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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부


혜인이와 같이 살기 시작한지 벌써 6개월이 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혜인이는 모든 면에서 더욱 성숙해져 갔다. 이젠 섹스에 대해서는 거리낌이 없이 자신의 느낌을 나에게 표현하고 있었다. 가끔은 스스로 내게 요구해 오기도 하였다. 그러다 보니 모든 일에 자신감이 넘쳐 흘렀다. 
살림하는 솜씨도 야무지고 알뜰하게 하루가 다르게 늘어 갔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를 잘 챙겨 주었다. 그런 혜인이가 너무 고마웠다. 그런데 그런 혜인이에게도 한가지 문제가 있었다. 그것은 공부에 영 관심이 없어 보였다. 옆에는 보면 열심히 한다고는 하는데 정작 성적표를 받아 보면 믿을 수가 없었다. 이러다간 지방대학도 못 들어갈 정도였다. 혜인이는 마음씨도 착하고 얼굴도 예쁜데 공부만 잘한다면 더 바랄게 없었다. 

하루는 혜인이의 성적표를 보며 얘기를 하였다. 

“ 혜인아, 이거 왜 이런데? 너 나랑 있으면 더 열심히 한다고 했잖아… ”
“ 몰라, 오빠… 난 한다고 했는데… ”
“ 진짜 걱정이다… 수능도 이제 얼마 안 남았는데… 그래도 지방대학정도는 갈 정도는 되어야지? ”

그러고 보니 수능이 석 달도 채 안 남았다. 굳이 혜인이는 남들처럼 꼭 대학에 가야하는 이유도 없었다. 좋은 대학 나와서 직장에 들어갈 것도 아니었던 것이다. 졸업하면 바로 결혼하고 나의 아내로써 살아갈 것이다. 혜인이는 어머니가 학교에 찾아가서 담임선생님에게 혜인이 공부는 신경 쓰지 말라는 얘기를 했고, 그래서 거의 정상수업만 하는 상태였다. 그래서 다른 애들처럼 밤늦도록 남아서 공부 하지를 않았다. 그렇다고 대학에 안 갈 것도 아니었고 대학에는 가야하는데 걱정이었다. 

“ 미안해, 오빠… ”
“ 뭐가 제일 어려운데… 오빠가 도와줄게… ”
“ 없어… ”
“ 나랑 있으니까 영 공부할 분위기가 아니니? ”
“ 아냐, 오빠… 그런 게 아니라… ”
“ 휴우… ”

난 절로 한숨이 나왔다. 혜인이는 얼굴도 예쁘고 성격도 좋고 거기다가 똑똑한 것까지 더한다면 바랄게 없을 것이다. 그게 나의 욕심인지는 몰라도 지금의 혜인이도 좋지만 졸업하고 좋은 대학에 다니는 여대생이 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 공부하려고 하면 오빠 생각만 나고 미치겠어… 할 건 많은데 그래서 마음만 조급해지고… ”
“ 미안해, 혜인아 모든 게 나 때문이구나…… ”
“ 오빠 걱정하지마 그래서… 민지 있잖아? ”
“ 민지, 민지는 왜? ”
“ 걔가 그래도 나보다 훨씬 공부는 잘해… 그래서 민지한테 같이 공부 하자고 해 놨어… ”

보통보면 잘 사는 집 애들은 여유가 있어서 인지 공부를 악착같이 하지를 않는다. 그런 반면 가난한 애들은 더욱 열의를 보이면서 할려고 한다. 민지도 그런가 보다.

“ 그런데 민지는 나쁜 애들이랑 어울린다면서… 또 만났어? ”
“ 응… 이젠 그런 짓 안하고 대학가려고 마음 잡고 공부만 한대요. ” 
“ 그래서 같이 공부 하려고? ”
“ 응, 토요일과 일요일에 시간되면 와서 같이 하자고 말해 놨어… 요번 토요일에 올 건데… 계속할건 아니고 그냥 분위기만 잡아 달라고 부탁해 놨어요. ”
“ 그래? 고맙긴 하네… ”
“ ………… ”

난 민지라는 애에 대해 잘 모르고 그래서 대답을 시큰둥하게 하였다. 

혜인이는 그 때부터 수능 준비에 본격적으로 접어들었다. 그 동안 혜인이는 착실하게 공부하려고 해도 책상에 앉기만 하면 다른 생각이 나고 내가 옆에 있어서 인지 분위기가 영 아닌 듯 했다. 아무래도 옆에서 한번이라도 같이 해주면 자연스럽게 공부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 같았다. 남은 시간이 말이 석 달이지 100일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그래서 혜인이가 무사히 대학에만 들어가면 되는 것이었다. 

