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부
“ 어머! 어서 와요. ”
혜인이 집에 도착했을 때 문을 열어 준 건 혜인이의 엄마였다. 그녀는 나와의 일도 있고 해서인지 반가워 보였다. 하지만 아직도 쑥스러운 듯 나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고개를 살며시 숙였다.
“ 오빠!!! ”
“ 어서 오게… ”
혜인이는 아빠랑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지 나란히 쇼파에 앉아 있다가 내가 들어오자 자리에서 일어나 반갑게 나를 불러 주었다. 그리고 혜인이의 아버지도 오래만에 볼 수 있었다. 거실로 들어서자마자 그에게 인사를 하였다.
“ 안녕하셨어요? ”
“ 나야 잘 지냈지. 이쪽으로 앉게… ”
“ ………… ”
두 사람의 분위기가 사뭇 진지하게 보였다.
‘ 무슨 얘기를 하고 있었을 까… ’
난 두 사람을 번갈아 쳐다보며 쇼파에 앉았는데 조금 긴장되었다. 하지만 옆에서 나를 보며 살며시 웃어보이는 혜인이는 다른 때 와는 달리 자신감이 있어 보였다.
“ 무슨 일 있어요? ”
“ 일은 그냥 저녁이나 같이 하자고 불렀지… ”
“ 네에, 고맙습니다. ”
“ 자네는 매일 혼자서 밥 해 먹을 거 아냐? ”
“ 네에… ”
그 때 옆에 서서 우리의 얘기를 듣고 있던 혜인이의 엄마는 먼저 따뜻한 차라도 준비한다면서 부엌으로 갔다. 혜인이는 아빠의 팔을 끼고 마냥 애교를 떨었다.
“ 혼자살기에 외롭지? ”
“ 네, 조금은 그래도 이젠 많이 익숙해졌어요. ”
“ 그래도 남자는 그럴 수록 빨리 가정을 가져야 돼. 그래야 밖에서 자신감 있게 모든 일을 해갈 수 있을 거야.
내 말은 꼭 지금 당장 결혼하라는 게 아니고 집에서 간단한 거라도 뒷바라지하는 사람이 필요할 거야… ”
“ 네, 전에 동생이 다했는데… 지금은… ”
“ ………… ”
나로서는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얘기였지만 혜인이 아버님의 얘기는 계속 되었다. 그래도 난 그 때 까지 아무런 감도 못 잡고 있었다. 그 때 까지 나의 모든 관심은 혜인이의 엄마에게 쏠려 있었다.
‘ 나와의 일 때문에 후회하고 있을까… 그리고 지금은 남편 앞에서 나를 어떻게 대할까… 아니, 그것으로 끝나는 걸까… 그 일은 그냥 자신의 호기심에서 아니면 혜인이에 대한 고마움으로 그렇게 해준 걸까… ’
이런 생각들이 나의 머릿속을 꽉 채우고 있었다. 그 때 그녀를 놓아주지 않고 마지막까지 가 버렸다면 이런 조바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것은 내 앞에 당당히 앉아 있는 그녀의 남편 때문이기도 했다. 아직은 그녀가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후 혜인이어머니는 차를 내오고 나서 내 옆에 앉았다. 난 그런 혜인이 어머니를 쳐다보았고 혜인이어머니는 허벅지를 나의 다리에 살짝 스치더니 거의 맞붙이고 앉았다. 그 때 이후 그녀와의 첫 접촉이었다. 살짝 맞닿은 허벅지에서 그녀의 부드러운 느낌이 전해졌다. 그리고 조금은 긴장되는지 약간 파르르 하고 떨리는 느낌이었다.
이야기를 하고 있는 혜인이아버지와 그리고 나만 쳐다보고 있는 혜인이의 눈을 바라보다가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그런데 거기엔 혜인이엄마의 스타킹을 신지 않은 맨살의 예쁜 발이 있었다. 혜인이엄마도 내가 자신의 발을 쳐다보고 있다는 걸 알았는가 보다. 장난스럽게 그런 눈으로 쳐다보지 말라는 듯이 나의 발을 살짝 건드렸다.
