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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L Story 첫인상이 너무가 강한 아이. 주영. 당돌하다 못해 섬뜩하기까지했다. "몇살이야?" "16살인데요. 근데 왜 처음부터 반말이십니까?" '어쭈 이것봐라..' "아 미안. 존댓말같은거 잘안해봐서 " 건방지다. 아주아주 건방지다. 하지만 뭔가 끌리는 이기분은 뭐지..? 유난히 까만 커트머리에 조금은 반항적인 바지 교복차림, 진한눈썹의 피어씽과 입술의 피어씽,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게 반짝임이 예쁜 눈동자. 매력적인 아이었다. "왜이래 분위기가 ~ 언니 얘 어때? 멋있지??" "뭘 대놓고 물어봐 이 가스나가 " "얘 인기 진짜 많아. 선배들두 얘 가만안뒀었다모~" "시끄러워" 말도 없는듯하고 차분하지만 싸늘했다. "소개받으러 나온사람 맞나 ~ 어이구 추워라 무슨 찬바람이 이렇게 불어" "죄송합니다. 사교성이 좋지 못해서요." "자꾸 반말해서 미안한데 내가 나이가 있으니 그냥 말 놓을께" "..................네" 주영이를 소개시켜준 동생은 주점주섬 자신의 물건을 챙겼다. "언니 ~ 나도 약속있어서 이만 가야겠다아~ 주영이랑 잘놓고, 잘해봐 ~" "썩을년 - 전화해라." "맨날 욕이야!! 있다가 문자할께~" 동생은 나갔고, 그아이와 나만 카페에 남았다. 오랜침묵을 깬건 뜻밖에도 그아이였다. "제가 마음에 듭니까?" "나쁘진 않은데, 왜?" "아뇨.. 흠흠.." 괜히 헛기침을 한다. 감정을 잘 숨기는 성격이 못되나보다 금새 얼굴이 빨개졌다. "왜? 할말있어?" "아니 그게.." "뭐야.. ? 말을 해야 알지" "전 마음에 듭니다만.." "하하하하하하하하 -" 그저 차가워보이는 그아이의 수줍은 말에 카페안에서 소란스럽게 웃어버렸다. 그아이는 민망한지 귓볼까지 새빨게졌다. 그런 그아이의 모습이 귀여워 한참을 더 웃어버렸다. "그래? 되게 귀엽다 너. 내가 어떤사람인진 얘기 들었을꺼아냐" "네. 들었습니다." "그래도 맘에 든다고? 얼마나 얘기했다고 맘에 든데" "기분나쁘시면..뭐..그만 갈까요?" "아냐아냐. 나도 너 싫진않아. 좀더 얘기할래? 술한잔하러갈래?" "수..술이요?!" 반짝이는 눈을 똥그랗게 뜬다. 아직은 16살이라 술은 생소한가보다. "그래 술, 뭐 어리다고 못먹을꺼있냐, 술집은 아니고 술사서 노래방이나갈까?" "네..네.." 얼굴에 빨간기운이 여전히 감도는 그 아이를 데리고 카페를 나왔다. 그날따라 부평 문화의 거리에는 유난히 레즈비언 아이들이 많이 있었다. 그중에 나와 잠자릴 한 아니도, 내가 관심이 있던 아이들도 스쳐지나갔고, 날 유심히 바라보는 이들도 많았지만 무시했다. 난 주영이의 손을 꼭 붙들고 술을 사 노래방으로 향했다. "노래잘해?" "아뇨. 잘 못합니다." "그럼 나부터 부르지" 다른건 몰라도 노래하나에 자신있던 터라 이런 저런 노래를 두세곡쯤 했을까, 그아이의 노래순서가 되었다. 낯익은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세영이가 참 좋아했던 노래. 이소라 '제발' 가슴이 덜컥 내려 앉는 기분이었다. 주영이의 노래가 끝날때까지 내귀, 내마음을 어디로도 내려놓을수 없었다. 그져 빠르게 뛰는 심장이 원망스러울뿐이었다. 2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세영이의 흔적에 흔들리는 내모습이 참 싫어졌다. "언니 부르세요." ".........그래" 의아하다듯이 날 쳐다본다. 그렇게 티가낫나..? 세영이생각을 하며 한동안 불렀던 노래를 선택해 불렀다. 