일주일이 빠르게 지나가고 주말이 되었다. 토요일 저녁, 민지가 올 것 같아 난 일찍 퇴근하였다. 혜인이가 일찍 들어와 문을 열어 주었다. 

“ 일찍 왔네… 토요일인데 조금 여유있게 쇼핑도 하고 친구들도 만나고 하지 않고… ”
“ 응, 오빠 오늘 민지 오잖아… 공부해야지… ”
“ 혜인아, 그렇다고 너무 그러면 더 안될 수도 있으니까 부담감 가지지마… 어차피 좋은 대학 가서 직장가질 것도 아니고… ”
“ 네에… ”
“ 청소는 깨끗하게 했네… 민지에게 좋은 모습 보이고 싶구나? ”
“ 네, 친구에게 우리 사는 거 보여 주는 건 처음이잖아요. ”

혜인이 친구에게 우리가 사는 걸 처음으로 보여 주는 것이었다. 그런데 조금 이상하였다. 저녁을 먹고 나자 혜인이가 내 옷차림에 대해 신경을 쓰는 것이었다. 

“ 오빠, 그 옷 벗어 버리고 이 옷으로 갈아입어… ”
“ 왜 그래? ”
“ 왜긴, 나 민지에게 자랑하고 싶단 말야… 그래서 오빠가 멋있게 보이고 싶어… ”
“ 하하하, 그러다 민지가 반해 나 소개시켜 달라면 어떡할래? ”
“ 헤헤헤, 오빠 어떻게 알았어… 사실은 민지가 오빠 잘생기고 넘 멋있다고 소개시켜 달래? ”
“ 뭐어? 너 아직 우리사이 말 안 했니? ”
“ 했어… 우리가 사랑하는 사이라고 결혼할거라고… ”
“ 그래도 소개시켜 달래? ”
“ 응, 그냥 친하게 지내고 싶은 가 봐요… ”
“ 고맙긴 한데… 내가 민지랑 사귀기는 그렇다. ”

난 혜인이의 말에 민지에게도 엉뚱한 면이 있는 가 보다고 생각했다. 요즘 애들이 친구의 애인이랑 사귀거나 남자친구를 뺏고 그러는 것이 유행이라더니, 민지는 꼭 그렇게 하진 않아도 그런 생각을 조금이라도 가지고 있었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혜인이는 다른 애들이 열심히 공부를 하는데 자기는 그러지 못하는 외톨이가 된 것 같은 수능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그런 스트레스는 자신은 남들이 하지 못하는 꿈같은 사랑을 하고 있고, 그래서 행복하다고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하고 하고 있었는데 마침 민지가 끼어 들자 나를 친구에게 당당하게 자랑하고 친구의 부러움을 사고 싶은 듯 하였고 자신을 인정받고 싶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민지가 나를 소개시켜 달라는 엉뚱한 제의에 응한 것 같았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아무리 해도 안 되는 공부를 조금 새롭게 시작해 보려고 하는 마음도 가지고 있었다. 

“ 혜인아, 우리 두 사람 사이에 누가 끼어 드는 거 싫은데… ”
“ 호호호, 알아요. 누가 민지랑 데이트하래요? 그냥 제 친구로써 친하게 대해주면 돼요. ”
“ 응, 알겠다. 너어, 민지에게 많이 자랑하고 싶은 거구나… ”
“ 네, 호호호… ”
“ 그럼 이번 한번만이다… 그리고 나는 다른 여자 만날 생각없어. 우린 결혼만 안 했지 부부사이인데 나도 그럴 거고 너도 그런 문제는 꼭 지켜 줘야 돼… ”
“ 고마워요. 오빠, 저도 약속해요. 오빠 외에는 다른 남자 절대 안 만날 거예요. 내겐 오빠만 있음 돼요. 하지만 오빠는 만나도 돼요. 깊은 사이만 아니라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 아니, 왜 그렇게 생각하니? ”
“ 오빤 남자니깐… 호호호… ”
“ 얘가… 남자랑 여자랑 똑같아… 그런 생각하지마… ”
“ 네에… ”

그러면서 난 혜인이가 미리 골라놓은 옷으로 갈아입었다. 나에겐 이미 다른 여자가 있다. 혜인이엄마였다. 그녀가 나의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그녀가 요즘 영 뜸하다. 처음에는 우리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기도 해서 자주 올 것 같았다. 그래도 한 달에 두 번 정도는 왔지만 모두가 혜인이가 있을 때 오는 바람에 단둘이 있는 시간이 거의 없었다. 일부러 그러는 것 같았지만 그럴 수록 애타게 몸이 달은 건 나였고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아 보였다. 그녀는 벌써 나와의 일을 후회하고 그래서 더 깊은 사이가 되는 것이 두려운 것인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 혜인아 이리와 봐… ”
“ 왜요? ”

혜인이가 궁금한 표정으로 내 곁으로 붙어 앉았다. 난 몸을 돌리며 혜인이를 가볍게 끌어안으며 등을 쓰다듬어 주었다. 