난 혜인이와 그녀의 남편이 보지 않도록 살짝 발로 그녀의 발을 누르며 어루만졌다. 남편이랑 딸이 앞에 앉아 있는데도 그녀는 피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난 조금 더 대담해졌고 손으로 그녀의 허벅지를 살며시 어루만졌다. 그러자 그녀가 놀라 당황하며 그러지 말라는 듯이 내 손을 살짝 붙잡았다. 난 혜인이 때문에 그녀와의 관계가 그대로 끝나 버리는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 그녀의 반응으로 보아서는 아직도 나에게 그런 감정이 남아있음을 의미하고 있었다.
내가 딴 생각을 하고 있어서 일까, 아직도 혜인이아버지의 이야기는 겉으로만 돌고 있었다. 뭔가 할말이 있을 텐데 핵심을 얘기하지 않고 있었다.
“ 그래서 말인데… ”
“ 무슨……? ”
“ 혜인이가 아직 어리긴 해도 성인이나 다름 없고… ”
“ ………… ”
“ 우리 혜인이가 자네 집에서 지내며 공부하고 싶다는 데…? ”
“ 아빠, 이젠 내가 말할게요. ”
그 때 혜인이가 끼어 들며 나에게 말했다. 난 혜인이어머니와의 스킨쉽 때문에 약간 움찔하며 놀라 고개를 들고는 혜인이를 보았다. 그러나 아무 것도 모르는 혜인이는 나를 향해 더욱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 오빠, 나 오빠랑 같이 있게 됐어, 아빠가 이젠 오빠 집에 가도 좋대… ”
“ ………… ”
‘ 그랬구나 그래서 저렇게 생기가 넘쳐 보이고… ’
이제야 혜인이가 날 초대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옆에 있던 혜인이의 아버지는 기뻐서 너무 좋아하는 그런 딸을 보고 도무지 믿기지 않다는 표정이다. 이어서 혜인이아버지가 할 수 없다는 뜻이 말하였다.
“ 혜인이가 자신의 생각을 말하더군… 먼저 자신의 눈을 다시 찾아 준 사람에게 보답도 하고 싶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네를 좋아한다고 말하더군… ”
“ ………… ”
“ 자네는 어떤 가 우리 혜인이… 난 혜인이가 좋다면 그리고 자네라면 굳이 반대할 생각은 없어. ”
“ ………… ”
“ 그렇다고 그렇게 부담가지진 말고… ”
내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자 혜인이아버지는 나에게 부담 갖지 말라는 듯이 말했다.
“ 아까도 말했지만 지금 당장 혜인이랑 결혼하라는 건 아니야… 혜인이는 아직 공부해야 하고 그냥 지금은 친동생처럼 같이 지내면서 집안 일도 도맡아 하고 그러면 될 거야. 어차피 자네도 빨리 가정을 꾸리려면 결혼해야 될 거 아닌가…? ”
“ 네에… ”
“ 그렇게 지내다가 나중에 학교라도 졸업하면 그 때 결혼 하면 되잖아… 아직 어려서… ”
“ 아닙니다, 저한테 혜인이는 너무 과분합니다. ”
“ 그리고 생활비는 내가 조금 보태 줄 테니… 그리고, 이젠 자네도 좋은 직장 구해야지… ”
“ ………… ”
“ 자네 직장 구하는 거 내가 좀 도와 줄까? ”
“ 그렇게 해요, 오빠… 아빠가 도와줘요.”
“ 아닙니다. 그러면 진짜 부담 갑니다. 제가 맞는 자릴 찾아야죠. ”
“ 그래? 그 문젠 그렇게 하게… ”
“ 네… ”
“ 이제 우리 혜인이를 친동생처럼만 돌봐 주었으면 좋겠네… ”
“ 네… 그럼, 그렇게 하겠습니다. ”
“ 진우씨, 우리 혜인이 잘 부탁해요. ”
“ 네… ”
혜인이엄마도 끝에 나에게 당부하듯이 말하였다. 대충 그렇게 얘기가 마무리되고 있었다. 나야 혼자 몸이니 어차피 혜인이의 생각이 그렇다면 반대할 마음도 없었다. 그리고 혜인이의 아버지가 그렇게 쉽게 결정한 데는 남다른 혜인이의 강한 고집도 있었지만 혜인이엄마의 도움이 있었다고 한다. 절대적으로 딸인 혜인이의 말을 믿고 밀어 주었다고 한다.