쿨 '한장의 추억' 노래를 부르면서도 가삿말에 나도 모르게 울컥 거려왔다. 아무여자나 안고, 사랑한다 속삭였던 내가. 이렇게까지 세영이를 마음에 두고 있을지 나조차도 몰랐으니까. "언니...." 안쓰러운 눈으로 날 바라본다. 세상에서 제일 싫은 표정인데.. 내어깨 손을 올리며 위로를 해주려던 주영이의 손을 끌어당겨 꼭 끌어 안았다. "조금만.. 이렇게 있자" "네..?!..네..." 빠르게 뛰는 그아이의 심장이 내게 그대로 전해졌다. 주영이는 다른여자들과 껴안았을때와 느낌이 달랐다. 그저 이 여자를 눕혀 먹어야겠다는 생각보다, 그저 이아이에게 의지하고 편안해 지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조심스럽게 주영이는 내 등을 쓸어내렸다. "내가 어떤사람이든 상관없이 나만 볼 자신 있냐?" "좀..더 알아야 한다면서요." "앞으로 알아가면돼지. 내가 누굴만나서 뭘하던 상관없이 나만 볼 자신 있냐고" "확답은 못하겠지만 노력해볼께요" "그럼 내여자해라." "네?!.." 놀란듯 내 품을 빠져나가 또한번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날 바라봤다. "정말요?" "그래" "너무 빠른건 아닐까요?" "그렇게 생각하면 관두고" "아니에요. 그렇게 할께요" "그럼 말부터놔" "조금더 연락한 뒤에요" 생근 웃어보인다. 차갑게만 느껴진 그 아이의 미소는 생각보다 따뜻했다. 사갔던 술을 모두 비우고 살짝 알딸딸한 기분으로 노래방을 나왔다. "뭐할래?" "언닌 뭐하고싶은데요?" 그아이에 귀에 대고 속삭였다. "널 먹고싶어" 주영이는 고개를 푹 숙이며 아까보다 더 새빨갛게 귓볼이 달아올랐다. 그런모습이 너무나 귀여워 또 다시 크게 웃어버렸다. "하하하하하하 너 되게 순진하다. 생긴건 무슨 여자 여럿울리고 다니게 생겨가지고" "장난 그만하세요!!" "왜? 내여자가지고 내가 장난친다는데 뭐어때?" "아!! 몰라요!" 얼굴을 가리고는 나보다 앞서 걸어버린다.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이기 싫었나보다. "야~ 같이가" "아! 빨리와요." 처음만났을때보다 목소리가 한층 높아졌다. 많이 부끄러운가보다. 그런 주영이를 더욱 놀려주고 싶은생각에 뒤로 바짝 따라붙어 엉덩이를 주물거렸다. "아악!! 뭐에요!!" "어이구~ 엉덩이도 탱실하네" "아이 정말!! " "싫어??" "아!몰라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것만 같다.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거려 눈이 더욱더 반짝 거렸다. "에이~ 장난이지 이리와 내꺼" 어깨동무하듯 팔을 들어보였다. 내 눈치를 살피더니 폴짝 내품에 안겨왔다. "그럼 널 잡아먹으러 가볼까?" "우리.오늘 처음만났꺼든요!" "그래서뭐? 내여자 한다며" "그..그래도.." "내여자하려면 잠자리에서도 잘해야하는데~" "아..아직 한번도 못해봤단말이에요" "그건 상관없어" "좀더 알아가고하면 안돼요?" 또 불쌍한 고양이 눈을 하고 날 쳐다본다. 아 어쩜 사람마음을 살살 녹게 만드는구나. "알겠어 알겠어. 눈물좀 글썽이지마 " "헤에.." 언제그랬냐는듯 또 베시시 웃어버린다. 앙큼한것 같으니라고. 주영이의 어깨를 꼭 감싸쥐고 문화의거리를 빠져나와 그아이의 집이라는 부평시장쪽으로 향했다. 어째뜬 18살 가을 이주영. 이 아이와의 두번째 사랑이 시작되었다. 이때만해도 이아이에게 내 온몸과 온마음을 다하게 될줄 몰랐다. 적어도 이때만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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