“ 응, 안아 주려고 그러지… 예뻐서… ”
“ 아잉, 몰라… 민지 올 때 됐단 말예요… ”
“ 조금만 이러고 있자… 아직 오지도 않는데… ”

사랑하는 사람이 같이 살려면 가장 중요한 게 서로간의 믿음일 것이다. 나를 믿어 주는 혜인이가 너무도 고마웠다. 그래서 혜인이를 안아 주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가벼운 키스를 나누었다. 그러고서 민지를 기다렸다. 그런데 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 민지가 많이 늦네요. 토요일인데도 학교에서 늦게 오는가 봐요. ”
“ 그래? 그럼… 난 민지 올 때까지 방에 들어가서 쉬고 있을 게… ”
“ 네, 그렇게 해요. 오빠 피곤하겠다… 참, 커피 한잔 드려요?
“ 아니 괜찮아… 너도 좀 쉬었다가 공부해… ”
“ 네… ”

난 혜인이가 방으로 들어가는 걸 보고는 내방으로 들어와 침대에 잠시 누웠다. 한참이 지나자 밖에서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려 거실로 나왔다. 그런데 언제 왔는지 민지가 예쁜 차림으로 혜인이랑 같이 앉아 있었다. 집에서 입는 옷인지 초록색의 원피스 차림이었다. 그리고 안에는 하얀색의 티셔츠를 입고 있어 더욱 여성스러움이 풍겼다. 단지 아쉬운 점은 여름이면 어깨를 노출시켰을 텐데 가을이라 그 안에 티셔츠를 입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어깨가 레이스가 옆에 달린 끈으로 되어 더욱 여성스러움이 풍겼다. 교복을 입었을 때보다 더 예뻐 보이고 성숙해 보였다. 

“ 안녕… 민지라고 했지? ”
“ 네에, 안녕하세요… 다시 뵙게 되서 기뻐요. ”
“ 고맙다, 민지야… 자주와서 우리 혜인이 공부 좀 봐줘… ”
“ 네에, 그런데 전 학교 때문에 시간이 자유롭지 못해요. 그래서 자주는 못 올 것 같아요. ” 
“ 괜찮아. 이제 수능도 얼마 안 남았잖아… 조금이라도 같이 해주는 친구가 있으면 혜인이도 힘이 날 거야… 그렇지 혜인아? ”
“ 네, 혼자보다는 같이 하면 아무래도… ” 

난 민지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민지가 수줍게 손을 내밀었고 난 민지의 손을 처음으로 잡으며 악수를 하였다. 민지는 나에게 살포시 미소를 지었다. 그러는 표정에서 난 민지가 나에게 뭔가를 기대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지금으로서는 혜인이랑 공부하러 온 민지였다. 난 혜인이의 약혼자나 마찬가지였고 너무 관심 어린 눈으로 쳐다보는 것도 혜인이에게 눈치가 보이고 미안했다. 그리고 둘 다 지금은 수능을 앞두고 있는 예민한 고 3 여고생이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중요한 시기인 혜인이에게 큰 상처를 줄 수도 있다. 

“ 저희들은 이제 제방에 들어갈게요. ”
“ 응, 그래 방에 들어가서 공부할래? 아니면, 그냥 여기 거실에서 공부해… 방에는 책상이 하나뿐이잖아… 내가 방에 들어갈게… ”
“ 네, 그래도 일단은 제방부터 보여 주고요… ”

혜인이와 민지가 서로 마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 응, 그럼 그렇게 하던가… ”
“ 민지야 내방 보여 줄게 가자… ”
“ 응… 참, 이거 네가 부탁한 거… ”

그 때 민지가 갑자기 생각이 난 듯 혜인이에게 작은 쇼핑백을 내밀었다. 그런데 민지가 혜인이에게 건네주면서 살짝 나의 눈치를 살피는 것 같았다. 

“ 응, 고마워… ”

혜인이가 그걸 받아들였다. 난 그게 무언지 궁금해서 살짝 엿보려고 했는데 그러자 두 사람이 조금 당황하는 것 같더니 감추며 보여 주지 않으려는 듯 했다. 그리고 민지는 혜인이에게 떠밀리다 시피하여 방으로 들어갔다. 친구사이라서 할 얘기가 많은 가 보다 생각했다. 두 사람이 방으로 들어가자 나도 방으로 들어와 침대에 누워 버렸다. 하지만 난 쇼핑백에 들어있는 게 무언지 궁금했다. 하지만 이내 그것을 잊어버렸다. 