얘기가 모두 끝나고 우리는 저녁을 함께 먹었다. 저녁을 먹고 나자 나에게 자신의 방을 보여 주고 싶어서 안달인 혜인이 손이 이끌리다시피 하여 혜인이의 방으로 끌려갔다. 혜인이의 방은 여고생의 방답게 깔끔하고 예쁘게 꾸며져 있었다. 그리고 혜인이의 침대 한쪽에는 항상 끌어안고 자는 것 같은 커다란 곰 인형이 있었다. 우리는 침대 가장자리에 나란히 앉았다. 혜인이는 앉자마자 늘 그렇게 하는지 그 곰 인형을 끌어안았다.
“ 오빠 잘됐지? ”
“ 으응, 그래… ”
“ 나 오빠 집에 가면 그방 나 줄 거지? ”
“ 그 방이라니? ”
“ 있잖아? 오빠 동생이 쓰던 방… ”
그렇게 말하면서 혜인이는 나의 표정을 살폈다. 아마도 지금 좋은 분위기에 죽은 지은이를 들먹여 나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나 보다.
“ 그렇게 해… ”
“ 고마워, 오빠… 그리고 이제 엄마한테 음식 같은 거 배워서 오빠 맛있는 것도 많이 해줄게… ”
“ 응, 고맙다… ”
“ …………… ”
“ …………… ”
그렇게 재잘대던 혜인이가 갑자기 조용해졌다. 그리고 옆을 보니 꼭 껴안고 있던 곰 인형은 옆에 쓰러져 있었다. 그리고 혜인이는 손가락만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난 왜 그런지 그 이유를 쉽게 알 수가 있었다. 혜인이는 아직도 어려서 자신의 기분과 감정을 쉽게 드러냈다. 혜인이는 지금 나에게 오래간만에 만났으니 작은 애정표현을 원하는 것이었다.
난 혜인이의 두 눈을 바라보며 살며시 입술을 가져갔다. 그러자 혜인이는 두 눈을 꼭 감았다. 다만 긴 속 눈썹이 파르르 하고 잔잔하게 떨고 있었다. 그럼에도 혜인이는 촉촉한 입술로 나의 입술을 받아 주었다. 난 가볍게 혜인이의 등을 어루만지며 달콤한 혀를 빨아들였다.
잠시 후, 입술을 떼고 보니 혜인이의 얼굴이 발그레하게 상기되어 열기를 내뿜고 있었다. 나의 얼굴도 붉어져 있었고, 우리는 빨개진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한바탕 웃었다. 그리고 혜인이의 어깨를 감싸 안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혜인이의 학교 이야기, 친구들 얘기, 그렇게 혜인이와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없이 빠져 들것 같았다. 아마 혜인이엄마가 우릴 방해하지 않았다면 밤늦도록 있었을 것이다. 밖에서 노크소리와 함께 혜인이어머니의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 똑똑똑…… ”
“ 혜인아… 오늘은 늦었는데… 이제 그만 진우씨 보내 줘야지… ”
“ 네에… ”
혜인이는 다급하게 나에게서 떨어지며 일어나 방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혜인이엄마가 몹시도 궁금한 것 같은 표정으로 서있었다. 시계를 보니 밤이 깊어 있었고 난 많이 아쉬웠지만 아버님에게 인사를 드리고 나올려고 했다.
“ 안녕히 계세요. 이젠 자주 찾아 뵙겠습니다. ”
“ 오빠, 내가 차까지 바래다 줄게. ”
“ 으응…… ”
“ 아니, 혜인아 넌 집에 있어. 진우씨는 내가 바래다 줄게… ”
“ 네에? 엄마가 왜…? ”
그녀가 나를 따라 나서려는 혜인이를 붙잡았다. 순간 혜인이의 얼굴에 서운한 기색이 비쳤다.
