박 성향은 매우 독특했다. 독특함을 넘어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희귀한 도박꾼이 영호였다. 동전을 던져서 앞뒤를 맞히는 게임, 비교적 단순한 게임이면서 다른 도박꾼들은 전혀 하지 않았지만, 영호는 그런 동전 게임에도 한 판에 수백에서 수 천 만원씩을 걸었었다. 남들과의 내기를 즐기는 영호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그런 영호가 희대의 천재 겜블러에게 몰락을 하고 한동안 재기를 꿈꿨지만, 쉽지가 않았다. 그리고 마음의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며 시간을 보내는 동안 컴퍼니로부터 섹스 게임에 대한 제안을 받았다. 영호는 섹스보다는 ‘게임’이라는 글자에 주목했다. 그리고 묘한 흥미를 느끼며, 효진과 함께 섹스 게임에 참여를 한 것이었다. 물론, 상금도 목적이었지만, 영호는 경쟁자를 모두 물리치고 다시 한 번 자신이 세상에 나아갈 발판을 마련하고 싶었다. 그건 바로 자신감이었다.
“느낌이 좋아. 생각해 보면 항상 내가 게임을 이겼을 때, 항상 어린 여자와의 잠자리가 있었지. 징크스라는 게 미신일 수도 있으나, 분명한 건 나에게 자존심을 준 잠자리였단 말이야. 냉정히 보면 지금 우리는 위기지. 내가 위기를 자초했고... 그런데... 또 이런 생각도 들었어. 고작 3라운드야. 섹스 게임에 참여한 이상... 우리가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고난이 있을 거란 말이지. 그런데 내가 소극적으로 나가야겠어? 그놈과 손을 잡으며?”
“그... 그래. 자기야 항상 자신감이 넘쳤었지...”
“나를 한 번 더 시험해 보고 싶은 거야. 이 상황이 됐는데... 영호 너란 놈은 어떻게 헤쳐 나갈 거야? 스스로 묻고 싶어졌지.”
“그... 그래도... 좀 쉽게 가면 좋잖아.”
“하하하. 그렇긴 하지만... 그 사건 후 난 승부욕이 너무 없었던 것 같아. 어떤 게임이든 누구와 경쟁하는 것은 나에게 참 즐거운 일이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