그런 나의 머릿속에는 방금 본 민지라는 애가 그려지고 있었다. 이러면 안 된다고 생각은 했으나 남자로써 예쁜 여자애를 보고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내가 민지에게 관심을 갖는 이유가 민지라는 애가 예쁘고 귀엽게 생긴 이유도 있지만 그 애가 내가 가질 수 없는 혜인이의 친구라는 것도 하나의 이유였다. 이제 혜인이는 확실한 내 여자로 만들어 놓고 보니 다른 마음이 서서히 든다고 할까, 그런 마음이 들자 이제까지 대수롭지 않게 관심조차 없었던 주위의 여자들이 더욱 예뻐 보였다. 혜인이어머니, 혜인이의 친구인 민지, 그리고 사무실의 은정이, 이런 마음이 남자들 바람기의 시작인지는 몰라도 민지가 싫지가 않았다. 

혜인이는 민지랑 10시가 넘어가도록 거실에서 머리를 맞대고 같이 있었다. 공부가 되는지 안 되는지 몰라도 그런 혜인이가 대견스러웠다. 민지가 돌아가고 나자 혜인이가 내방으로 들어왔다. 주말엔 무슨 일이 있어도 살을 맞대고 같이 자기로 했었다. 

“ 민지는? ”
“ 네에, 갔어요… ”
“ 우리도 그만 잘까? ”
“ 네에… ”
“ 오늘은 혜인이가 기분이 상당히 좋네?
“ 그럼요, 민지가 얼마나 저를 부러워 했는데요… 헤헤헤, 그게 넘 기분 좋아요. ”

“ 다행이구나 기분이 나아져서… 그런데 아까 그건 뭐니? 민지가 가져온 거? ”
“ 그거… 민지 교복이에요. 나중에 오빠에게 보여 줄려고… ”
“ 뭐어, 그럼? 민지에게 그런 것까지 얘기했어? ”
“ 아니요, 그냥 빌려 달라고만… 민지는 아무것도 몰라요. ”

“ 아무리 그래도 대충 짐작은 할거야… ”
“ ………… ”
“ 혜인이 너 못 말리겠다… 오빠 체면도 생각해 줘야지… 챙피하게… 그게 뭐니? 이제 자주 볼 것 같은데… 이제 그애 어떻게 봐? 나만 보면 이상하게 생각할 텐데… ”
“ 네에? 그래요? 전 정말 오빠 기쁘게 해 줄려고 그런 건데… 미안해요. ”
“ 몰라… ”
“ ………… ”

그러자 혜인이가 시무룩해졌다. 

“ ………… ”
“ ………… ”

한동안 어색한 침묵이 흘렸다. 이대로 있다간 꼭 싸울 것만 같았다. 난 옆에 앉아 있는 혜인이를 살며시 끌어 안았다. 그러자 혜인이가 살짝 나를 뿌리쳤다. 많이 삐진 것 같았다. 자기 딴에는 모처럼 좋은 기분 낼려고 그런 건데 내가 당혹해 하고 싫어하는 것 같아 많이 미안해 하고 있었다. 

“ 미안해요. 정말 그런 거 까지는 미처 생각 못했어요. 전 오빠가 좋아할 것 같아서… 그래서 그런 건데 오빤 화만 내고… ”
“ 괜찮아, 난 그런 거 없이도 혜인이만 보면 흥분되고 좋은 데… 아무튼 그렇게 까지 날 생각해줘서 고맙다. 혜인아, 이제 니 맘 알았으니까 됐지? ”
“ ………… ”

그렇게 말해줘도 대답이 없었다.

“ 혜인아, 그럼 한번 입고 보여 줄래…? ”
“ 네에, 정말요? ”
“ 그래… ”
“ 네, 갔다 올게요. ”

다행이 혜인이는 삐져도 쉽게 풀어졌다. 그 말에 금방 생글거리며 웃었다. 그리고 옷을 갈아 입으러 자기 방으로 갔다. 

‘ 어떻게 그런 생각을 다 했을까? 그리고 꼭 그렇게 해야 직성이 풀리는 건 또 뭐고… ’

잠시 후, 혜인이는 전에 본 민지의 교복으로 갈아입고서 다시 왔는데 너무도 청순해 보이고 발랄하고 귀여운 여고생의 모습이었다. 

그 날 밤은 혜인이가 민지의 학교 교복을 입은 체로 나에게 안겨 사랑을 했다. 그리고 난 교복 입은 여고생을 안는다는 색다른 기분을 느꼈다. 사랑하는 남자가 교복 입은 모습을 좋아한다면 그런 것도 해주는 게 정말 사랑하는 마음일 것이다. 그 모든 게 나를 사랑하는 혜인이의 순수하고 착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행동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