“ 응, 진우씨랑 할 얘기가 있어서… 그렇잖아? 이것저것 준비할 것도 많은데 의논해야 하는데… 네가 진우씨 붙들고 있는 바람에 난 하나도 얘기 못했잖아… ”
그제서야 알겠다는 듯이 혜인이의 얼굴이 환하게 다시 풀어졌다.
“ 호호호, 제가 그랬어요? 그럼, 갔다오세요. 오빠 잘 가… ”
“ 으응, 잘 있어 혜인아… ”
혜인이가 아쉬워서 손을 흔들어 주는 것을 뒤로 하고 그녀와 같이 밖으로 나왔다. 집밖으로 나오자마자 아까부터 궁금했다는 듯이 혜인이어머니가 물었다.
“ 아까 둘이 방에서 뭐했어? ”
“ 그냥 얘기만 했어요… ”
“ 치이, 거짓말, 아까 분위기가 조금 이상했어. 내가 들어갔을 때 분명 혜인이는 당황해 하고… ”
“ 그냥 가볍게 혜인이를 안아 줬어요. ”
“ 호호호… 정말 그뿐이야? ”
“ 네… ”
“ 그 말 믿어도 돼? ”
“ 네, 정말이에요. ”
그녀가 다시 큰길 쪽으로 발을 움직였다. 나도 옆에서 나란히 걸으며 그녀가 혜인이를 걱정하면서도 약간 질투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조금 걸어 밝은 골목길을 빠져 나와 차를 주차시켜 놓은 곳으로 가려면 가로등이 없는 곳을 지나가야만 했다. 너무도 어두컴컴했다. 그리고 지나가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 때 갑자기 앞서가던 혜인이어머니가 걸음을 멈추고 나를 돌아다 보며 말했다. 혜인이어머니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 나, 있잖아… 진우씨 많이 보고 싶었어… ”
“ 혜인이어머님… 저도 보고 싶었어요. ”
난 그렇게 대답하며 가볍게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그리고 내 쪽으로 강하게 끌어당겼다. 그러자 그녀의 몸이 아주 가볍게 힘없이 나에게 와서 안겼다. 나는 안긴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그녀는 내가 그냥 얘기만 할 줄 알았던 것인지 나의 갑작스런 포옹에 놀라며 살며시 몸을 빼려고 가볍게 비틀었다.
“ 이러지마! 진우씨… 나 이럴려고 따라 나온 거 아냐… ”
“ 알아요. 그래도 오래간만인데… ”
난 시간을 주지 않고 그녀의 입술을 덮어 버렸다. 그렇게 되자 그녀도 어쩔 수가 없다는 듯 나의 키스에 응해주었다.
“ 아까부터 줄곧 기다렸어요. 혜인이어머님…… ”
“ 아이, 참…… 이러면… 아… 안 되는데… 아… 으으읍…… ”
“ 으으… 음음…… ”
이런 어두운 골목길에서의 키스는 나에게 색다른 기분을 느끼게 했다. 그래서 나는 더욱 흥분하며 그녀를 전신주가 서 있는 옆으로 밀어 부쳤다. 그녀는 안긴 그대로 나의 힘에 밀려 벽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그녀의 어깨를 끌어당기며 뜨거운 숨결을 그녀의 목덜미에 쏟아 냈다. 그러면서도 한쪽 무릎을 그녀의 다리사이로 밀어 넣었다. 그리고 다시 그녀의 입술을 덮쳐 강하게 빨아댔다.
“ 아아아… 아학학… 그… 만…… ”
“ 조금만 더해요…… ”
“ 우리 이젠 이러면 안돼…… ”
“ 괜찮아요… 혜인이도 보다… 당신이 더 좋은 걸 어떡해요… ”
그러면서 허리를 감싸고 있던 손으로 그녀의 치마를 잡아 끌어올렸다. 그러자 부드러운 감촉의 팬티에 감싸인 엉덩이를 어루만졌다.
“ 아아항… 난 몰라… 어쩌면 좋아…… ”
“ 그냥 우리 이렇게 지내요. ”
“ 그러면 안돼… 진우씨에겐 이젠 혜인이가 있잖아… ”
“ 안돼요… 저도 어쩔 수가 없어요. ”
그녀의 집에서부터 이어진 그녀를 상상하며 흥분된 마음이 좀처럼 가라앉지를 않았다. 나에게서 벗어나려는 그녀를 돌려 세우며 뒤에서 끌어안았다. 그리고 그녀의 치마를 끌어올리고 손을 밀어넣었다. 한쪽 손은 당연하다는 듯이 그녀의 유방을 찾아 그녀의 옷깃을 파고들었다. 그리고 이내 그녀의 브래지어 속으로 밀고 들어간 손은 그녀의 부드러운 젖가슴을 붙잡았다. 그리고 한 손은 그녀의 팬티위로 보지를 애무해댔다. 그러자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몸을 웅크렸다. 그녀의 입에선 한껏 흥분된 격한 신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그녀도 집밖에서, 그리고 이런 어두운 골목길에서의 갑작스런 나의 애무에 조금은 당황하면서도 더욱 흥분하는 것 같았다.
“ 아흐흐… 아흐… 아앙… 아흐흑…… ”
“ 혜인이어머니… 너무 좋아요… ”
“ 아아앙…… 나… 이젠 어떡해… 아하항… 진우씨이… 나도 진우씨가… 너무 좋아… 아아앙…… ”
나의 애무에 그녀의 팬티는 흘러나오는 애액으로 촉촉하게 젖어 들어가고 있었다. 난 다시 손을 그녀의 팬티를 들추고 속으로 밀어넣으려고 했다. 그러자 이제까지 두 손을 뒤로 하여 나의 허리를 붙잡으며 애타게 애원하던 그녀가 화들짝 놀라며 나의 팔을 붙잡았다. 마치 그것까지는 허락할 수 없다는 듯 하였다. 하지만 난 애무를 멈추지 않았다.
“ 아아아… 이제 됐어요… 진우씨… 더 하면 나, 집에 못 들어가… 아아앙…… ”
“ 알았어요… 그럼…… ”
그렇게 말하면서 다시 그녀의 몸을 돌려 세우며 입술을 더듬었다. 그녀도 나의 몸을 끌어안으며 다시 나의 키스에 응해주었다. 뜨거운 우리의 입술은 떨어지지 않으려는 듯이 다시 격하게 뒤엉켰다. 그리고 아쉬운 듯이 떨어졌다.
“ 이제 됐어요. 그만 돌아가요. ”
“ 네에, 갈게요… ”
“ 진우씨, 우리 이젠 어떡해? ”
“ 걱정하지 말아요. 아무도 모르잖아요… ”
“ 그래도… 진우씨이… 걱정돼…… ”
“ 사랑해요… ”
“ 나… 이제 진우씨만 믿을게… ”
“ 고마워요. ”
조금 불안해하는 그녀는 내가 사랑한다는 말을 해주며 손을 잡아 주었다. 그제서야 그녀도 안심이 조금되는 듯 하였다. 그녀는 흐트러진 옷과 머리를 매만졌다. 그러는 그녀를 보며 물었다.
“ 남편에겐 뭐라 할 건데요? ”
“ 응, 그냥 혜인이에게 필요한 것들이랑, 준비할 것들… 그런 이야기 했다고… ”
“ 알았어요. 나도 혜인이가 물어보면 그렇게 말할게요. ”
그렇게 말하고 나서 그녀를 집으로 보내 주었다. 이제 그녀는 더욱 내 아파트에 자주 찾아올 것이다. 그러면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분명 생길 것 같았다. 하지만 이제는 난 혼자가 아니다. 내 곁엔 혜인이가 항상 있을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그녀와의 은밀한 시간을 만드는 건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
혜인이를 사랑하면서도 자꾸만 혜인이어머니에게 향하는 내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앞으로 나, 혜인이, 그리고 혜인이 어머니, 우리들 세 사람은 어떻게 될까… 뒤엉킨 실처럼 한번 꼬여 버린 우리들 관계를 이젠 정상적으로 다시 되돌릴 수는 없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